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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존자의 일기-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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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님의 남은 빛이 점점 사그러져 간다.
그 자리에 은빛 달빛이 대신해서 퍼지고 있다.
사라나무 전체를 덮어서 핀 꽃들이 은가루를 뿌려 놓은듯이 달빛 아래 온통 하얗게 피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은빛들도 침상 위의 황금산만은 은빛으로 바꾸어 놓지 못하였다.
온 세상을 하얀빛으로 뒤덮은 달빛 아래 부처님의 황금가사 모두가 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달빛으로 인해서 색깔을 바꾸지 않는 황금산이라도 무상의 법의 만은 거부할 수 없었다.
머지아놓아 아니 곧바로 이 하룻밤으로 사라져 갈 것이다.


    항상 샆려 주시던 자비심의 눈도 이제 아주 감아 버리실 것이다.
나에게 가르침을 내려 주시던 자비스러운 그 입술도 이제 다시는 열지 않으실 것이다.
그 눈이 아주 닫히기 전에 나에게 중요한 일 하나를 여쭈어야 하리라.

    그것은 여자들에 관계된 일이다.
여러분들이 기억하는 것처럼 나는 여성분들과 친분이 많은 사람이었다.
여러 곳에서 오는 여성들과 친분이 많은 것은 나의 생에 이익이 많았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역사 가운데 억압을 받은 일이 많은 여성들을 중시하여 나와 같은 위치가 되도록 노력하여서 그 이익을 받게 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와 같이 지내는 대중 가운데서도 그 일을 긍정적으로 대해 주는 이들도 있었지만 부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형님께서 계시는 동안은 이러쿵 저러쿵 들쳐 나오지 않을 것이지만 내 앞에서 단단히 서 주시는 분이 계시지 않을 때에는 그들의 생각을 보여 올 것이다.
그래서 그 일에 관해서 지금 미리 해결해 놓아야 할 것이다.


  ''부처님, 여성들에 관해서 제자들이 어떻게 대해야 합니까?''


    지금 여쭌 일이 나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 상가 모두의 일이 되어서 대중적으로 여쭌 것이다.

    그러자 연민심의 눈과 자비의 금구로서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보지 말고 지내라.''

    이 교단의 비구들에게 가장 마음이 놓이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
그러나 그 가르침을 여느 때고 따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부처님을 참배하러 오는 여자들을 보지 않는 일은 그렇다치고 걸식하러 가지 않을 수 없는 일, 우리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이들은 모두가 여자들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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