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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존자의 일기-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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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날마다라고 할 만큼 나는 부처님의 팔다리를 만져 드렸다.
거의 대개는 가사 위로 주물러 드렸다.
그러나 지금 그대로 맨살위를 눌러 드리다가 나는 그만 흠칫 놀라고 만 것이다.

    형님과 나는 어리 때부터 가까이서 친밀하게 지내 왔기 때문에 가끔씩 손으로 맨살을 만져 볼 때가 있었다.
그 살결은 어느 한곳 밀리거나 구김 없이 팽팽하고 단단하면서도 매끄러웠다.
마치 단단한 소가죽을 일백 개의 송곳을 박아서 판판하도록 펴놓은 것처럼 만지는 곳마다 걸리는 것 없이 그대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분의 몸에는 대장부의 자태로 완벽하게 아름다웠다.


  키가 훤칠하거나 크기로 유명한 우빠난다 테라보다 손가락 네마디는 더 컸다.
그 긴 몸과 둥근 어깨와 알맞게 살이 불은 모습은 어디 한 군데라도 모자거나 넘치는 데가 없었다.
잘 자란 보리수가 키와 넓이가 보기에 아름다운 것처럼 서 있거나 앉아 있거나 단단사신 몸은 언제나 반듯했다.

    그러나 오늘은 예전 같지 않았다.
금빛처럼 밝고 환하던 살색은 빛이 나지 않는 것이 늙음의 징조를 보이는 것인가?
오늘 곁에서 자세히 바라보자 변해진 사실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밖에도 가사에 가려서 전처럼 생각했던 몸 역시 늙음의 징조를 보여 주는 것이었다.
언제나 광체를 발하던 아름다운 눈동자도 오늘은 전처럼 빛나지 않은 것 같았다.

    ''부처님, 나이에 따라 제 몸이 변해지는 것은 이해합니다.
몸에 늙음의 징조가 드러나더라도 늙음이 스며들지 않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부처님의 변해진 모습을 보는 순간 놀라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두려움이 생깁니다.
거대한 황금 산처럼 튼튼하신 몸에도 늙음의 튼튼하신 몸에도 늙음의 성품은 벗어날 수 없습니까?

  제자가 뵙고 또 뵈어도 싫증남이 없고 다시 다시 바라보아도 만족함이 다하지 않는 그 황금 장육신이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바뀌어져 갑니다..
겨울철 햇살의 힘이 줄어들듯이 부처님 육신의 저녁노을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분의 변해진 상황을 자세하게 여쭈는 내 심정은 슬픔을 급할 길 없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목소리조차 더듭더듬 흔들리고 있었다.
내가 그렇게 당연한  사실에 동요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반면 부처님께서는 그저 조용히 듣고만 계셨다.

  ''아난다, 태어난 것은 모두 늙어진다.
  건강한 것은 모두 병이 들 꺼리이다.
    살고 있는 것은 모두 죽어간다.
    이러한 법칙을 누가 있어 건너뛰랴!''
                                  &&&&&&&&&&&&&&&&&&&&&&&&&&&&&&&&&&&&&&&&&&&&&&&&&&&&&&&&&&&&&&&&&&&&&&&
  내가 슬픔으로 떨고 있는 동안 부처님께서는 그저 묵묵히 오는 법칙대로 받아들이고 계셨다.
내가 나의 형님이라는 애착으로 아파하고 있는데 형님께서는 늙고 병들고 죽어야 하는 사실대로 바라보는  그제야 나는 우리들이 태어났던 곳에서 설하여 주셨던 법문을 차례로 거꾸로 외우기 시작하였다.
그 가르침은 알아야 할 모든 것과 행하여야 할 모든 것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그 중요한 핵심은 부처님이 안 계시는 날에 이 가르침이 오래 전해져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도록 잘 간수하는 것이었다.
서로서로 다투지 말고 의견을 같이하여 서로 존중하고 아름다운 가름침을 잘 전하는 것이다.

    해지는 저녁 무렵에 또한 햇님의 저녁노을을 위해서 미리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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