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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존자의 일기-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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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금니에 찔린다면 큰 성문 기둥조차 박살이 날 것이다.
되는 대로 좌우로 흔들어대고 두들기며 긴 코를 높이 쳐들고 부채보다 더 큰 귀를 적에게 위협을 주려는 표정으로 바짝 세워서 붙였다.

    보기만 해도 간이 떨어질 만큼 흉측스러운 이 짐승은 우리들쪽을 목표로 정면으로 달려왔다.
나는 지체할 수 있는 힘을 잃어벼렸다.
벌렁대는 가슴도 벌벌 떨리는 사지도 기억할 수 없었다.
그 순간 내 마음속에는 오직 한 가지, 이 세상에 가장 존경하는 형님의 안전이었다.
형님의 물이나 목숨을 지키는 것뿐이었지 내 목숨 따위는 나중 일이었다.

    ''아난다여!
비켜라.  나 여래의 앞에 서지 말라.''

    형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정신을 차리고 나 자신을 살펴보았다.
오! 이런...... 일평생 마음으로조차도 아니 꿈속에서조차도 생각지 못했던 일을 지금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형님의 안전만을 생각하는 잎에 떠밀려서 내가 부처님 앞을 막아서고 있지 않은가?


    이 교단 내의 어느 누구도 감히 설 수 없는 곳에 서 있는 일을 내가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평소 같으면 나는 형님의 말씀이라면 고개를 흔들 사이도 없이 따랐다.
단 한 마디의 말씀으로 모든 것을 거의 자발적으로 완수했다.
그러나 오늘만은, 이 일만은 형님의 말씀을 따를 수가 없었다.
형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보다 형님의 안전이 더 중요한 것이다.

    눈물을 머금고서라도 형님만은 지켜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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