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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존자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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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건주의 집에서는 이런 일로 걱정할 이유가 없었다.
집안사람 모두와 집에서 일하는 이들이 상가의 크고 작은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금방금방 처리하였지만 왕들의 궁전에서는 그렇게 되지 못한다.

  왕이 직접 책임을 맡겨 주기 전에 어떤 일을 하게 되면 법에 의한 처벌을 받게 될까 두려워했기 때문에 스님들이 그냥 빈 발우로 돌아가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직접 책임을 내려 주신 황금의 얼굴을 가지신 그분의 체면을 지켜야 했기 때문에 어떤 형편이 되든지 날마다 끊이지 않고 가야 했다.

  어느 날 공양제자 꼬살라 국왕이 왕구 ㅇ어전회의가 일찍 끝나자 공양 올리는 곳으로 왔다.
그러나 상가 5백명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음식들은 나의 발우 하나만큼의 분량만 덜어내고 나머지는 모두 그대로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대로 공양을 끝내고 나서 오래지 않아 꼬살라 국왕이 정사에 도착했다.
그리고 나 외에 다른 상가 대중 스님들이 오지 않는 이유를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제자가 날마다 상가 5백 분께 공양 올리겠다고 초대했습니다.
초대한 만큼 음식과 그 밖의 후식도 모두 구족하게 갖추어 놓았습니다.
저의 왕궁에서 공양 받으려는 생각이 없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부처님!''

  왕의 체면으로 점잖은 척 여쭈려고 노력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왕의 교만심으로 불쾌감이 묻어 나왔다.
내가 본 대로 말한다면, 꼬살라 국왕은 마음속 교만심으로 기분 나쁜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라는 표정이었다.

    부처님께 직접 여쭈었던 것이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보냈거나 보내지 않았거나 책임지고 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심사로 당당하게 할 말을 한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비구 스님들에게 한 마디의 허물도 묻지 않으셨다.
공양제자의 교만심을 더욱 부추겨 줄까 염려하셨으리라.

    ''ㄷㅐ왕이시여! 
상가 비구 대중들이 그곳에 가지 않은 것은 대왕 당신에게 나쁜 마음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들과 대왕이 친밀하지 않아서일 것이요.''

    사실인 원인 한 가지를 듣기 좋게 말씀하시자 왕은 마음속의 교만심의 덩어리가 스르르 무너져 내려서 부처님과 우리 모두에게 만족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그리고 싱긋이 웃음 짓던 그 얼굴이 비구 대중들과 친해질 수 있는 방법 한 가지를 생각해 낸 것 같았다.

  부처님께서 목적하신 대로 사왓띠에서 까삘라를 향해서 여행을 떠나셨다.
가시는 곳마다, 머무시는 곳마다 편안히 쉬시면서 알아야 할 담마의 감로법을 내려 주셨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마을에서 꼬살라 국왕의 사절단 일행과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대왕의 명령에 따라 까삘라 성으로 가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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