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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존자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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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훌라의 아버지


배가 아픈 병으로 고통 받던 어머니를 위해서 망고 즙을 드시도록 주선해 준 아들 라훌라, 그러나 그가 직접 걸식하러 가지 않았던 그날은 누구도 그에게 공양 한 그릇 보내는 이가 없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라훌라 혼자서 방안에서 아픔을 참고 있어야 했다.
그날은 라훌라가 태어난 날이었다.
어머니에게 한 차례, 아버지에게 한 차례 찾아가서 뵙고 시봉해 드리던 라훌라가 열여덟 살이 되었다.
그 아버지에 그 어머니를 모시고 태어난 아들이니 그 역시 무척이나 잘 생겼다.

    그날 아침 걸식하러 갈 때 부처님께서 라훌라 혼자만 뒤따르도록 데리고 가셨다.
이렇게 특별한 행동이 있으면 특별한 목적이 있을 것임을 아는 나는 뒤에 남아 있었다.
앞서 가시고 뒤따르는 그 두 분이 우리들 앞에서 천천히 떠나갔다.
황금빛이 찬란한 큰 배뒤에 작은 배 하나가 큰 연몫 안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흘러 가듯이 보였다.
    내마음속을 푹 적셔 주는 듯한 장면이었다.
우리들이 그 황금 돛단배 두 척을 마음 놓고 흐뭇하게 바라보는 동안에 작은 황금배가 그의 앞에 가시는 큰 황금배를 자세히 지켜보았다.

    팔 다리 발까지도 자세히 살펴보았다.
깨끗하고 밝게 빛나는 황금 같은 피부에 훤출하게 빼어난 체겨, 보아도 보아도 싫증나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모습이다.
자기 몸만 바라보고도 흥미 있어 할 수 있는 그는 열여덟 젊은 나이가 아니겠는가.

                                                                                          &&&&&&&&&&&&&&&&&&&&&&&&&&
  ''갈망을 앞세워 가는 길, 그릇된 발걸음으로 태어난 이 세상에 이것으로 만족하여 다시 태어나지 말라..................''

    전에 이렇게 가르치셨다.
    그 말을 라훌라가 자기 몸을 스스로 좋아하느라 잊어버린 것이다.
 처음 절을 나설 때는 앞서거나 뒤서거나 따라가던 라훌라를 뒤에 나선 우리들이 길 도중에서 만났다.
앞에 가셨던 부처님께서는 사왓띠 수도에서 걸식하고 계실 것이다.
라훌라 혼자서 나무 아래 조용히 앉아 있었다.

    사미가 된 초기에 이런 모습을 보았다면 그 아버지에게 삐쳐서 남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라훌라는 어린 꼬마 사미가 아니다.
머지않아서 비구가 될 사람이다.
원래 마음이 낮지 아니하여 고상하지만 나이가 찬 사미로 혼자 남아 있는 것은 어느 한 가지 두려운 생각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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