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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존자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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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수행자의 모습을 보고 나서부터 형님의 얼굴은 오고가는 길 전부에 밝게 빛나 있었다.
이러한 얼굴이 길게 이어지기를 바라는 우리들에게도날이아직 환하지만 달이 솟아오른 것 같았다.
그러나 그밝고 큰 달이 동산에 도착한 지 오래지 않아 라후(월식)에 먹힘을 당해야 했다.
그렇다.
야소다라 태자비가 어린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태자는 낮게 신음하며 중얼거리지 않았던가.
  ''오, 나를 얽어 묶는 장애가 아닌가?''
  이러한 중얼거림에 따라 숟도다나 대왕은 정말로 손자가 아들을 묶어 주기를 원해서 라훌라라고 이름지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착한 여자, 그리고 목숨이 아깝지않게 자기를 사랑해 주는그 공주가 결혼한 지 13년 만에 처음으로
사랑하는 아들을 낳아 주지않았는가?
출가하기를 결심한 바로 그 날에.........................

  그렇게 라후에게 먹혀서 밝은 빛이 사라진 달님은 동산 숲의 한적한 곳을 거닐며 왔다갔다를 거듭했다.
나무 그늘에 가끔씩 멈추어 서기도 했으며, 연못에 내려가기도 했지만 시름에서 벗어날 줄 몰랐다.
우리들과 모든 시종들은 멀찍이  떨어져서 그분의 태도만 주시하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서쪽 하늘에 햇빛이 사라져 갔다.
노을만 남겨놓고 ....
그 노을조차 주인과 길게 떨어질 수 없다는듯이 차츰 사라지고 서서히 어둠이 드리워졌다.
동산에서 돌아갈 시간이 되었어도 형님 싯달타는 움직일 줄 몰랐다.
그 모습을 보고 동생인 나도 감히 형님을 부르지 못하는데 다른 시종들이야 말할 것도 없었다.
  그 순간 동쪽 하늘에서 구름을 헤치고 달님이 불쑥 모습을 나타냈다.
그리고 그 보름달가 같이 이 대지 위에도 한 분이 장엄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연못가에서 올라오는 형님의 얼굴은 그늘이 없는 밝은 모습으로 하늘의 보름달을 바라보고 계셨다.
  장애의 그늘에서 벗어난 것이 틀림없었다.
장애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난 그분은 수레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셨다.
그분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던 우리는 태자가 수레에 올라 알맞게 자리를 잡자 왕궁을 향해 출발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말발굽 소리와 수레바퀴 돌아가는 소리만이 들릴 뿐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형님 싯달타 태자가 기꺼워하며 달빛 아래의 평화로움을 누리는 대로 우리들도 역시 따라 즐겼다.
수레를 모는 바부 산에게 천천히 몰도록 눈짓하였으며 시종들과 호위 병사들이 뒤로 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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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기의 자주 내리는 비로 인해서 까삘라 성의 큰길은 먼지 하나 없이 산뜻했다.
서쪽 하늘에는 마지막 저녁노을이 붉게 남아 있었고, 동쪽 하늘에는 이제 막 떠오르는 은빛 달덩이가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 환한 달덩이같이  근심이 없는 원래 밝고 깨끗한 위엄을 보이며 장엄하게 빛나는 싯달타 태자의 얼굴이 있었다.
  평화로운 보름달빛 아래 부드럽고 조용하게 왕궁을 향하던 수레가 큰 집 정원 앞에서 멈추었다.
크고 화려하며 호사스럽게 꾸민 저택에 딸린 정원이었다.
그 저택의 열려진 창문 너머로 사까 왕족의 공주 한 사람이 가야금을 타며 아름다운 목서리로 노래를 부르로 있는 모습이 보였다.
형님의 눈길이 그 노래를 부르는 주인공에 이르자 눈치껏 수레를 세운 것이다.
  그 어린 공주는 내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집은 우리집과 가까이 있었으며, 숟도다나 대왕의 오른팔이라는대신의 무남독녀였다.
대신은 그녀가원하는 대로 악기와 시를 자유롭게 공부하도록 했다.
그녀의 이름은 고따미로 우리사까족의 여자에게 어울리도록 만들어진 이름이었다.
  훗날 싯달타태자가 부처님이 되고 난 다음 사상과 견해가 다른 많은 외도와 브라만들이 부처님을 부를 때 종족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고따마라고 친밀히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들은 '바가와'하고 조심스럽고 공손히 불렀다.
바가와란 존경하는 스승님이란 뜻이다.
  고따마 종족이어서 고따미라는 이름이 붙은 어린 공주는 몸이 매우 갸날펐다.
왕비인  마하 빠자빠티 고따미와 구별을 하기 위해서 가까운 이들은 몸이 날씬하다는 뜻인 기싸를 붙여 그녀를 부를때
'기싸 고따미'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뒤에 죽은 아들을 살리기 위해 죽은 사람이 없는 집을 찾아다니며 겨자씨를 구하던 기싸 고따미는 다른 사람이다.
  기싸 고따미는 가냘프지만 매우 아름다웠다.
또 풍족한 부모 덕택에 마음껏 치장할 수 있었으므로 더욱 아름다웠으며,  그 용모의 아름다움 못지않게 아름다운 노래를 만들고
악기를 잘 다루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러한 소문이 널리 퍼지자 나이가 비슷하고 훌륭한 왕자들이 모여들었고, 결혼을 위해 매파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기싸 고따미는 그 누구의 청혼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녀가 청혼을 거절하기는 했지만 뚜럿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왕자님들의 사랑을 돌려 드릴 수 없기 때문'이라는 대답뿐이었다.
  청혼하는 이들의 사랑을 돌려 드릴 수 없다고 했지만, 그녀가 사람 사는 세계에 대해 싫증을 느끼거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단장하고 아름답게 꾸미기를 좋아하며, 아름다운 노래와 악기들을 다루며 즐거워하기도 했디.
  그래서 이 알 수 없는 소녀의 속마음을 만날 때마다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를 풀어가듯이 하나씩 정리하고 있었다.
이 날은 그 수수께끼의 대답이 저절로 나왔다.
그러나 그 대답을 보여 주기 전에 그녀의 시를 먼저 말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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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기의 시원한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오고 있었고 보름달이 밝게 빛나는 정원에는 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으며,
먼지 하나 없이 깨끗이 씻긴 큰길은 시원히 뚫려 있었다.
  그리고 활짝 열어 놓은 창문으로는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과 함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기싸 고따미의 노래는 주변의 모습과 어우러져 마음속의 느낌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가지와 잎이 무성한 나무 위에서 노래하는 새처럼 청아했다.
  그 시의 제목은 우리들 수레 위에 떠 있는 달님이었디.
우리들은 귀를 기울이고 그 노래를 음미하며 즐겼다.

          마음이 평안하며 즐거워지는 시(산따라사까비야)


          하늘 위에 밝게 빛나는 달님처럼
        이 땅 위에 황금덩이 같은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는
      마음속의 모든 번뇌 사라지리라.

      하늘 위에 밝게 빛나는 달님처럼.
      이 땅 위에 황금덩이 같은
        아들은 바라보는 아버지는
      마음속의 모든 번뇌 사라지리라.


      하늘 위에 밝게 빛나는 달님처럼
      이 땅 위에 아름다운
      님의 모습을 바라보는 그의 아내는
      마음속의 모든 번뇌 사라지리라.
      마음속의 모든 번뇌 사라지리라...........................
 

  우리들 모두는 노래의 마지막 구절을 따라 불렀다.
그 시 구절을 듣는 사람 모두가 스스로 ㄸㅏ라 부르지 않고는 못 견딜 만큼 아름다운 노래였다.
노래를 부르는 동안에도 보름달이 환히 비추고 있었다.
주변의 풍경 역시 깨끗하여 먼지 없는 큰길과 만발한 꽃들, 서늘한 바람이 기분 좋게 불고 있었다.
노래 부르는 이와 그 노래를 듣는 이가 함께 느끼고 있던 시원하고 조용함을 자세히 드러내 주었다.
거기에 좋아하는사람과 나들이게서 돌아오는 흐뭇함까지 곁들여서.
    ''산다야.
    이 보배 목걸이를 지금 노래 부른 소녀에게 갖다 주어라.''
    값을 정할 수 없을 만큼 귀중한 보배 목걸이를 형님 싯달타는 노래 한 구절을 위한 상으로 준 것이다.
산다가 돌아오자 우리들은 계속해서 왕궁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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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 까삘라 성에 돌아온 것이 스스로 행운인가 불행인가 구별할 수 없음을 일찍이 말했다.
지금 생각하면 기뻐해야 할 일이었지만 그때에는 하늘이 캄캄할 정도로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나는 형님이라는 집착으로 그분을 우리의 둥지 안에서 같이 있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분은 부모 형제, 친척 자매, 아내와 아들의 바람만을 채워 줄 수 없었다.
  한밤중, 애마 깐다까를 타고서 시종인 산다 한 사람만을 대동한 채 조용히 떠나갔다.
이 사실이 알려진 것과 동시에 모든 친척들의 울음잔치가 벌어진 것은 특별히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일찍이 말했던 대로 시간과 기회가 닿은 대로 드러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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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싸 고따미 공주는 가까이 다가오는 모든 사까족 왕자들을 사랑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세간 사람들의 삶을 혐오하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녀의 사랑 거부는 수수께끼 중 하나였다.
    형님 싯달타께서 노래 한 구절을 듣고서 값비싼 상을 주셨다.
 형님이 상을 준 것은 고요하고 아름다운 시간에 고요하고 아름다운 노래를 듣고서 가슴이 깨끗하고 평온해졌기에
그에 대한 보답으로 준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을 기싸 고따미는 다르게 생각했다.
태자비는 이미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되었으므로 그에게 좋아하고 집착할 일어 없어졌으리라.
그리고 아내에게 마음이 다해 버린 태자 싯달타께서는 어리고 젊은 자기의 모습에 흥미 있어 하지 않았던가?
  소녀 기싸 고따미는 마음속으로 지나친 생각을 하며, 짝사랑하고 있었다.
그래서 청혼하는 모든 젋은 왕자들을 거절했다.
그러나 그 짝사랑하던 이가  친척들을 모두 남겨 놓고 떠나 버렸다.
  울어야 하리라.기싸 고따미여!
    다른 이들보다 두 배 세 배 더하여
    울 만큼 울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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