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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존자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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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 목숨 있는 중생들은 생애의 시작에서부터 그 급히 곤두발질치는 물살에 휩쓸린 것이 아닌가?
그리고 모두가 사실을 알면서도 굳이 외면하며 행복하고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어려서 햇병아리 같을 때는 즐겁게 뛰어다녔다.
어린아이에서 세월이 지나 어른이 되고 몸과 마음의 힘이 갖추어진 다음에는 부모의 책임을 바꾸어 져야 한다.
 그 다음에는 점점 늙고 줄어드는 인생이 되고........ .
'늙음이란 오늘에는 황금, 내일에는 은'이란 말처럼 되는 것이리라.
특별히 무거운 병은 없다 해도 늙음이란 병은 피할 수 없다.
늙고 병들고 그 다음에 가야 할 곳은 무덤이 아닌가?

  이 몸 안에 분명하게 생겼다가 사라지는 것들, 눈앞에 분명히 보이지 않게 생기는 많은 일들, 이러한 것들 때문에 괴로워할 시간은
없다.
시간과 나이가 있는 동안 다른 이들처럼 즐거워하고 기뻐하며, 주어지고 얻은 대로 기회를 가질 뿐이다.
  재산을 모으는 데 있어서도 다른 이들보다 적에 모을 수도 있을 것이며, 비슷하게 따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생을 살아가며 품위를 잃지 않을 정도여야 하고, 걱정하거나 남에게 빌지 않을 정도는 되어야 하리라.
내 주변에 있는많은 이들의 목적은 이러했다.
  내가 다른 이보다 어떤 것을 특벼라게 생각할 필요가 있는가?
다른 많은 이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을 특별하게 생각한 것은 없지만, 내 생애에 있어 나를 좋아했고 존경했던 이들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또 생각이 많은 형님인 싯달타 역시 나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였으며, 많은 이들에게 존경을 받았다.
  우리들이 조금도 좋아할 것이 없는 급박한 물살 속에서 흥얼거리며 어디론지 떠내려가고 있을 때, 형님 싯달타는 때로는
골똘히, 때로는 멍하게, 때로는 고개를 숙이고 깊은 생각에 잠기곤 했다.

  마음 속에서 즐거움이 없는지 동산에 나들이를 갔다올 때도 따라간 다른 이들만 즐거워하고 기뻐할 뿐, 그분은 깊은 생각에
빠져 좋아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의 마음속에 있는 생각들은 점점 더욱 커져서, 그의 마음을 외부의 환경을 통해 바꾸어 주기가
쉽지 않았다.
  온 세계에 있는 모든 사람이 각자 가지고 있는 늙음과 병듦, 죽음의 고통을 그 한 사람이 모두 모아서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그 사색의 깊이는 그 정도로 심각했다.
동산에 나들이를 다녀올 때마다 그의 얼굴에서는 점점 웃음이 사라져 갔다.

  그의 얼굴이 더욱 굳어지는 것을 보고 숟도다나 부왕은 견딜 수 없어 했으며, 왕비인 마하 빠자빠띠 고따미는 음식을
삼키지 못했다.
목숨을 바꾸어도 좋을 만큼 사랑하는 야쇼다라 역시 몸을 치장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궁전 안의 모든 사람들이 자기 때문에 마음 불편해 하는 것을 형님 싯달타가 모를 수는 없었다.
그러나 형님은 거짓으로 즐거운 척하지 못했으며, 또 다른 이가 그렇게 하도록 시킬 수도 없었다.
그의 마음 상태와 태도, 얼굴의 표정을 거짓으로 꾸미거나 가릴수가 없었고, 있는 그대로 드러날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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