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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사는 즐거움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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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
 
 삶에 어떤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저마다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그 자신의 삶이 있을 뿐이다. 정진이 잘 안 된다고 했는다, 정진이란 무엇이며, 왜 정진을 하는지 그 일부터 밝혀져야 할 것이다.
 물론 정진은 한결같이 꾸준히 나아감을 뜻한 말이다. 날씨처럼 갠 날도 있고 흐린 날도 있듯이 정진도 또한 그럴 것이다.
잘 안 되면 안 되는대로 잘 되면 되는대로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지속한다면 마음에 분별이 사라질 때가 올 것이다. 인욕과 정진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참는 것이 곧 정진이다. 인욕으로 정진 삼으라는 말이다.
 우리가 정진을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다. 흔히 하는 말이다. 그러나 그 무엇인가에 집착하면 그것은 정진이 아니다. 명심하라. 우리가 정진을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이루어진 그 무엇인가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그 무엇인가와 그 무엇을 위해 정진하는 사람이 하나가 되도록 하라.
 이와 같이 한다면 그대의 삼 자체가 곧 선정삼매가 될 것이다.
 뭐, 앉아서 잠을 잔다고? 웃기지 말게, 잘 바에야 누어서 편히 잘 것이지 앉아서 비몽사몽 꿈속을 헤맬 게 뭔가. 옛수행자들은 너무나 절실한 문제 앞에 마음 놓고 잠들 수 없어 자지 않고 앉아서 정진한 사례가 드물지 않다. 내게도 한때는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대에게도 편히 잠들 수 없을 만큼 절실한 과제가 있는가? 수행자는 무엇보다도 정직해야 한다. 곧은 마음이 곧 도량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앉아서 잔다고 득 될 게 없다. 졸리면 두 다리 뻗고 편히 자거라. 잘 때는 그대 전체가 잠이 되고 깨어 있을 때는 성성적적하게 온몸으로 깨어 있으라.
 투철한 자기 결단도 없이 남의 흉내나 내는 원숭이 짓 하지 말라. 그대 지신의 길을 그대답게 갈 것이지 그 누구의 복제품이 되려고 하는가.
 명심하라.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 '나는 지금 이렇게 살고 있다' 고 순간순간 자각하라. 한눈팔지 말고, 딴 생각하지 말고, 남의 말에 속지 말고, 스스로 살피라. 이와 같이 하는 내말에도 얽매이지 말고 그대의 길을 가라.
 이 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이런 순간들이 쌓여 한 생애를 이룬다.
 끝으로 덧붙인다. 너무 긴장하지 말아라. 너무 긴장하면 탄력을 잃게 되고 한결같이 꾸준히 나아가기도 어렵다. 사는 일이 즐거워야 한다. 수행의 길도 예외는 아니다. 자고 나면 새로운 덩굴로 위를 향해 뻗어가는 인동처럼 수행자의 삶도 그래야 한다.
 수행에는 시작은 있어도 그 끝은 없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라. 묵은 수렁에서 거듭거듭 털고 일어서라.

                                                                                                법정 스님

광명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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