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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죽 한 그릇의 공덕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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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어떻게 할 길이 없어서 부자가 된 아우를 찾아가서,
"나는 해마다 계속되는 재난으로 재산이 다 없어지고, 살아가기도 어렵게 되었구나. 좀 도와 줄 수 없겠느냐?"
했다. 어깨가 축 느어진 초라한 모습의 형이 애원하는 말을 들은 아우는 크게 성을 내고,
"형님이 왜 그렇게 곤란하단 말입니까? 살림을 그렇게 착실하게 하고 생업에 힘쓰셨는데 왜 제게 그런 말을 하십니까? 제겐 드릴 돈이 없읍니다."
하고 냉정하게 거절했다. 마침 끼니때였는데도 오래간만에 찾아온 형에게 밥도 주지 않았다.
아우의 쌀쌀한 말과 태도에 형은 이것이 피와 살을 나눈 형에 대한 태도일까 하고 놀라고 섭섭해햐면서 하는 수 없이 아우의 집에서 나와 돌아오면서 곰곰 생각에 잠겼다.
'이 세상에서 뭐니뭐니 해도 은혜를 모르는 것처럼 두려운것은 없다. 피와 살을 나눈 형제들조차 은혜를 잊고 있으니, 남남끼리야 말해서 무엇하랴.'
세상 인정이란 전혀 믿을 것이 몬된다는 것을 깨달은 형은, 차라리 출가하여 이 은혜를 모르는 사람들이 사는 속세를 버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곧 집을 버리고 깊은 산으로 들어갔다.
여러 해 동안 조용히 앉아 깊이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겨우 고행을 한 보람이 나타나서, 미혹이 꺠끗이 걷히고 성자가 되었다.
영고성쇠가 덧없는 세테를 달관하여 성자가 된 형은, 몸과 마음이 다 깨끗해져서 성 안을 돌아다니며 동냥을 했다.
그런데 다시 몇 해가 지나서 그 나라에 지독한 흉년이 닥쳐왔다. 모두들 굶주림에 괴로와했다. 그래서 형 성자는 동냥도 할 집이 없어서 몹시 곤란했고, 한때 이름을 날렸던 아우도 차차 가난해진데다가 큰 흉넌을 만나 이제는 끼니도 이어가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날마다 산에 가서 땔나무를 해다가 피쌀과 바꾸어 겨우 겨우 가족들의 목숨을 이어가는 곤경에 빠졌다.
어느 날 아우는전처럼 산에 들어가 땔나무를 해 가지고 거리로 팔러 가는데, 도중에서 한 성자를 만났다. 보니까 쇠발우 안에는 아무것도 보시받은 물건이 없으므로 가엾이 생각하고 마음 속으로,
'만약 나와 함꼐 우리 집에 가면 변변찮은 공양이라도 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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