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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편이 미쳤는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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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왕사성의 영축산에 계실 때 여러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가르치심을 설하셨읍니다.

어느 나라에 가끔 나쁜 비가 왔다. 그 빗물이 강이나 호수나 우물에 피어, 모르고 그 물을 마시면 몹시 취해서 이레 동안을 깨지를 않았다.
그 무렵 그 나라의 왕은 현명했다. 나쁜 비구름이 일면 재빨리 알아채고 급히 한 우물에 뚜껑을 덮어서 빗물이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나쁜 빗물인지 아닌지를 알아보지 못하는 모든 신하들은 그 빗물을 마시고 취하여 미친듯이 옷을 벗어 던지고 알몸이 되어 머리에 진흙을 바르고 괸천에 나왔는데, 단 한 사람 국왕만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곤룡포를 입고 왕관을 쓰고 영락을 달고 옥좌에 나와 앉았다.
그런데 여러 신하들은 자기네가 미쳐 있는 것은 모르고, 도리어 왕만이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고 미치지나 않았는가 의심했다. 그래서 그들은 의논한 끝에,
"이것은 예사 일이 아니오. 어떻게 하지 않으면 안되겠오."
했다. 왕은 신하들이 반역을 일으키지나 않을까 두려워서,
"나는 좋은 약을 가지고 있어서 내 병을 고칠 수 있오. 모두들 잠깐만 기다리오. 약을 먹고 오겠오."
하고, 왕은 딴방으로 가서, 옷을 벗고 머리에 진흙을 바르고 나왔다. 신하들은 이것을 보고 크게 기뻐하면서,
"과연 우리 왕이시다."
하고, 자신이 미쳐 있는 것은 깨닫지 못했다.
이렇게 이레가 지나갔다. 신하들은 제정신이 들어 크게 부끄러워하고 모두 의관을 갖추고 조정에 나왔다. 그런데 왕은 여전히 알몸으로 옥좌에 앉아 있었다. 신하들은 크게 놀라고 의아해서,
"대왕은 지혜가 많으신데 이게 웬 일이십니까?"
하고 물었다. 왕이
"내 마음은 항상 한결같아서 변하는 일이 없오. 그대들은 빗물 때문에 미쳐가지고 도리어 나를 미친 사람으로 여겼오. 그래서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이오."
했다.
                                                                                                                                                                              <잡비유경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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