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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존자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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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나는 부처님 뒤에 차례에 맞게 따라갔다
긴 여행을 시작한 것이다.
제일 선두에 부처님께서 가시고 그 뒤에 법랍 안거 순서대로 상가 대중 스님들이 차례차례로 조용히 따라가셨다.
그런데 이렇게 조용히 걸어가는 상가 대중 스님들 뒤쪽에서 시끌시끌 떠드는 소리가 들려 왔다.

  시끄럽게 떠드는 이는 우리 대중이 아니라 우리들이 여행하는 데로 발걸음을 뒤따라 다니는 숩비야 외도 수행자들과 브라만 아타라는 젊은이였다.

    몸과 마음을 잘 단속하여 인드리야(자세)를 흩트리지 아니하고 걸어가는 대중 스님들과 비교할 이 없는 위엄으로 조용히 앞장서 가시는 부처님을 숩비여들이 바라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실상 그들의 마음속에 껄끄러움이 없었다면 기회를 삼아서 만나 뵈었을 것이고 부처님께 두 손 모아 합장 예배했을 것이다.
천천히 위엄 있게 걸어가시는 모습을 보면 대중 스님들에게 존경하는 신심이 커져 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 딱한 이는 그렇게 특별한 상을 받을 만큼의 복이 없었다.
그의 마음속에 수없이 생겨났던 반대하는 몸짓이 그 좋은 기회를 막았던 것이다.
그는 때인시 스승의 제자였다.
마하 사리불 테라와 목갈라나 마하테라께서 갈라져 나오자 그 스승의 무리는 줄어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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