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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존자의 일기-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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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법문을 듣는 이마다 다시 더 듣고 싶어할 만큼 감미로웠다.
사실 엄숙하고 의젓한 태도로 설하는 법문은 부러워할 만했다.

    이 우빠난다는 많은 '사까의 아들들'가운데 이 부러운 능력으로 유명해졌는데, 이 능력과 연결되어서 코를 빠뜨릴 일이 생겨났다.


    어느날 사왓띠 성안에서 우빠난다 테라의 법문을 듣고 신심이 우러나온 한 남자가
'''마하테라님!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공양, 가사, 절, 약, 이 네 가지 물건들을 보시하고 싶습니다.''라고 여쭈었다.
다른 법사 스님들께서는 조용히 계시는 것으로 받아들이셨다가 실제로 필요할 때에 그런 초청을 한 이의 재산의 힘과 신심의 힘을 잘 헤아려 보고 필요한 만큼 청하신다.
그러나 우빠난다는 그렇지 않았다.

  ''신자님, 보시하려는 생각이 사실이라면 입고 있는 옷 두 가지 중에서 한가지를 보시하시오.''

  여쭌 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 순간에 보시받기를 원한 것이다.

  우빠난다에게 수행하는 것을 배우고 교학을 배우려는 이들이 날이면 날마다 왔었다.
그런데 이러한 종류의 일이 시간에 관계없이 일어나고는 했다.

  보시 받는 것에 이것저것 비교하고 생각하거나 가리지 않았다.
어느 한 가지를 원하는 것만이 이유가 되는 것이다.
원하는 그때가 보시 받을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마하테라님, 저는 제 위치의 체면과 위엄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옷 한 가지만 입고 길을 간다면 저에게는 무척이나 망신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집에 돌아가면 지금 입고 있는 것 중의 한 가지이거나 이것보다 더 좋은 것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적당하고 적당하지 못한 것도 구별하지 않고 보시 받으려고 한 것에 대해 신심을 무너뜨리지 않은 그 장자가 원인과 결과, 전후 사정을 차근차근 말씀드렸다.
그러나 우빠난다가 거절하였다.
마치 사슴이 얼마나 크든지 상관 않고 한 마리를 놓치지 않으려 하는 어리석은 사냥꾼과 같았다.
스승과 제자 두 사람이 세 차례나 서로 힘겨루기를 했다.

    스승은 금방 그 자리에서 보시 받기를 원했으나 제자 신도는 잠깐만 기다려 주십사고 여쭈었다.
기다리기는 커녕 하지 말아야 할 소리까지 했다.

  ''장자여!  보시하겠다고 말한 다음 보시하지 않고 그냥 있는가?
실제로 보시하고 싶지 않으면서 거짓으로 말하는 것이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이렇게 스승이 옴짝 못하도록 조여오자 그 장자는 손을 들고 말았다.
딱하게도 점잖은 체면의 그 장자가 웃옷 없이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러한 지경까지 이르렀지만 장자의 신심은 무너지지 않았다.

  우빠난다의 마음 씀씀이가 낮은 줄은 알았지만 법을 존중하였으므로 그대로 신심을 유지한 것이다.
그래서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옷을 벗고 오는 이유를 물어올 때마다 간단한 사정만을 이야기하고 좋거나 나쁘다고 구분하거나 비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주변에 있는 이들은 그처럼 조용히 그냥 있지 않았다.
'사까의 아들들'이라는 단어를 써서 우빠난다의 행동을 비난하는 소리가 귀를 시끄럽게 했다.
그들은 사람과 법을 나누어서 보는 것과 같았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친척이 아닌 신남 신여에게 가사를 청하는 비구에게 '니싸기 빠쌔이따야'의 허물을 지운다.''라고 계율로 정하셨다.
정성스럽게 청하여 오는 신심을 그릇되게 사용하지 않도록 막아 주신 것이다.

  이 허물은 보통의 작은 허물처럼 참회하고 뉘우치는 것만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보시 받아 놓은 물건을 계율 가르침대로 먼저 버린 다음(대중 소유로 내놓음)법대로 참회하여야만 그 허물에서 벗어나 편안해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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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빠난다 테라를 원인으로 생겨난 이 금계를 다시 한 번 더 정하셔야 했다.
처음에 정한 것에서 다시 정하실 때 형편에 따라서 어떤 것은 더 단단하게, 어떤 것은 약간 느슨하게 사셨다.
이것이 위나야의 공덕이다.


    처음에 그것을 정하실 때 이익을 키우도록 하기 위해서였듯이, 목적한 이익과 반대가 되면 다시 고치게 되는 것이다.
지금도 가사를 도둑맞은 비구, 가사를 잊어버린 비구들을 위해서 필요한 것을 보태서 다시 정하신 것이다.

    이것이 '사까의 아들' 우빠난다 테라의 마음을 보여준 것의 한 가지이다.
아닌 것, 적당하지 못한 것을 손으로 발로 억지로 거듭거듭 생각해서 하는 것이 그의 습성이라고 해야 하리라.

  습성이라고 하더라도 좋은 것은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크고 작은 것 모두가 나쁜 것들뿐이었다.
그의 나쁜 습성을 위나를 간직한 분에게서 하나씩 하나씩 들어야 했다.
사람은 하나이지만 허무리은 여러 가지로 많이 생겨났다.
잔치마다 끼어들기로 유명한 육근 비구들을 부러워해서인지도 모르겠다.

    기름이 스며들 곳을 찾는 것처럼 우빠난다 테라와 연결되어서 비구 한 사람을 내가 여러분에게 소개해야겠다.
그러나 그가 여러분 들에게 새로운 얼굴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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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께서 왕자였던 시절 산다라는 이름으로 여러분들이 이미 들어보셨으리라.
산다는 우리들과 같은 종족의 사람이 아니며, 권력을 소유한 계층도 아니다.
우리들의 일을 해주는 이들의 종족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싯달타 태자와는 우리들보다 어 가까이서 지냈었다.
그분이 가시는 곳마다 뒤따르면서 모든 시중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아노마 강가에섣 그만이 태자와 마지막을 고별했었다.
그분의 명령을 머리에 이고 눈물을 흘리면서 떠나와야 했다.
만나는 것이 헤어짐의 시작이듯이 아노마 강가에서 헤어지는 것 역시 다시 만나기 위한 시작이었다.

    도저히 비켜갈 수 없어서 헤어진 그 두 사람이 지금은 이 교단안에서 다시 함께 만났다.
그 한 분은 우리들의 은혜의 주인이신 분, 그 나머지 한 사람은 우리들과 함께 지내는 산다 비구, 태자시절에 믿을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부처님의 안거 20년 동안에 부처님을 따라다니면서 시봉하는 비구들 사이에도 그는 끼지 않았었다.
그가 가까이 참여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부처님께서 얼굴을 봐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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