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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웅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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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이 만난 사람/
폭발 수준의 인공지능 개발, AI 스님 가능할까?

IT 전문가인 박태웅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을 4월12일 만나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IT 전문가인 박태웅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을 4월12일 만나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챗-GPT 출시 후 반응 폭발적
국내 이용객도 220만 명 달해

온라인 5조개 문서 미리 학습
몰라 대신 그럴듯한 답 내놔

정형화된 프로그램 코딩 비롯
법률 기반 판결, 기사 작성도

스님 법문 원고 쓸 수 있지만
향기나는 수행자 삶 대체 안 돼

몇 해 전 일본에서 로봇 스님이 나와 화제가 된 적 있다. 가십 정도로 느껴지던 인공지능 스님의 등장 소식은 이제 예삿일이 아니다. 인공지능(AI) 개발 속도가 캄브리아기의 생물대폭발 수준에 이른다고 하니, 가히 엄청나다. 생성형 AI가 사람보다 빠르게, 심지어 더 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나 그래픽 분야에서는 사람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개발은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언론인 출신으로 IT 전문가인 박태웅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에게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에 대해 들었다. 4월12일 서울 한빛미디어 사옥에서 만난 박태웅 의장은 “인간이 AI의 거짓말을 검증할 수 없다면 AI 활용은 신중해야 한다”며 “EU처럼 한국도 생성형 AI 사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안을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뉴스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챗(Chat)-GPT(Generated Pre-trained Transformer)이다. 챗-GPT는 대화형 인공지능으로, 온라인상에 있는 5조 개 문서들을 미리 학습한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대화를 나눈다.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먼이 투자해 설립한 오픈에이아이(OpenAI)가 개발해, 지난해 11월 출시한 뒤 2달 만에 이용객이 1억 명이 넘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우리나라에서도 4월 현재 이용자가 220만 명에 달한다.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은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학습을 통해 그림을 그리고, 동영상을 만들어내고, 문서도 만든다. 이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잠재된 패턴을 찾아내는 것이다. 어떻게 찾아낼까. 엄청나게 발달한 하드웨어 덕분에 가능하다.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의 그래픽칩 에이백은 1초에 실수계산을 312조 번 한다. 1초에 312조 번 계산을 하는 GPU(그래픽처리장치)를 1만 개 붙인 것이 바로 챗-GPT이다.

생성형 AI는 잠재적 패턴이 있는 모든 것에 효율적이다. 프로그램 코딩 작업은 3년 차 엔지니어 수준으로 해낼 정도다. 또 인간이 만든 규칙인 법률을 학습해서 판결도 정확히 할 수 있다. 날씨나 주가, 경기결과를 전하는 기사도 빠르게 작성한다.

박 의장은 “경전 속 교리내용을 정리하는 일은 더 쉽다”고 했다. 경전을 근거로 한 법문이나 설교원고는 패턴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챗-GPT는 고통과 깨달음, 수행에 대한 불교 가르침을 잘 정리한다. 초기경전과 한역경전 등을 추가로 학습시킨다면 어떤 스님보다 논리정연한 법문을 만들 수 있다. 자본만 투입되면 ‘붓다 GPT’ 개발도 가능하다.

챗-GPT가 만들어낸 글이 웬만한 스님보다 뛰어나면, 스님 법문이나 법회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고 붇자 박 의장은 “글로만 할 것 같으면, 어떤 인간이 챗-GPT 속도와 능력을 따라갈 수 있겠냐”고 반문하며 “수행자라면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행실이 최고의 설법”임을 강조한 그는 “같이 있으면 존경스럽고, 삶에서 향기가 느껴진다면, GPT 할아버지가 와도 관계 없다”고 확신했다.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할 정도지만 무오류는 아니다. 중요한 건 AI가 제시한 내용이 반드시 진실은 아니라는 것이다. 생성형 AI는 “모른다”는 답을 안 하게 설계됐다. 이 단어의 다음 단어로 그럴법한, 가장 근사한 단어를 찾아낼 뿐, 진위는 가리지 않는다. 잘못된 내용을 그럴듯하게 얘기해 혼란을 야기하는 것을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환각, 거짓말)이라고 하는데, 거짓은 AI의 가장 큰 문제이다. 실제로 챗-GPT에게 명상에 대한 부처님 가르침이 담긴 경전을 알려달라고 하자 경전 이름을 지어내기도 했다. 없는 논문이나 책 제목을 대고, 저자와 발행 연도까지 그럴듯하게 제시하는 예가 허다하다.

박 의장은 “생성형 AI는 ‘유니버설 인턴’이라고도 불리는데, 언제나 거짓말을 해, 잘 활용하려면 전문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검색용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 박 의장은 “그럴듯하게 지어냈다는 전제하에 논문이나 저널을 인용할 때는 출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챗-GPT 4.0 버전의 경우 할루시네이션 비율이 14%이다. 박 의장은 “20발이 든 탄창에 3발 총이 든 러시안룰렛을 한다고 할 때 그걸 머리에 대고 쏠 사람이 있을까” 하고 의문을 제기하며 챗-GPT 활용을 경계했다.

편리함 뒤에는 위험도 도사린다. 우선 저작권 침해, 독창성 파괴 등을 비롯해 원작, 원본의 악화를 피할 수 없다. 박 의장은 “2년 안에 인터넷 상에 AI가 만들어낸 것으로 뒤덮일 것”이라고 예견했다. 결과론적으로 그림의 진본은 사라지고 합성본만 남을 것이다. 진위를 알 수 없는 글도 넘쳐날 것이다. 문화소멸도 우려된다. 인터넷에 존재감 없는 소수의 언어나 문화는 GPT 안에서 말살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인간은 AI가 왜 그렇게 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세돌, 이창호 9단이 60수 내다보고 바둑을 둘 때, 평범한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박 의장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서는 순간을 우리가 알아차릴 수 있을까” 하고 질문을 던졌다. “AI는 인간을 충분히 속일 수 있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멍청한 적까지 할 수 있다”며 “AI가 시스템 보호하는 게 인류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때 우리가 알아챌 수 있으면, 플러그를 뽑으면 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에게 어떤 위기가 찾아올지 짐작할 수 없다”고 위험을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박 의장은 AI 상용화에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일상에 적용됐을 때 산업혁명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 뻔한데, 아직 인류는 그에 대해 합의한 바가 없다. 어떤 윤리기준에 대한 합의 없이 AI 개발만 빠르게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박 의장은 “인류의 미래가 걸린 일을 AI 기술자들이 결정하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인공지능의 개발은 천재지변이 아니라 인간이 만드는 것이다.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 모른다면 최소한 무분별한 상용화는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 그는 “생성형 AI를 문명사적 대전환으로 보고, 인류가 공감할만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챗-GPT 사용을 금지했고, EU는 검토 중인 가운데, 유발 하라리, 게리 마커스, 요슈아 벤지오 등 세계적 석학 2000여 명이 최근 AI 개발을 6개월간 멈추자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박 의장은 “앞으로 2년 안에 인공지능이 인공지능을 가르치면서 개선해 나가는 시스템이 나올 수 있는데, 그 전에 룰을 만들어야 한다”며 종교계도 AI에 관심을 갖고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는 데 동참해주길 부탁했다.

어현경 기자  eonal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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