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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총궐기 중계] "폭력시위 없었다"…풍자 넘친 '가면 행진' 마무리선명수·백철·김지원 기자 sms@k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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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27   2015.12.0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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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력시위 없었다"…풍자 넘친 '가면 행진' 마무리

선명수·백철·김지원 기자 sms@kyunghyang.com

 

  폭력시위’는 없었다. 대신 꽃과 가면이 등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5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2차 민중총궐기대회’는 “폭력시위로 변질될 것”이라는 경찰의 예상과 달리 평화집회와 행진으로 마무리됐다.

오후 4시40분께 서울광장에서 민중총궐기 범국민대회를 마친 참가자 5만여명(주최 측 추산)은 청계천과 종각역, 종로1~5가를 거쳐 대학로 서울대학병원까지 행진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달 14일 1차 집회에서 경찰의 물포에 맞고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씨(69)가 입원 중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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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차 민중총궐기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대학로 방향으로 평화행진을 하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7시30분쯤부터 서울대병원 후문 앞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촛불문화제’를 끝으로 이날 모든 집회를 마무리했다.

무대 위에 오른 백 농민의 막내딸 백민주화씨는 “이 추운 날씨에 이렇게까지 많은 분들이 오실 줄 몰랐다”면서 “저 멀리까지 계신 분들을 보니 ‘희망’이란 단어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아버지가 여러분들의 목소리와 마음을 듣고 일어나실 것만 같다”고 울먹였다. 큰딸 백도라지씨는 “3주전 아빠가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올 때만 해도 경찰차벽에 막혀 경복궁에서 병원까지 걸어와야 했다”면서 “오늘 보니 경찰이 차벽을 치지 않고 시위대를 보호해주신 것 같은데 감사하다. 앞으로도 집회에서 우리를 이렇게 지켜 달라”고 말했다.

백씨의 동료인 농민 유영훈씨는 “백남기 선생은 학생운동, 농민운동으로 평생을 산 분이지만 결코 나서서 남들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따뜻한 분이었다”면서 “그런데 그 선량한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생사 기로에 선 오늘 이 순간까지도 경찰이나 정부 당국은 병원에 와 그 어떤 위로나 사과의 말도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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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대학로에서 2차 민중총궐기 평화행진을 마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마무리집회를 갖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이에 앞서 범국민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하는 카네이션과 바람개비를 들고 서울광장에서 서울대병원 후문까지 행진했다. 경찰은 2개 차로를 통제해 참가자들의 행진을 보장했다. 참여 인원이 많아 참가자들이 한때 2개 차선을 넘어서면서 경찰이 경고방송을 했지만,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범국민대회가 열린 서울광장과 행진 최종 목적지인 서울대병원 후문은 약 3.5km 거리였지만, 많은 인파가 몰려 대오 전체가 도착하기까지 3시간 가까이 걸렸다.

민주노총은 논평을 통해 “행진의 선두가 오후 6시 대학로에 진입했음에도 후미 대열은 여전히 시작점인 서울광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유례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경찰은 5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이 참여했는데도 협소하게 행진 경로를 강제해 교통 불편을 가중시켰고, 대열 중간중간 차량 통행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행진을 분산시키며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차벽이 사라지니, 이를 뚫고자 하는 참가자와 경찰 사이의 충돌도 없었다. 경찰은 집회 시작 전부터 광화문일대를 경찰 차벽으로 에워쌌던 지난 1차 집회와 달리 이날은 차벽을 세우지 않았다. 대신 서울광장에 몰린 참가자들이 도로에 나오지 못하도록 경찰들이 겹겹이 차로를 둘러쌌다. 군인권센터 회원들은 이들을 향해 ‘의경은 인간방패가 아니다’라고 쓰인 팻말을 펼쳐들기도 했다. 경찰은 “폭력시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225개 중대 2만여명과 살수차 18대 등 대규모 경력을 투입했지만, 평화 행진으로 시위대에 대한 해산이나 진압은 없었다.

대신 ‘가면무도회’를 연상케 한 집회는 풍자와 재치가 넘쳤다. 닭모양 복면을 쓴 참가자는 ‘저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었고, 박근혜 대통령 얼굴 모양의 가면을 쓴 대여섯명의 참가자들은 ‘넌! 혼이 비정상’이란 팻말을 들고 무릎을 꿇고 벌을 서는 포즈를 취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차 민중총궐기대회 참가자들을 테러단체인 IS(이슬람국가)에 비유하고, 새누리당이 ‘복면금지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저항의 의미었다.

이밖에도 청소년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스케치북 손팻말을, 종교인들은 평화를 상징하는 꽃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개신교 시국대책위원회 김경호 목사는 “집회·결사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인데 이를 불허하는 것은 시계를 유신시대로 돌린다는 생각에 목사들도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할 일이 없어서 국민들이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이 아니다. 우리가 불법이 아니라, 차벽을 쌓아 비판의 목소리를 가두고 유해물질을 국민의 얼굴에 쏴 입막음하는 국가권력이 불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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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5일 예술가들이 서울 세종문화회관앞 계단에서 각자 준비한 가면을 쓰고 ‘집회, 결사, 표현의 자유를 위한 예술행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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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5일 예술가들이 서울 세종문화회관앞 계단에서 각자 준비한 가면을 쓰고 ‘집회, 결사, 표현의 자유를 위한 예술행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민중총궐기 중계]차벽 사라진 광장, 평화행진 열려
[민중총궐기 중계]“우리가 IS라고? 우린 ‘복면시위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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