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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달라이라마 압박에 민중 삶 고난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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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국 전국인민대표대회와 티베트 민중봉기의 날을 전후로 중국을 비롯해 인도와 대만 등 세계 각국에서 분신과 대규모 집회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달라이라마가 티베트를 더욱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그에게 책임을 돌리고 맹비난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이 달라이라마 사후 티베트불교계에 대한 주도권을 잡기위한 사전 작업으로 티베트에 연일 강경정책을 펼치는 것이 민중 반발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달라이라마 “전승 폐지” 발언에
중국, 맹비난 속 불쾌감 들어내
전인대 개막·민중봉기의 날 전후
티베트인 시위·분신 줄이어


티베트불교계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배 노력은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극명히 드러났다. 바이마츠린(白瑪赤林) 티베트자치구 주임은 3월9일 열린 티베트자치구 대표단 회의에서 “달라이라마 전승제도가 폐지될 수 있다는 달라이라마의 주장은 티베트 불교를 모독한 것”이라며 “현 상황을 생각하면 전통을 끝내는 게 낫다는 그의 발언은 조국과 티베트불교, 달라이라마 전승 세계에 대한 배반”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중국 중앙정부의 비준이 없었다면 그는 14대 달라이라마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달라이라마는 엄격한 종교의례와 역사적 제도를 거쳐 국민정부의 비준을 얻은 뒤에 이 자리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티베트에 대한 배반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중국정부의 비준과 상관없이 전승 전통을 끝내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중국의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56년째 망명생활 중인 달라이라마는 지난해 12월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수백 년 된 티베트의 달라이라마 전승 전통은 대중에 대한 영향력이 있는 재임자가 있을 때 끝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바 있다.

롭상 상가이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는 이런 중국의 반응에 적극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3월12일 프랑스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티베트인 탄압이 북한과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시행 시기의 남아공 정권을 연상시킨다”며 “티베트는 변한 게 아무것도 없으며 오히려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5세대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최근 “티베트의 번영을 위해 힘쓰고 있다”는 주장에 강력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상가이 총리는 “티베트인 집중거주지 중심가 곳곳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되고 티베트인들의 생체정보를 담은 신분증이 발급됐다”면서 티베트인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는 상황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티베트 민중들도 시위의 규모를 점차 넓히며 중국에 대한 거센 반발을 표출하고 있다. 3월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 날 쓰촨성 아바 장족강족자치구 아바현 지역에서는 40대 여성이 티베트 정치와 종교의 자유를 요구하며 분신했다. 이날 분신자로 2008년 이후 중국 내 티베트인 분신자는 137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는 100명이 넘었다. 그러나 바이마츠린 주임은 “달라이라마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일부 사람들이 분신자살하게 선동해오고 있다”며 “오늘날 티베트는 더욱 혼란에 빠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바이마츠린 주임의 발언은 여론을 더욱 자극, 3월10일 ‘56주년 티베트 민중봉기의날’에는 인도와 대만 등에서 티베트인들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대만 타이페이에서는 달라이라마의 사진을 든 티베트인들의 행진이 이어졌다. 인도 뉴델리 중국 대사관 앞에서는 티베트 국기를 몸에 그린 티베트인들이 ‘티베트 해방’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다 1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는 이날 500여명이 ‘티베트 민중봉기의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롭상 상가이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는 중국지도부에 대화를 촉구했지만 당국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올해 세수 81세에 접어든 달라이라마. 입적 후를 둘러싼 중국의 사전 작업이 더욱 치밀해 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 속에 티베트 민중들의 삶은 점점 더 고난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286호 / 2015년 3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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