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인질로 잡힌 中 강아지·고양이 9000만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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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74 2018.11.0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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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골든 리트리버 ‘다다’를 키우는 올리비아 렌의 말입니다.
[이슈추적]
中 반려견만 5100만, 반려묘는 4100만 마리
미국산 사료 가격 급등, 품귀현상으로 비상
연 28조원 규모인 중 반려동물 산업에 타격
7개월째 이어지는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무역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로 반려 고양이와 강아지도 꼽힌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중국엔 우리나라 인구 수와 맞먹는 반려견 5100만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이외에 반려묘도 4100만 마리나 있지요. 이들이 무역전쟁의 피해자가 된 건 바로 수입 사료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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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가짜 분유’ 파동에 동물 사료도 못 믿어
그동안 중국인들은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미국산 사료를 주로 먹였습니다. 자국 내에서 생산되는 사료를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상하이에서 푸들과 함께 살고 있는 일레인 선은 “국산 사료는 해로워서 아무리 좋다고 해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중국은 ‘가짜’를 만들어내는 걸로 유명합니다. 10년 전엔 ‘가짜 분유’ 파동으로 아이들 30만 명이 피해를 봤고, 지난 여름엔 ‘가짜 백신’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동물 사료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역전쟁이 발생하면서 중국에서 미국산 사료를 구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수입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가격까지 오르면서 자식 같은 강아지, 고양이에게 질 좋은 먹이를 주고 싶은 주인들에게 비상이 걸린 겁니다. 그래서 렌은 지난 6월에 사료 90㎏을 사재기 해두기도 했습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오스틴 첸은 “무역 전쟁이 내 삶에 영향을 끼친다는 걸 사료를 보고 처음 깨달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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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동물 사료는 무역전쟁의 인질”
중국 당국은 미국산 사료에 대한 세관검사도 예전보다 더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온라인 반려동물 용품 업체인 EPet 관계자는 “9월 중순부터 수입 통제가 강화되고 관료들이 더 많은 검사를 하고 있다”며 “반려동물 식품산업도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밝혔습니다.
상하이에서 반려동물 식품 수입업체를 운영하는 로이 쳉은 “무역전쟁 전에는 한 달에 한 번 미만 검사를 했지만 지난 두 달 사이엔 최소 6번이나 검사를 했다”며 “매일 무역전쟁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관세청은 이런 논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반면, 왕진 콴 중국농업과학아카데미(CAA) 연구국장은 “8월에 온라인 시장에서 미국산 사료가 사라진 건 단순한 우연일 뿐”이라며 무역전쟁과 동물사료는 관련이 없다는 듯 이야기했습니다.
로버트 죌릭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달 베이징에서 “동물 먹이는 두 국가 간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우리 모두 동물들이 건강하게 지내길 원하지 않냐?”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강아지와 고양이들은 곧 맛있는 미국산 먹이를 먹을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NYT는 “동물 사료는 무역전쟁의 인질로 계속 남을 것”이라며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를 예상했습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무역전쟁 인질로 잡힌 中 강아지·고양이 9000만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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