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m 연결통로 허가받는데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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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015-07-13 08: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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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반도체 발목 잡은 규제
제2공장 세워놓고도 컨베이어 시스템 연결 못해
생산 물량의 30%를 中 톈진 공장으로 돌려
- 朴대통령이 나선 지 16개월
숙원사업 풀린 서울반도체
"中·동남아 기웃거리지 않고 사업할 수 있는 나라 됐으면"
경기도 안산시의 반월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LED(발광다이오드) 전문기업 서울반도체가 오는 27일 직선거리로 180m 떨어진 1공장과 2공장을 잇는 연결통로 공사에 착수한다. 매출 1조원 안팎의 중견기업이 온갖 규제를 뚫고 이 공사의 첫 삽을 뜨는 데 6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이 일은 기업을 옥죄는 규제인 '손톱 밑 가시'의 대표적인 사례로 박근혜 대통령도 수차례 규제 철폐를 거론한 바 있다.
세계 4위 LED 패키지(광원용 LED) 제조사인 서울반도체가 지난 6년간 겪은 일은 규제 위주의 정책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낳는지 잘 보여준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반월공단의 기존 공장 근처에 제2공장 터를 마련했다. 직선거리로는 180m 떨어져 있지만 도로를 따라가려면 1.2㎞를 빙 돌아가야 하는 어정쩡한 위치였다. 회사 측은 완공 전까지 연결통로를 개설하면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2010년 1월에는 당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박주원 안산시장이 서울반도체를 찾아와 각종 인·허가 등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해주겠다는 협약까지 체결했다.
하지만 규제의 벽은 높았다. 서울반도체는 안산시에 공원을 가로지르는 연결통로 건설 허가를 요청했지만 3개월 만에 '불가(不可)' 통보를 받았다. 지형·생태가 훼손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듬해 서울반도체는 공원의 연결통로 부분에 해당하는 사유지 2300평(약 7590㎡)을 사들인 뒤 다시 신청서를 냈지만 1년 7개월 만에 '사유지여도 공공 목적이 아니면 개발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서울반도체 대표이사인 이정훈 사장은 2014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규제개혁장관회의에 참석해 지난 5년여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회의 두 달 만에 '공공 목적 없이도 산업용 통로를 설치할 수 있다'는 도시공원법 시행령 개정안이 마련됐다. 단, '공원시설 보존을 위해 지하 시설 최상단부와 지면의 거리가 1.5m 이상이 되도록 할 것'이란 문구가 추가됐다. 서울반도체는 두 공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지상 구간을 연결하려고 했지만 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 사이 완공된 2공장은 극히 비효율적으로 운영됐다. 1공장에서 부품 숫자를 세서 반출(搬出)증을 쓰고 보안검색을 거쳐 차량으로 1.2㎞를 운송해야 했다. 2공장에 부품이 도착하면 다시 숫자를 세고 반입(搬入)증을 쓴 뒤 라인 앞까지 부품을 옮겼다. 이후 담당자가 다시 수량을 세고 결재를 받아야 생산라인에 들어갈 수 있었다. 급할 때는 직원이 한밤중에 부품 가방을 들고 컴컴한 공원을 가로질러 뛰는 적도 있었다.
공장 간 연결통로가 있었다면 컨베이어 벨트로 간단하게 서로 오갔을 일이다. 이 같은 비효율 때문에 회사는 생산 물량의 30%가량을 한국이 아니라 중국 톈진(天津)에 있는 공장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서울반도체가 지쳐 포기할 때쯤, 올 2월 다시 정부 대책회의가 열렸다. 대통령이 "그 문제, 해결됐느냐"고 확인한 것이 계기였다. 그로부터 한 달 후 '연결도로 중 지상으로 표출되는 부분만큼 공원 용지에서 일부 해제한다'는 해결책이 마련됐고 올 4월 최종 허가가 나왔다.
서울반도체의 경영지원 담당 이병학 사장은 연결통로 공사와 관련, "6년 만에 극적으로 해결책이 마련된 것은 기쁜 일"이라며 "중국이나 동남아를 기웃거리지 않고 마음 놓고 사업할 수 있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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