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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 개방 우려? 이래서 진짜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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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4   2017.06.0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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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4대강 탄핵하자] 금강의 공주보만 개방한 까닭

적폐청산 1호 '이명박 4대강을 탄핵하자' 특별 기획은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이 진행합니다. 금강 현장은 김종술, 정대희 기자, 낙동강 현장은 정수근, 권우성, 조정훈, 김병기 기자가 취재합니다. 현장 기사는 오마이뉴스 SNS(페이스북 등)를 통해서도 동시에 송고합니다. [편집자말]

지난 22일 문재인 정부는 4대강 6개 보의 수문개방을 결정했다. 충남도와 환경단체들은 즉각 환영 입장을 냈다. 6월 1일 오후 2시부터 수문을 개방한 공주보는 1시간에 2cm 씩 10시간 동안 20cm 수위가 낮아졌다. 수자원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전체 1500만 톤 중에 88만 톤이 방류돼 관리수위는 8.75m에서 8.55m된다.

금강 공주보 수문개방을 앞둔 상태에서 농어촌공사에서는 국토부, 환경부, 수자원공사, 자치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공주시는 아래와 같은 우려를 표했다. 충남농어촌공사는 모아진 의견을 모아 공주보 수문개방에 신중을 가해달라는 요구서를 국무조정실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4대강 수문개방은 세계문화유산 공산성 경관이 훼손된다."
"농번기 농업용수 부족으로 모내기에 어려움이 있다."

"전국 규모의 조정경기대회 차질이 우려된다."

공주시 주장을 하나씩 확인해 보자. 첫 번째로 "4대강 수문개방은 세계문화유산 공산성의 경관이 훼손된다"는 점. 4대강 사업 전까지 공산성 앞은 너른 모래톱이 발달한 지역이었다. 공주시민은 물론 인근 도시민의 쉼터였다. 대보름 행사를 비롯해 각종 행사가 모래톱에서 치러질 정도였고, 여름이면 사람들로 넘쳤던 곳이다. 

4대강 사업이 발표되면서 시민들은 모래톱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며 반대했다. 불교계에서는 4대강사업 반대를 요구하며 공산성 내에 '금강선원'을 만들어 단식에 들어갔다. 그러나 공주시와 시의회는 공산성 앞 모래톱에 쓰레기만 떠내려 오고 들쥐만 살고 있다며 준설을 요구했다. 수질을 개선시키는 모래톱 본래의 순기능은 철저히 외면됐다.
강의 준설은 공산성을 흔들었다. 1500년간이나 버티던 균형이 깨진 것이다. 2660m 공산성 성곽 둘레 중 강변 450m구간에서 배부름 현상이 발생했다. 길이 3m 높이 2m정도의 땅 꺼짐도 발생했다. 결국 2014년 두 곳의 성곽이 무너져 내렸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현장 조사 후 모래톱 준설의 영향을 지적했다. 결국 4대강사업 자체가 공산성 경관을 훼손했다.

두 번째 "농번기 농업용수 부족으로 모내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농업용수 관리 담당자의 말은 달랐다. 지난 5월 26일 기자는 공주세종농어촌공사를 찾았다. 공주보 상류에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정수장이 있기 때문이다. 수자원관리부장은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며 다음의 말을 이어갔다.

"모내기를 하기 위해선 논에 18cm가량의 물을 담아야 한다. 금강의 용수로 농사를 짓는 논 80%에 정도에 물을 채웠다. 모내기는 50%정도가 진행됐으며 6월 15일 정도면 모내기가 끝났다. 그때부터는 논물을 빼는 시기로 금강 물을 사용하여 농사를 짓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세 번째 "전국 규모의 조정경기대회 차질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공주시장배 조정경기가 공주에서 처음 열렸다. 올해 경기는 공주시 왕촌천 입구에서 진행한다. 이곳은 공주보의 수문개방에 따른 영향을 덜 받는 곳이다. 공주보 상류 옥룡대교부터 석장리박물관까지는 웅덩이처럼 깊은 수심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인근 지역에는 두 개의 농업용수 정수장이 자리하고 있다.

공주시 담당자는 "공주시가 (국무조정실)공식적으로 전달한 게 아니다. 공주보와 농어촌공사 공주지사도 다녀왔다. 그 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다. 농어촌공사 충남대책본부에 수문개방에 따른 문제가 있는지 확인을 요청했는지, 모든 의견을 종합해서 농어촌공사에서 (국무조정실)로 들어간 것이다. 이것이 와전대서 공주시가 건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공주보 수문 개방은 이 같은 의견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까지 금강은 공주시민의 식수였다. 강변 모래톱과 수초는 강물을 정화시켰다. 때문에 물량이 적은 갈수기에도 2급수의 수질을 자랑했다. 이랬던 금강은 준설과 콘크리트로 막히면서 자정능력을 잃었다. 스스로 치유하지 못한 강물은 나날이 악화됐다.

물가에 다가가기 어려울 정도로 악취가 진동했다. 녹조가 창궐하여 강물은 마치 녹색의 잔디밭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끼벌레류가 창궐하더니 사라졌다. 시커멓게 쌓인 강바닥의 펄 속에서는 환경부가 지정한 4급수 오염지표종인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 애벌래가 득시글하다.

2013년 수자원공사 자료에 따르면 보 건설 후 수질상태는 질산성 질소 오염 등이 초과해 청색증을 유발할 수 있어 식수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는 당시 <SBS 스페셜> '4대강의 반격'을 통해 확인된 내용이다.

2015년 8월 세계적인 조류학자인 다카하시 토루(高橋 撤) 구마모토 환경보건대학 교수, 박호동 신슈대학 교수는 금강 녹조 물에서 현미경을 통해 독성물질인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틴을 찾아내기도 했다. 당시 다카하시 교수는 "일본의 이사하라 간척지는 8년간 같은 장소를 조사하면서 농작물에서 독성물질을 검출했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4대강 사업 5년 만에 물고기가 죽고 야생동물은 피부병이 걸리고 죽어간다. 독성물질이 가득하고 강물에서 풍기는 악취는 사람의 접근을 차단한다. 지난 2014년부터 공주시 보건소는 강변에 소독약을 살포하고 있다. 붉은깔따구 등의 날벌레가 급증하면서 악취 민원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건강을 우선시해야 할 공주시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수문 개방을 우려하는 이유는 뭘까? 고인물은 썩는다. 썩은 물은 특단의 조치, 즉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지 않으면 회복되기 어렵다. 다시 말해 강은 그 흐름을 간섭받지 않을 때 가장 건강하다는 것이다. 흐르는 금강이 될 수 있도록 공주시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을까.

오늘 아침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은 공주보 수문 개방 이후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현장으로 간다. 전날 수위 변화를 체크하기 위해 강변에 말뚝을 박아 놨다. 4대강 독립군은 우리 강이 제대로 독립할 수 있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흐르는 우리 강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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