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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천국' 아닌 '김밥지옥'..서민 울리는 외식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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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4   2018.01.05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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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4%↑…5년 연속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앞질러
김밥·소주·라면·짬뽕 등 서민 품목 중심으로 상승
최저임금, 물가상승 유발…서민 체감 '고물가 지속'

기사와는 상관없음.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아이들이랑 분식집에서 간단하게 한끼를 때울려고 했는데, 김밥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놀랐어요. 3만원이 홀라당 나가네요." 동네 분식집에서 두 아이와 함께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온 이 모씨는 식사 비용 영수증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불과 일주일전과 비교해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서다. 분식 가게 사장은 "식재료 비용 등 물가가 너무 많이 오르고, 인건비 부담에 임대료도 치솟아 어쩔수 없이 김밥 등 주요 메뉴 가격을 올렸다"며 양해를 부탁한다고 하소연했지만, 이 모씨는 새어나오는 한숨을 막지 못했다.

박 모씨는 최근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간편식 설렁탕 제품 2개를 집어들었다. 자주 가는 동네 설렁탕집 메뉴 가격이 올라 한 그릇에 1만원에 육박해지자 주머니 사정을 걱정할 수 밖에 없어서다. 그는 "간편식 제품이 맛도 좋고 가격은 절반에 불과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며 "가끔 외식을 할 생각이며, 이제 주로 간편식 등으로 집에서 해 먹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밥, 소주, 라면, 짬뽕 등 서민이 주로 즐기는 외식 메뉴 가격이 급등하면서 고물가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2%대에 미치지 못하는 저물가 기조가 계속되고 있지만, 외식물가는 5년 연속으로 전체 물가 상승률을 앞지르는 등 서민들이 직접 피부로 체감하는 고통이 큰 상황이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2.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9%)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외식물가가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높은 현상은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외식물가는 2013년 1.5%, 2014년 1.4% 상승한 후 2015년 2.3%, 2016년 2.5%를 기록해 2%대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전체 소비자물가는 2013년 1.3%, 2014년 1.3%, 2015년 0.7%, 2016년 1.0% 등으로 1%대에 머물러 대조를 보였다.

서민들이 고물가를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이유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 품목의 상승률이 높기 때문이다.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김밥은 작년 한 해에만 무려 7.8%가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와 비교하면 4배나 높은 수준이다. 서민의 술인 소주 가격도 5.2%올랐다. 맥주 가격도 2.5% 상승해 폭탄주인 '소맥'도 쉽게 즐기기 어렵게 됐다.

갈비탕(4.5%), 라면(4.2%), 짬뽕(4.0%), 볶음밥(3.6%), 설렁탕(3.3%), 짜장면(3.2%), 구내식당식사비(2.8%) 등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2배 이상 뛴 품목이었다.

통계청이 분석하는 전체 39개 외식품목 중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인 품목은 스테이크(1.9%), 돈가스(1.8%), 비빔밥(1.7%), 생선 초밥(1.4%), 치킨(0.9%) 등 16개에 불과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김밥 등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작년 달걀값이 많이 오르는 등 원재료 가격 인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소주 가격도 작년 초부터 병당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린 곳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최저임금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상쇄시키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가격인상 카드를 꺼내는 동네 식당,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많아 고물가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식 프랜차이즈 놀부부대찌개와 신선설농탕은 일찌감치 가격을 인상했다. 놀부부대찌개는 대표 메뉴인 놀부부대찌개 가격을 7500원에서 7900원으로 인상하는 등 전체 찌개류 가격을 평균 5.3% 올렸다. 신선설농탕도 대표 메뉴인 설농탕을 비롯해 전체 메뉴 가격을 약 14% 인상했다. 신선설농탕은 대표 메뉴인 설농탕 가격을 기존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순사골국·만두설농탕 등은 각각 1000원씩 올라 9000원에 판매한다.

롯데리아를 비롯한 패스트푸드 가격인상도 진행되고 있다. 최근 롯데리아는 전 메뉴 74종 중 버거류 12종, 세트 15종, 디저트류 1종, 드링크류 5종의 판매 가격을 조정해 전체 가격을 평균 2% 인상했다. 5년마다 가격을 인상해 온 맥도날드도 곧 가격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저임금 10% 인상 시 음식 및 숙박업의 임금이 2.1%, 물가는 0.5% 상승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률 16.4%를 단순 대입하면 임금은 3.4%, 물가는 0.8%오른다는 의미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외식업종의 특정성 인건비가 가장 큰 부담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많이 고민할 수 밖에 없다"며 "주요 프랜차이즈 본사에는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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