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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이날']1월31일 학벌사회의 두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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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90   2018.02.01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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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이날’]은 195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마다의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 합니다.
 

[오래전 '이날']1월31일 학벌사회의 두 풍경 [오래전 '이날']1월31일 학벌사회의 두 풍경
                       

10년 전인 2008년 1월31일자 경향신문에서 단일 이슈로 가장 많은 지면을 차지했던 건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 발표 소식이었습니다. 전날인 30일 당시 교육인적자원부가 로스쿨 신청을 한 대학들 중 인가를 주기로 결정한 곳들을 확정해 발표했는데, 41개 대학 가운데 25곳이 인가를 받고 16곳이 탈락했습니다. “탈락한 16개 대학은 ‘초상집’을 방불케 했다”고 기사는 전합니다. “로스쿨 유치는 법조 엘리트 양성을 통해 대학의 위상을 올리는 기회로 대학은 판단,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 및 교수진 스카우트도 마다하지 않았으나 허사가 됐기 때문”입니다. 41개 대학에 로스쿨에 쏟아부은 돈만 4000억원에 달했습니다.      

             당시 조선대 관계자는 “그동안 동문모금을 통해 모은 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조건을 충족시켰는데 허사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한남대 관계자는 “지역 차별에 의해 탈락한 것 같다. 이대로라면 지방 사립대는 고사하라는 말이냐”고 말했습니다. 로스쿨을 유치한 대학들도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수도권 사립대들은 정부가 인가해준 로스쿨 정원이 너무 작다고 불평했습니다.
 

특별히 주목할 점은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들에 배정된 인원이 해당 대학의 2002~2006년 사법시험 합격자 수의 비율과 거의 같았다는 겁니다. 이 기간 중 1685명의 사법시험 합격자를 배출한 서울대는 정원 150명을 확보했습니다. 그 뒤를 이어 나란히 120명의 정원을 확보한 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는 이 기간 중 합격자 수에서 2~4위를 차지한 학교들이었습니다. 대학 서열에 따라 로스쿨 배정 인원이 결정된 겁니다. 로스쿨 도입 명분 중 하나인 소수 대학들의 사법시험 합격자 과점 현상 완화를 무색하게 하는 결과였습니다.  

■ 합격자 이동 대소동
 

[오래전 '이날']1월31일 학벌사회의 두 풍경

1998년 1월31일자에는 8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서울대 합격자의 80%가 6개 주요 사립대에 복수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연세대는 모집정원 2876명 가운데 1614명이 서울대에 복수합격했는데, 이는 연세대 모집정원의 56.1%였ㅆ브니다. 서강대와 이화여대는 각기 모집정원의 30.5%, 26.7%가 서울대에 복수합격했습니다. 경희대의 경우에는 무려 72.3%가 서울대 복수합격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각 대학들은 서울대 복수합격자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동문재학생들을 보내 설득하는 등 복수합격자 이탈방지 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당시 기사는 전했습니다. 학벌사회의 엄격한 서열문화가 빚어낸 진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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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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