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대 총무원장 당선인 진우스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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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1 2022.08.2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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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종단 개혁 이후 처음으로 단일 후보로 합의 추대한 조계종 총무원장 당선인이 나왔다 . 경선을 통해 총무원장을 선출해왔던 지금까지와 달리 선거인단 전체가 단일 후보를 ‘합의 추대 ’ 방식으로 총무원장을 선출한 건 유례가 드문 일이다 . 백양사 정상화 , 총무원장 탄핵 등 종단 전체가 혼란과 분열에 빠질 때마다 ‘직무대행 ’을 맡아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종도들의 불안을 잠재웠고 , 중앙종무기관으로 진출 한 후엔 탁월한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 선거로 인한 분열과 폐단을 없애고 ‘존경받는 어른 ’을 한마음 한뜻으로 모시자는 열망이 ‘추대 ’로 나타난 지금 , 그 어느 때보다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 종도들의 기대가 진우스님 어깨에 달려있다 . 원로회의 인준 절차만을 남겨놓은 당선인 진우스님과의 서면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
Q.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
A. 작금의 한국불교는 역사적 갈림길에 놓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불교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 지난 시간
, 부처님 가피 아래 여러 소임을 맡으며 본분사에 충실하고자 노력해왔다
. 교구본사와 말사에서 주지를 맡아 수행과 포교 일선에서 고충을 함께하고자 했고 종단 중앙의 소임을 맡으면서는 한국불교의 위기와 기회를 절감한 바 있다
. 그 속에서 한국불교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 그 경험과 배움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컸다
.
Q. 출마와 동시에 종도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 단일 후보로 추대 형식의 당선을 이뤄냈다
. 의미는
.
A. 고마운 일이다
. 스스로 특별히 뛰어난 능력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간 출가 수행자로서 성실하게 살아온 점과 크게 적을 만들지 않는 면에 후한 점수를 준 것 같다
. 내전과 외전을 겸비한 이력과 다양한 소임을 맡았던 경험들이 있어 종무 행정의 적임자라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 무엇보다 총무원장 선출 때마다 겪어야 했던 종단 안팎의 혼란과 선거 폐단으로 인한 피로감도 있었을 것이다
.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다
. 당선이 확정된 후부터 매순간
‘단일 후보 추대
’라는 수식어에 담긴 행간을 읽으려 노력한다
. 종단의 화합과 안정을 바라는 종도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을 것이고 나아가 국민과 불자들로부터 존경받는 불교로 거듭나는 새 집행부를 염원하는 마음이 클 것이다
. 매사 최선을 다해 그 답을 찾는 방법 밖에는 보답할 길이 없다고 생각한다
.
Q. ‘불교중흥의 새 역사를 열도록 하겠다
’는 슬로건에는 어떤 뜻이 담겼나
.
A.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의미다
. 통합종단 출범 후 종단 개혁 등을 거치며 종단은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나아갈 수 있었던 데는 원력을 모아 일심으로 불교를 다시 일으키고자 했던 역대 조사 스님들의 노력이 있었다
. 수행 종풍을 진작해 청정 승가를 바로 세우는 일
, 사명감을 갖고 포교 일선에 적극 뛰어들어 중생을 교화하는 일
, 삼보의 존귀함을 알고 스님과 사찰 하나하나를 세심히 들여다보는 일 등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것은 없는지 다시 살피자는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다
. ‘불교중흥
’은 어려운 말이 아니다
. 지계청정
, 견성성불
, 중생교화
, 이 모든 말이 그 안에 압축돼 있다
.
Q. 주요 종책과 공약에 대해 설명한다면
.
A. 종단 운영 기본 방향은
3대 기조와
7대 중점 분야로 요약할 수 있다
. 3대 기조는 소통
, 포교
, 교구다
. 원로 대덕 스님들의 수승한 가르침을 바탕으로 사부대중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종단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소통
’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 신심을 갖고 진심으로 소통해나갈 수 있는 구체적 방법들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
무엇보다
‘포교
’에 있어서는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획기적인 종책들을 추진할 생각이다
. 권역별 광역시를 기점으로 명상힐링센터를 건립해 포교 공동화 현상을 막고
,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법회는 정례화해 종단 포교의 새 지평을 열도록 하겠다
.
이 모든 일들의 중심에 교구본사를 둘 생각이다
. 각 교구가 교구별 특성화 전략을 적극 발굴할 수 있도록 중앙은 뒤에서 지원하는 방식의 시스템 전환을 생각하고 있다
. 지역 사회와 밀착된 교구 행정
, 포교 시스템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 7대 중점 분야는 수행
, 교구
, 포교
, 교육
, 승가복지
, 문화
, 사회 등이다
. 각 분야를
37개 공약들로 구체화했고 실현 가능하도록 세부화 시키는 과정에 있다
.
Q. 이것만은 반드시 해내겠다고 생각하는 것
(최우선 시행 과제
)이 있다면
.
A. ‘첫째도 포교
, 둘째도 포교
, 셋째도 포교
’다
. 불교중흥의 사활이 여기 걸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청년
, 어린이 등 미래 세대 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와 계층에 맞는 세부적인 포교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 어느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전법의 바퀴를 쉼 없이 굴려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는 일
, 개인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희망으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
대중과 가까운 곳에서
, 사회 약자들과 함께 가는 종단의 모습도 필요하다
. 전통사찰이 갖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과 콘텐츠를 발굴해 대중적으로 다가서고
, 불교 문화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여나가야 한다
. 불교가 지금껏 지속해온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도 보다 넓게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우리 사회 각종 의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종단 총괄 기구 설립도 염두에 두고 있다
. 대중에게 신뢰받는 불교
, 그 최우선에
‘포교
’가 있다
.
Q. 종책을 가로 지르는 하나의 화두가 있는가
.
A. 소통이다
. 아무리 신심을 갖고 공심으로 일을 한다고 해도 소통을 하지 않으면 진심이 전해지기 어렵다
. 지역과 밀착된 포교
, 교구본사 중심의 종무 행정 시스템을 구축한다 해놓고 소통하지 않는다면 무의미할 뿐이다
. 소통은 거리가 아니라 의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 전국 사찰과 물리적 거리가 있다 하더라도 더 자주 보고 대화하면 진심이 통할 것이다
. 그래야 종단 운영도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모든 운영의 중심에
‘소통
’을 두고 낮은 자세로 귀 기울여 나가겠다
.
Q. 본인이 바라보는 한국불교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할 방안은 무엇인가
.
A. 교육원장 소임을 보면서
‘출가자 감소
’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를 직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 표면적으로 보이는 숫자에 매몰되기보다 근본적인 원인과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탈종교화가 세계적 추세인 만큼 한국불교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 다만
,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위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위기 대책과는 별개로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승가 교육 시스템 구축과 청년들을 위한 출가 프로그램 개발 등의 노력은 늘 경주해야 할 것이다
. 불교가 불교답고
, 스님이 스님다우면 출가자 걱정 없이 한국불교가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흔들리지 않고 가는 힘이 중요하다고 본다
.
Q. 출세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 삶을 지탱하는 나침반 같은 좌우명이 있나
.
A. ‘행불행
’, 어떤 상황에서도 경계에 끄달리지 않는 마음이다
. 밀물과 썰물의 시간이 다르듯이 괴로움과 즐거움도 때가 다를 뿐
, 괴롭고 슬픈 때가 있다면 기쁘고 즐거울 때가 반드시 온다
. 항상 중도
(
中道
)에 있으려 노력한다
. 어떤 혼란과 위기에 봉착해도 중도 앞에서는 다 무용지물이되더라
.
Q. 마지막으로 종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A. 어느 때보다 덥고 힘든 날이 계속되고 있다
. 이상 기온과 코로나 감염 등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남을 위한 길이 나를 위한 길이라는 대승적 자각을 잊지 않고 함께 나아가자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 조계종단의 찬란한 역사를 새로 써 나가는 이 길에 사부대중이 함께 해주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 함께 꿈꾸고 같이 만들어나간다면 한국불교는 반드시 달라진다는 믿음이 있다
. 불교와 종단을 위해 진심으로 소통하고 공심으로 일할 각오가 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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