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이니 부처로 살라는 가르침
페이지 정보
726 2023.05.30 11:01
본문
■ ‘마음의 평화, 부처님 세상’ 봉축표어로 살펴본 불교 교리
연기 사성제 팔정도 등 진리 이해 체득
법에 의지 계행청정 수행으로 열반 성취
마음 강조한 禪도 본래 구족한 인간이니
자성청정한 그대로 실천할 것을 강조해
올해 봉축 표어는 ‘ 마음의 평화 , 부처님 세상 ’ 이다 .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취임 후 처음 맞는 부처님오신날에 제시한 봉축 표어는 선 명상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을 때 개인도 사회도 평화와 행복이 찾아온다는 평소 스님의 가르침이 들어있다 .
짧고 간단한 문구이지만 담긴 뜻은 간단치 않다 . 우선 마음이 무엇인가부터 정리해야 한다 . 불교는 마음을 가장 중시한다고 알려져 있다 . 하지만 마음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설명이 조금씩 다르다 . 초기불교에서는 마음 (citta) 을 ‘ 대상에 대한 인식 작용 ’ 으로 바라본다 . 또한 고정 불변하는 실체가 아니라 조건에 따라 변화하는 무상 ( 無常 ) 으로 본다 . 눈 ( 眼 , 根 ) 으로 책상이라는 대상 ( 相 ) 을 바라보고 인식 ( 識 ) 이 생기는 것이 마음이다 . 초기불교에서 마음은 대상을 아는 것이며 조건에 따라 변한다는 개념으로 정리할 수 있다 . 부파 대승불교로 넘어가면서 식 ( 識 ) 개념이 점차 정교하게 발달하면서 인간의 다섯 가지 감각기관이 작용하여 만들어 낸 식 ( 識 ) 에 의식을 더한 ‘ 육식 ( 六識 ) 을 마음이라 하고 무의식인 아뢰야식을 더한다 . 개념은 복잡해지지만 대상에 대한 인식작용의 결과이며 생멸 ( 生滅 ) 하는 무상성을 특성으로 하는 기본 구조는 동일하다 .
우리가 마음 ( 心 ) 이라고 부르는 개념이 불교 전체를 압도하고 절대화되는 것은 중국의 선 ( 禪 ) 에 이르러서다 . 가장 많이 인용하는 ’ 즉심시 불 ( 卽心是佛 , 마음이 곧 부처 ), 어느 사찰을 가던 주련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사구게 ( 四句偈 ) ‘ 약인욕료지 삼세일체불 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 ’( 若人欲了知 三世一切佛 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 , 만약 삼세의 모든 부처님을 알려고 하거든 응당 법계의 성품을 관찰하라 .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 < 대승기신론 > 의 ‘ 법이란 중생의 마음이다 .’< 육조단경 > 에 등장하는 ‘ 마음의 바탕에 산란 없음이 자성의 선정이요 , 마음의 바탕에 어리석음 없음이 자성의 지혜라 ’ 등 선에서 마음은 부처이며 부처를 넘어 세상을 만드는 주인이며 창조자가 될 정도로 절대화 된다 .
선의 입장에서 볼 때 인간은 그러므로 무엇을 구하든 , 마음에서 출발하여 마음으로 귀결한다 . 그러면 선에서는 왜 마음을 이토록 절대시 하는 가 ? 석가모니 부처님도 마음을 닦는 수행법 선정을 중요하게 여겼지만 절대화하지는 않았다 . 부처님은 선정법 수행을 통해 당시 최고의 경지라는 무소유상 ( 無所有想 ) 을 초월하여 ‘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경지 ’( 非想非非想處定 ) 에 이르렀지만 이를 버렸다 . 선정 상태에 있을 때는 일체의 고에서 해탈된 경지를 맛볼 수 있지만 선정에서 벗어나면 또 다시 괴로움의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는 이유다 . 선에서 강조하는 고행 ( 苦行 ) 도 죽음 직전 까지 이르도록 실행했지만 고행을 통해 해탈 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 부처님이 택한 ‘ 제 3 의 길 ’ 은 극단적 고행과 쾌락을 버리는 중도 ( 中道 ) 였다 . 훗날 한 제자는 부처님께서 “ 악기가 제대로 소리를 내려면 팽팽하게 당겨서도 , 느슨하게 해서도 안된다 ” 는 비유로 중도수행법을 설명했다고 전한다 .
부처님은 선정을 중시 여겼지만 마음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는 말씀은 하지 않았다 . 마음 보다 실천을 강조했다 . 부처님은 진리를 설파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고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셨다 . 제자를 받아들일 때 “ 어서 오라 , 비구여 , 법은 잘 설해졌다 . 고의 근원을 없애기 위해 청정한 행을 닦으라 ” 는 이 말씀 안에 제자가 해야할 일 , 걸어가야 할 방향이 다 들어있다 . 부처님이 말씀하신 법은 연기 ( 緣起 ), 고의 근원과 이를 없애는 원리에 관한 사성제 ( 四聖諦 ), 고의 근원을 없애는 실천수행법 팔정도 ( 八正道 ) 다 . 부처님의 이러한 가르침은 법 ( 法 ) 은 인식과 이해의 영역이지 어떤 특별한 경지나 과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듯 보인다 .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고통의 원인은 탐욕에 있으며 탐욕은 연기 등 진리를 모르는 무지에 기인한다 . 그래서 부처님 가르침을 들은 ‘ 중생 ’ 들은 단박에 깨쳐 아라한이 되었다 . 반면 , 부처님 성도 후 가장 먼저 법을 전해 들었던 브라만인 우파카는 진리에 귀를 막아 첫 제자가될 영광을 놓쳤다 .
따라서 고에서 벗어나 행복으로 가는 길은 진리를 바로 익혀 실천하는데 있지 , 부처님이 걸었던 길을 다시 반복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는 없다 . 이는 차 내비게이션에 비교할 수 있다 . 부처님은 열반이라는 목적지로 안내하는 ‘ 내비게이션 ’ 창조자다 . 운전자인 우리는 부처님께서 힘들게 만든 ‘ 불교 ’ 라는 훌륭한 ‘ 내비게이션 ’ 으로 목적지에 도달하면 된다 . ‘ 법은 잘 설해졌다 ’ 는 내비게이션을 잘 만들었다는 뜻이다 . ‘ 고의 근원을 없애기 위해 ’, 즉 열반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 청정한 행을 닦으라 ’, 열심히 안전하게 운전하면 된다는 뜻이다 .
이처럼 단순 간단한 열반에 이르는 길이 복잡해지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 가장 큰 결함은 부처님의 부재 ( 不在 ) 다 . 제자 아난다도 이 문제를 가장 걱정해서 한 번도 열반에 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다가 병에 들자 급히 부처님 부재시 상황을 여쭙는다 . 부처님은 후계자를 점지 하거나 당신을 따르라 하지 않고 ‘ 자기 스스로 등불이 되고 의지처 ’ 가 되며 , ‘ 진리의 법을 등불로 의지처로 삼아라 ’ 하신다 . 그런 사람이야 말로 당신의 참 제자라고 하셨다 . 부처님은 이처럼 오직 진리를 강조했다 . ‘ 진리의 법을 보는 자는 부처를 보는 것이며 , 부처를 보는 자는 법을 보는 것 ’ 이라고 했다 . 그 법이 연기며 사성제 팔정도다 .
불교의 기본 가르침은 인도를 벗어나 간다라 중앙아시아 초원지대를 거쳐 중국에 들어간 뒤에도 형태만 변화할 뿐 핵심은 바뀌지 않는다 .
마음을 강조하는 선불교가 겉으로 보면 부처님 가르침과 동떨어져 보이지만 교리 발달과정이나 선에 스며든 사상 뼈대를 살피면 연기 사성제 팔정도의 기본 원리 진리가 훼손되거나 왜곡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
선은 그 이전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 교리의 집대성이자 농축이라고 할 수 있다 . 부처님이 깨달은 연기는 선의 기본 핵심이며 반야경전의 일체개공 ( 一切皆空 ), < 금강경 > 의 무상 ( 無相 ), 무주 ( 無住 ), < 유마경 > 의 ‘ 번뇌 즉 보리 ’, 대승의 실천사상 , < 법화경 > 의 제법실상 , < 화엄경 > 의 ‘ 해인삼매 ’, < 열반경 > 의 불성사상이 선종에 그대로 녹아들어있다 . 뿐만 아니라 선종의 핵심인 ‘ 교외별전 ’‘ 불립문자 ’ 등 언어 문자를 망상으로 여기는 선종 특유의 가르침은 ‘ 나는 최정각을 이룬 그 날 밤부터 열반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 (49 년간 ) 일자도 설하지 않았다 ’ 라는 < 능가경 > 에서 따왔다 . 이러한 전개과정을 거쳐 < 대승기신론 > 에 이르면 우리 본래 마음은 불생불멸 평등한 진여 ( 眞如 ) 이지만 이를 깨닫지 못해 생멸의 변화를 겪는다는 , ‘ 진여연기설 ’ 로 발전한다 . 이는 선종의 뼈대며 코어 (core) 다 . 물과 파도의 관계 , 물은 본래 그대로이지만 바람 부는대로 파도가 인다는 , 선사들이 가장 강조하는 객진번뇌 ( 客塵煩惱 ) 도 대승에서 나왔다 .
이처럼 선은 오랜 불교 교리 발달의 한 과정이자 결정물이며 종국에는 ‘ 마음 ’ 한 가지로 귀결한다 . 물론 마음 역시 선의 독창적 개념은 아니다 . < 화엄경 > 등 대승경전에도 마음은 숱하게 등장한다 . 그러나 이를 명제화해서 핵심 개념으로 제기하고 퍼뜨린 주체는 분명 선이다 . 그 중에서도 혜능의 문손 ( 門孫 ) 이자 선으로 교단을 조직해 오늘날 한국 조계종 탄생을 가능케한 백장회해의 스승 마조의 영향이 크다 . ‘ 마음이 곧 부처 ’ 라는 혜능이 마음 설계자라면 ‘ 평상심이 도 ’ 라는 마조는 선의 대중화 생활화 주역이다 . 선은 그 비밀성과 추상성 때문에 대중과 고립되고 자칫 공허한 놀음으로 소비될 수 있는 단점을 경전을 몰라도 , 불자가 아니어도 특별한 수행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필부필녀 누구나 실행가능한 선의 혁명적 전환을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 마음의 평화 , 부처님 세상 ’ 이 언어 논리상으로 보면 엄청난 비약과 과도한 설정으로 보이지만 많은 대중들이 고개 끄덕이고 수긍하는 이유는 마조의 덕인지 모른다 .
봄이 오면 꽃이 피고 , 겨울 가면 눈이 오는 자연의 이치 처럼 , 졸리면 자고 , 배고프면 먹는 평상의 삶이 곧 진리다 . 진리는 그래서 누구나 수긍하고 걸림이 없는 자연스런 상태다 . ‘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하다 ’ 는 흥얼거림이 진리라는 것이 ‘ 평상심시도 ’ 다 . 마조는 이를 실현하는데 굳이 수행이 필요치 않다고 했다 . 조사는 “ 도는 수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 다만 오염 시키지 말라 . 오염이란 생사의 차별심이나 조작하여 취향하라는 작위성을 말한다 . 우리들의 평상심이 바로 도다 ” 라고 했다 .
마조가 말하는 평상심은 본래 구족되어 있는 마음을 말한다 . 누구나 본래 자성청정한 그 마음 , 본래면목을 지니고 있으므로 그대로 실천하면 된다는 것이다 . 이는 부처님께서 설하신 “ 법은 잘 설해져있다 . 청정한 행을 닦으라 ” 는 말씀과 일맥상통한다 .
그러므로 올해 봉축표어 ‘ 마음의 평화 , 부처님 세상 ’ 은 부처님께서 설하시고 역대 조사들이 거듭 강조하던 ‘ 부처가 되려 하지 말고 부처로 살아라 ’ 는 할 ( 割 ) 이며 , 그렇게 살지 못하고 번뇌에 끄달려 고통받는 우리들 어깨를 내리치는 방 ( 榜 ) 이다 .
박부영기자 chisan@ibulgyo.com
-
아난존자의 일기-2권
그의 마음속의 생각을 공손하게 여쭈었다. 고통을 두려워하는 대신 고통에서 벗어난 높은 행복…
위리야88 16시간 24분전 1 -
금강진언650
개경게 무상심심미묘법 백천만겁난조우 아금문견득수지 원해여래진실의 개법장진언 옴 아라남 아라…
위리야88 17시간 32분전 1 -
약사여래불진언299
개경게 무상심심미묘법 백천만겁난조우 아금문견득수지 원해여래진실의개법장진언 옴 아라남 아라다…
위리야88 17시간 32분전 1 -
츰부다라니659
츰부 츰부 츰츰부 아가셔츰부 바결랍츰부 암발랍츰부 비라츰부 발졀랍츰부 아루가츰부 담뭐츰부살…
위리야88 17시간 33분전 1 -
신묘장구대다라니301
신묘장구대다라니나모라 다나다라 야야 나막알약 바로기제 새바라야 모지 사다바야 마하 사다바야…
위리야88 17시간 33분전 1 -
아난존자의 일기-2권
혹시나 내가 한 일에 허물이나 없었나 하고 돌아보았지만 그분이 좋아하시지 않을 일은 보이지…
위리야88 2024-12-27 13:16 12 -
금강진언649
개경게 무상심심미묘법 백천만겁난조우 아금문견득수지 원해여래진실의 개법장진언 옴 아라남 아라…
위리야88 2024-12-27 13:10 10 -
약사여래불진언298
개경게 무상심심미묘법 백천만겁난조우 아금문견득수지 원해여래진실의개법장진언 옴 아라남 아라다…
위리야88 2024-12-27 13:09 9 -
츰부다라니658
츰부 츰부 츰츰부 아가셔츰부 바결랍츰부 암발랍츰부 비라츰부 발졀랍츰부 아루가츰부 담뭐츰부살…
위리야88 2024-12-27 12:58 11 -
신묘장구대다라니300
신묘장구대다라니나모라 다나다라 야야 나막알약 바로기제 새바라야 모지 사다바야 마하 사다바야…
위리야88 2024-12-27 12:57 16
-
지전보살님 드뎌 발원하셨군요 위리야88 2023-04-14 13:40
-
처처에 걸려들지 않으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위리야 2020-06-23 14:57
-
소중한 법문 감사합니다. 위리야 2020-05-15 11:47
-
구례 또 가야죠꽃 멀미를 하러 츠얼츠얼 내려가렵니다. 처멸 2020-02-02 15:12
-
와하 신용카드로 공중전화를 정말 대단합니다. 처멸 2020-02-02 15:11
-
저는 귀일심원 요익중생 상구보리하화중생 응무소주 이생기심 하겠습니다. 위리야 2020-01-29 11:17
-
화살속도속에 시간을 건져가며 살아가기란 그리 쉬운일이 아니건만,그렇게 살아가시는 님이 계시… 향원 2019-12-17 17:41
-
이제 인연이 되는것이겠지요~ 부처님 말씀이 이세상 살아가는 중생들에게 단비가 되어 삶의 무… 향원 2019-09-13 03:58
-
32분이 다가오는 구랴 보살님아 위리야 2018-06-12 16:45
-
일본여행을 가고 싶습니다. 시간도 조금 밖에 안걸리는데 왜이리 인연 닿기 힘들까요?우리는 … 위리야 2018-03-01 19:0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뉴스갤러리 검색
월간베스트
문화/학술포교원 ‘카톡’ 동자승 이모티콘 출시승인 2015.05.22 (금) 13:4…
smchang 2015-05-23 05:43노도현 기자일러스트 김상민 기자무의미한 연명의료 대신 ‘존엄한 죽음’을 맞겠다는 뜻을 기록…
smchang 2021-08-11 12:25부모사랑 나라사랑 '제5회 아천 효문화예술제 ' 시상식 성료김동석 기자|승인 2018.06…
smchang 2018-06-27 12:31호탕한 법문으로 세상에 깨우침을 준 만해의 제자·무애도인 이야기 춘성스님의 삶과 수행, 열…
최고관리자 2015-04-12 00:34"폭력시위 없었다"…풍자 넘친 '가면 행진' 마무리선명수·백철·김지원 기자 sms@kyu…
smchang 2015-12-06 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