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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그대로가 수행…고우스님 아름다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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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승 명상지도자협 사무총장
“언행일치, 저에게는 부처님”

‘봉암사 제2결사’로 참선 수행
간화선풍 진작 선지식 일대기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자’ 출간
“불교 현대사 사료적 가치 커”

현대 한국불교에서 간화선을 대표하는 선지식이었던 고우스님(1937~2021) 수행 일대기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자’(박희승 지음)가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책에는 스님의 ‘봉암사 제2 결사 이야기’ ‘간화선 대중화 원력’이 담겨있어 사료적 가치에서도 주목할만하다. 사진제공=조계종출판사현대 한국불교에서 간화선을 대표하는 선지식이었던 고우스님(1937~2021) 수행 일대기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자’(박희승 지음)가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책에는 스님의 ‘봉암사 제2 결사 이야기’ ‘간화선 대중화 원력’이 담겨있어 사료적 가치에서도 주목할만하다. 사진제공=조계종출판사

“김룡사에 모여 봉암사 정화결사의 원력을 세웠던 10여 수좌들은 드디어 1969년 가을 추석을 지나 봉암사에 들어갔다. 당시 봉암사에는 한곳에 모여 좌선할 선방도 없었다. 전쟁 직후인 1956년에 봉암사 결사 참여자 중 막내 격인 도우스님(도선사 청담스님 상좌)이 주지를 맡아 산판(山坂)을 해서 60평짜리 큰방을 크게 지었는데, 다 지어갈 무렵 목수의 실수로 불이 나서 다 타버렸다. 그 뒤 만성스님이 주지를 맡으면서 큰 법당을 짓다가 중단되어 봉암사는 대중이 한곳에 모여 정진할 만한 공간도 없는 형편이었다. 결국 10여 수좌들은 여러 전각에 흩어져 각자 정진할 수밖에 없었다.”(책 103쪽, ‘봉암사 제2결사 이야기’ 중에서)

■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자 (박희승 지음 / 조계종출판사) 

고우스님 수행이야기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자’(박희승 지음 / 조계종출판사) 표지.고우스님 수행이야기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자’(박희승 지음 / 조계종출판사) 표지.

현대 한국불교에서 간화선을 대표하는 선지식이었던 고우(古愚 1937~2021)스님의 수행 일대기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자>(조계종출판사)가 스님의 열반 3주기(8월25일, 음7.22)를 앞두고 출간됐다. 이 책은 고우스님이 1961년 불치병으로 인생을 포기하는 마음으로 절에 갔다가 간화선에 발심하여 평생 정진하다가 2021년 법랍 60세로 열반할 때까지의 수행 일대기를 담고 있다.

고우스님은 당대의 대선지식 향곡스님, 서옹스님, 성철스님, 서암스님을 가까이 모셨다. 또한 1969년 수좌 도반들과 문경 봉암사에 들어가 제2결사를 하여 지금의 대한불교조계종 종립선원 봉암사의 기틀을 만들었다. 스님은 봉암사가 구산선문(九山禪門)과 결사의 전통을 이어서 오로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도량이 되도록 외호하였고, 전국선원수좌회의 공동대표를 맡아 간화선풍 진작을 위해 평생 진력한 간화선 선지식이었다.

고우스님은 선원에서 소임을 살면서도 수행의 본분사인 수행에 충실하여 1971년 심원사에서 공(空) 체험을 하고는 스스로 돈오하여 깨쳤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975년 남해 용문사 염불암에서 돈오돈수 대장격인 성철스님에게 “돈오점수(頓悟漸修)가 맞지 않습니까?” 하고 대들기도 했다. 그러나 1987년 각화사 동암에서 홀로 정진하다가 ‘백척간두 진일보’의 뜻을 깨치고는 비로소 돈오돈수(頓悟頓修)가 선문(禪門)의 정통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고우스님은 1987년 합천 해인사에서 수좌 도반들과 ‘선화자 대법회’를 열어 간화선풍을 크게 진작했으며,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를 맡아 간화선풍의 선양과 대중화에 진력했다.

스님은 70세가 되어 경북 봉화 문수산에 작은 암자 금봉암을 창건했는데, 기도, 불공이나 천도재는 물론 부처님오신날 연등조차 달지 않고 오로지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자’며 법회와 참선 수련만 했다. 평생 참선한 선승임에도 불교의 근본 ‘중도’와 선(禪)의 가치를 전하는 데 열성을 다하여 노구에도 전법을 위해선 천리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불교에 대한 정견(正見)을 세우고 한다면 어떤 수행법이라도 다 좋습니다. 꼭 화두 참선이 아니라도 염불, 간경, 위빠사나, 봉사, 보시, 지계 등 불교 수행이면 다 좋습니다. 그러나 화두 공부가 가장 빠르다는 특색이 있어요. 이것은 우리가 본래 부처이니 중생이라는 착각만 깨면 바로 부처로 돌아가는 공부입니다.

화두에 믿음이 가면 화두 참선이 가장 쉽고 빠르고 편리한 공부입니다. 시간과 공간이라는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공부할 수 있으니 아주 좋습니다. 가령 경전 공부는 경전이 있어야 하는데 화두는 아무것이 없어도 집이나 직장이나 길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다만 한 가지 문제가 화두에 대한 믿음이 나야 화두 공부가 된다는 겁니다. 화두가 무엇이고, 화두를 통해서 분별망상을 타파하여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다는 믿음이 서야 공부가 쉽고 빠릅니다.”(책 64쪽 ‘향곡스님의 선 법문과 고우스님의 화두’ 중에서)

이 책은 고우스님을 20년 가까이 모신 재가 수행자 박희승 (사)한국명상지도자협회 사무총장이 한국불교 현대사와 관련지어 담담한 필체로 정리한 것으로, 고우스님의 출가부터 ‘봉암사 제2결사’, 간화선의 깨달음과 열반까지의 이야기를 통해 삶이 그대로 수행이었던 선사의 진면목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8월12일 기자간담회에 나온 고우스님 수행이야기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자’ 저자 박희승 한국명상지도자협회 사무총장.8월12일 기자간담회에 나온 고우스님 수행이야기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자’ 저자 박희승 한국명상지도자협회 사무총장.

저자 박희승 사무총장은 조계종출판사(대표 남배현)가 8월12일 서울 조계사 종무소 3층 담소에서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고우스님을 “말씀과 행(行)이 일치하는 분으로 부처님에 가장 가깝게 다가간 분”이라고 소개하면서 “개인적으로는 ‘부처님’이라 생각한다. 스님의 행적을 정리하다 보니 저 스스로도 감동을 느껴 세상 사람들에게 꼭 알려드리고 싶어 책을 내놓게 됐다”고 출간 동기를 밝혔다. 저자는 특히 “이 책에는 성철스님 이후 봉암사를 다시 결사 도량으로 일으켜 세운 고우스님 이야기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며 “1969년 봉암사 제2결사 이야기가 정리되어 공개되는 것은 이 고우스님 일대기가 처음이라 한국불교 현대사에서 사료적 가치도 큰 책”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종 총무원에서 20여 년간 종무원 생활을 했던 저자는 고우스님을 만나 성철스님의 <백일법문>을 봉독하고 불교의 핵심인 ‘중도’를 이해하고 화두 참선을 하면서 화도 없어져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불교인재원에서 생활 선명상 입문‒심화‒전문‒지도자 과정을 6년제로 운영하며, 유튜브 ‘생활 선명상’ 채널을 통해 화두 선명상의 지혜를 전하고 있다. 

2013년 7월 금봉암에서 자리를 함께 한 고우스님과 저자 박희승 한국명상지도자협회 사무총장 모습.2013년 7월 금봉암에서 자리를 함께 한 고우스님과 저자 박희승 한국명상지도자협회 사무총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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