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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서-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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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겨울날 아침이었다.

   배달하는 아이가 신문을 가져왔다.

   ''바깥 날씨가 꽤 차지?''

   ''아유, 정말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어요, 이렇게 추운데 하루도 빠짐없이 신문을 넣어 주었건만, 글쎄, 석 달째나 신문 대금이 밀린 집도 있다니까요.''

   나는 그저 날씨를 물어 보았을 뿐인데.............

 

 

   누구든지 제 소리만 하고 제 업장만 볼 뿐이다.

사물을 대 할 때 자기 업장으로 탁 덮어씌워 보기 때문에, 사물의 정체를바르게 보기 어렵다.

   그대가 보는 저 나무도 그대가 보는 나무일 뿐 나무 그 자체는 아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 빠져 있는 중생을 아무리 좋은 것을 코앞에 갖다 놓아도 전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우주 삼라만상이 펼쳐지는 것은 그대 마음 닦은 대로의 표현이다.

그대가 집착할 때 우주는 그대로 컴컴해지고, 그대가 집착에서 벗어날 때 우주는 그대로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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