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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죽어서 개로 태어나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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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니 그때서야 꼬리치고 와서 잘 먹고 재롱을 피웠다.

그 후 삼일째 되는 날 또 갑용은 꿈을 꾸니 여전히 어머니가 나타나, ''기특하다, 과연 네가 나의 아들이다.

네가이 어미 말을 명심하고 효성을 다하니 고맙다.   그런데 이제 너에게 몇 가지 부탁할 말이 있으니 꼭 들어다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경부선 철도가 생긴지 몇 해 되어도 일에 골몰하여 한번도 타보지 못해 한이 도니 네가 나를 데리고 가서 기차를 한번 태워줄 것이고 또 하나는 나와 같이 살던 다른 노파들은 모두 합천 해인사를 구경가서 팔만대장경을 친견하고 왔는데 나는 그 때 너의 아버지가 반대하여 가보지 못한 것이 천추에 한이 되니 해인사를 구경시켜 줄 것이이고 또 마지막 하나는 사람이죽으면 49재를 지내주어야만 모두 죄를 사하고 극락세걔로 간다는데 나는 49재를 지내주지 않아 너의 집에 개가 된 듯하니 이미죽은지 오래도어 49재는 못 지내더라도 소상은 아직 지나가지 아니하였으니 그날 밤 집에서 제사를 지내지 말고 절에 가서 재를 지내주면 좋겠다.   하였다.

 

    갑용은 꿈이 하도 역력하여 어머니의 뜻을 따르기로 결정하고 이튿날 강아지를 데리고 김천역으로 나가 영동까지 차표를 샀더니 조역이 열차에는 개를 데리고 탈 수 없으니 화물차를 이용하라고 힐책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서로 말을 주고받는 사이에 기차가 와 강아지가 객차 안으로 날쌔게 뛰어 올라가더니 주위를 살피고 꺼충 뛰어내러 갑용은 조역에게 사과하고 강아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뒤 갑용은 새 옷을 입고 방갓을 쓰고 강아지를 데리고 해인사를 가니 강아지가 산천 풍경을 둘레둘레 살피며 여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주위 도량을 구경하고 장경각을 참배하려 아니 그곳을 지키고 있던 스님이 사람은 들어올 수 있어도 짐승은 절대 안 된다고 힐책하였다.

갑용이 거북해서 머뭇거리고 있는데 장경각 문이 활짝 열리자 강아지가 날쎄게 들어가서 돌아다니며 장경판을 모조리 구경하고 나온다.

그래서 갑용은 장견판도 다 구경하지 못하고 나왔다.

 

   이 때 장경각 옆에 섰던 정흥원이란 스님이,  '여보, 당신은 상주인 것 같은데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는 것도 체통이 서지 않거늘 짐승을 데리고 남의 신성한 장경각에 들어갔다 나오니 무슨 짓이요.'

   하고 꾸짖었다.   할 수 없이 갑용은 그 동안 사정을 모두 털어놓고 꿈이야기를 하면서 돈 백냥을 내 놓고, '내일이 저의 어머니 소상날이오니 그 돈으로 재를 모싱 어머니를 천도하여 주십시오.'

   하니 도리어 그의 효성을 칭찬하고 여러 스님들과 함께 재를 잘 지내 주었다.

그런데 그 강아지는 그날 밤 절마루 밑에서 자다가 그대로 죽었는데 다른 스님들 꿈에 나타나 치하하며, '나는 아들과 여러 스님들 덕택으로 천상락을 받아가니 버리고 간 나의 몸이나 잘 화장하여 주십시요.'  하였다.

 

그리하여 그 시체를 죽은 스님들의 시체처럼 잘 모셔 화장하니 천하에 총림이 이 이야기로 뒤덮이지 않은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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