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설화대전집 - 여우와 두레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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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6 2015.07.2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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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나국의 하라나성에 바라문이 하나 살고 있었다. 그는 여러 사람들을 위해서 광야의 한 가
운데에 우물을 팠다. 목동, 풀 깎는 사람, 나그네들이 이 샘에 와서 물을 마시고, 몸을 씻고
우물을 판 바라문의 덕을 찬양했다.
어느날해질 무렵 한떼의 여우가 이 샘에 와서 땀에 흘린 물을 마시고 목을 적셨다. 그러나
여우의 두목은 땀에 흘린 물을 마시지 않았다. 그는 우물 옆에 있는 두레박에 머리를 박고 그
안에 남은 물을 마셨다. 물을 마시고 난 뒤 그는 두레박 안에 얼굴을 박은채 땅에다 던져서 두
레박을 산산조각으로 만들었다. 다른 여우들이 이를 보고 나무랬다.
"나무 잎사귀도 경우에 따라서는 귀중할 때가 있읍니다. 이 두레박은 길가는 사람에게 얼마
만큼 귀중한지 모릅니다. 어찌 그와 같은 일을 하십니까."
"참 재미 있었다. 사람이 곤란을 받던 말던 내 알바 아니다."
여우 두목은 이같이 말하고 다른 여우들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두
레박이 깨진 것을 바라문에게 알려서 그는 새로 두레박을 마련해서 우물에 놓았다. 그러나 여
우 두목이 전과 같이 깨뜨렸다. 이와 같이 열네개의 두레박이 계속 깨뜨려졌다. 다른 여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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