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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를 만난사람들 - 마지막언덕까지 배웅해주신 부처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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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4   2018.07.06 16:36

본문

"혹시 이 비구는 냄새나고 더러우며 너희는 향기롭고 깨끗하

다고 여기는 것은 아닌가? 덧없이 흩어지는 흙. 물.불. 바람

너희 몸 역시 그 네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더러운 오물이

끊임없이 흐르는 눈. 귀. 코. 혀. 몸. 뜻, 너희의 여섯 감관이

라고 조금도 다를 것이 없느니라"

대중과 저를 향한 법문은 그치질 않았습니다. 전 마지막 심지

를 돋으며 호흡과 마음을 다다듬었습니다. 그랬습니다. 저는 이

몸이 이렇게 허망하리라고조금도 생가지 못했습니다. 이 몸이

이렇게 더럽고 추악하리라곤 조금도 생가지 못했습니다. 이몸에

이렇게 큰 고통이 깃들어 있으리라곤 조금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허망하고 더럽고 괴로운 이 몸에 이렇게 터무니없는 애착을 품

고 있었다는 걸 조금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저의 고통은 누군가가 던진 함정도 아니고 우연이나 실수도

아니었습니다. 스스로 깊은 구덩이를 파고 스스로 뛰어든 결과였

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은 까닭 없는 탐욕과 어리석음이었습니

다 머리맡을 밝히는 등불처럼 평온함이 가득 밀려왔습니다. 이

처럼 어처구니없는 탐욕에 떠밀려 그렇게 기쁨의 반열에 들뜨고

그렇게 처절히 울부짖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두 눈을 들어 부처님을 우러러보았습니다. 그리고 쉭게 움직이려

들지 않는 입술을 억지로 움직여 가는 목소리로나마 부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이몸은 더럽고 냄세나며

온갖 질병 깃드는 둥지

근심 없는 제일의 열반이

안온하고 영원한 휴식처입니다.

 

평생을 보살피며 이끌어 주셨건만 흰머리가 나도록 철부지 노

릇만 한 어리석음을 고백하고 싶었지만 혀가 움직여 주질 않습

니다 .미련하고 어리석기만 한 저의 손을 끝내 놓지 않으시고 평안

이 땅을 밟게 해주신 자비에 감사드린다고 꼭 말씀드리고싶었지

만 더은 혀가 움직이질 않습니다. 감사의 말씀은 눈빛으로 대신

해야 했습니다.

머리맡을 박히던 등잔이 기름이 다했느지 가물거립니다. 눈빛

으로밖에 감사를 절할수 없는 부천짐과 벗들에게 한없이 미안하

기만 합니다. 감기는 준꺼풀 너머로 잠시도 잊을 수 없는 당신의

온화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이 비구를 아는가? 이 비구가 바로 무

여열반을 성취한 아라한이니라."

이제 등불을 껴야 할 시간인가 봅니다.

 

불기2562무술년7월6일 경일암 대작불사발원 성행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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