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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를 만난사람들 - 마지막언덕까지 배웅해주신 부처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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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4   2018.06.1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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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나타삔디까 장자 댁에서 스님들을 초청했습니다.

승원에 계신 스님들께선 지금 보화강당으로모여 주십시오"

공양청을 알리는 소리가 숲을 울리고 부산한 발걸음이 문턱을

지납니다. 혹시나 싶어 힘겹게 눈을 뜨고 귀를 기울여보지만 꼭

닫힌 저의 방문은 열릴줄 모릅니다. 부산함이 찾아들고 윙윙거

리는 파리 소리가 방 안을 울릴때쯤 어제처럼 또 그제처럼 다시

희망을 내려놓습니다. 이젠 기우는 고개를 가누기조차 버거워집

니다.

"그래도 한번쯤 물어봐 주면 좋은 텐데...."

눈물도 말라버린 멍한 시선 너머로 덩그러니 내던져진 발우가

내 신세처럼 처량합니다. 며칠이나 지났을까, 이리저리 널부러

진 음식은 이미 딱딱하게 굳은 듯 보입니다. 뭐라도 먹고 기운을

차려보자 싶어 이를 악물어보지만 도무지 몸이 움직여지질 않습

니가.

"두어 달 전만 해도이러진 않았는데...."

아에 손발을 놓아버린 건 갑자기 젖은 솜처럼 몸이 무거워지고

부터였습니다. 간간이 손발이 심하게 저리고때 아닌 열기로 얼

굴이 화끈거리때 조심했어야 했습니다. 건강을 자신했던 게 탈

입니다. 아직도 젊다고 할 나인데 별일이야 있을까 싶어 밤늦도

록 세상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세속의 벗들과 어울려 음

식과 잠자리를 가리지 않았던 탓입니다.

지옥의 문턱이라도 함께 남을 것 같던 벗들의 발걸음이 뜸히지

는 덴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습니다. 하긴 가벼운 세상의 인

정만 탓할 건 못됩니다. 제 잘못이 크니까요. 그래도 벗들은 사흘

이 멀다하고 제법 맛난 음식을 준비해 부지런히도 찾아주었습니다

허나 전 그들에게 한번도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말처럼 움직여지지 않는 손발과 까칠하게 돋은 혓바늘로 벗

들의 정성에 늘 투정으로 답했습니다. 나날이 보아야 하는 짜증

에 지칠만도 했을 겁니다. 문턱을 넘는 벗들의 발걸음은 그렇게

잦아들었고 간간이 어린 사미들이 들러 간단한 음식을 준비하고

청소와 빨래를 도왔습니다.

"그때라도 감사한 마음을 품었어야 했는데..."

 

불기2562무술년6월16일 경일암 대작불사발원 성행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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