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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장군의 전생 인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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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이는 조선 세조 때의 무신이며 무과에 급제하여 우대장을 이시애란을 평정하고 이십팔 세 때 병조 판서를 지낸 분입니다.

   그는 조선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로 판서를 지냈으며 문무에 뛰어 났던 사람이었지만, 많은 살생을 한 인과로 자신도 유자광의 모함에 주살을 당하고 만 불행한 사람이었습니다.

   남이의 전전생은 전라도 영광 지방의 글 읽는 선비로 성을 송씨 였다 합니다.

   잠잘 때에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그를, 사람들은 책에 미친 송서방이라고 불렀으나 사십이 넘도록 과거에 급제하지 못하니 집안 살림은 말이 아니었고 아내가 남의 집 삯 바느질과 품팔이로 끼니를 이어갔습니다.

그래도 이제나 저제나 과거에 급제하기를 기다리는 아내는 정성껏 뒷바라지를 했습니다.

   어느 날 아내는 일년 동안 품팔이와 삯바느질로 모은 나락들을 마당에 널어놓고 품을 팔러 가며 혹시 비가 올지 모르니 비가오면 나락들을 거둬 달라 부탁을 하고 갔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얼마 안 있어 소낙비가 쏟아지는데, 마당에 널어놓았던 나락들은 순식간에 또랑으로 씻겨 내려가도록 송서방은 그저 글만 읽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 바느질품을 팔고 있던 아내는 일을 하면서도 마당의 나락이 어찌 되었는가 궁금하여 마음을 졸이다가 일을 마치고 집에 와 보니 나락이 한 톨도 없는지라 안심을 하고 송서방에게 나락을 어디다 치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송서방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무슨 나락을? 나락이 어디 있는데?''

 참으로 기가 찬 노릇이었습니다.

  ''저런 인간을 서방이라고 믿고 사는 내가 미친년이다.

무슨 희망을 안고 살 것인가?   떠나자!''

   결국 송서방의 아낙은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모른 송서방은 그저 책말 일고 있었으며 저녁이 되어도 아침이 되어도 아내도 먹을 것도 보이지 않았으나그래도 책만 일고 있다가 결국 창자가 마르고 오장 육부가 말라 굶어 죽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송서방은 자신의 죽음을 깨닫지 못하고 글만 읽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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