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설 - 敵將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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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39 2016.01.20 22:36
본문
(광주.남한산성)
"여보, 아마 우리에게도 기다리던 아기가 생기려나 봐요."
"그렇게 되면 오죽이나 좋겠소. 헌데 부인에게 무슨 기미가...."
"간밤 꿈에 웬 스님이 제게 거울을 주시면서 잘 닦아 지니라고 하시지 않겠어요. 아무래도 태몽인 것 같아요"
결혼한 지 10년이 넘도록 아기를 갖지 못해 영약이란 영약은 다 먹어 보고 명산대찰을 찾아 다니며
기도를 올리던 충남 보은의 김진사댁 부인 박씨는 잠에서 깨자마자 남편에게 꿈 이야기를 했다.
그로부터 10개월 후, 한가위 달빛이 휘영청 밝은 밤, 김진사댁에서는 낭랑한 사내아이의 울음
소리가 들렸다.
아기는 자라면서 남달리 총명하여 5세가 되던 해, 벌써 천자문을 마쳤다. 아이가 일곱살이 되던 어느
여름날. 돌이는 서당에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배가 아프다며 딩굴기 시작했다. 나이 많은 서당
학우들이 집으로 업고 갔다. 놀란 김진사 집에서는 용하다는 의원을 부르고 약을 썼으나 며칠이 지나도
차도가 없이 병은 더 심했다. 그렇게 사흘이 되던날.
"수리 수리 마하수리..."
대문 밖에서 스님의 염불 소리가 들렸다. 시주쌀을 갖고 나온 김진사 부인은 스님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꿈에 거울을 주던 그 스님이 바로 눈앞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 묘한 인연이라 생각한
부인은 스님께 돌이 이야기를 했다. 묵묵히 듣고만 있던 스님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듯 말문을 열었다.
"그렇지 않아도 소승 돌이를 데리러 왔습니다. 절에 가면 곧 건강을 되찾을 것이며 장차 이 나라의
훌륭한 인재가 될 것입니다."
김진사 내외는 귀여운 아들을 절로 보낼 수 없어 선뜻 대답을 못했으나 태몽을 생각하고는 하는 수
없이 스님 뜻에 따랐다.
스님 등에 업혀 절에 온 돌이는 언제 아팠느냐는 듯 건강해졌다. 낮에는 활쏘기 등 무예를 익히고
밤에는 불경을 읽으며 9세가 되던 해, 김진사가 병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왔다. 고향에 돌아가
상을 치르고 돌아온 돌이는 부친을 여읜 슬픔과 함께 사람의 나고 죽는 문제로 번민했다. 스님께
여쭈어 봐도 '아직 어리다'며 좀체로 일러 주시려 하지 않았다.
이듬해 어느 가을날. 돌이는 화산의 설묵 스님을 은사로 득도하여 覺性이란 법명을 받았다.
사미의 엄한 계율 속에 정진하던 각성은 14세 되던해 浮休스님을 따라 속리산, 금강산, 덕유산
등으로 다니며 경전공부 외에 무술, 서예 등을 익혔다. 이렇게 10년이 지나자 부휴스님은 각성을
불렀다.
"이제 네 공부가 어지간하니 하산하여 중생을 구제하도록 해라."
碧巖이란 호를 받은 각성 스님은 그 길로 고향으로 돌아가 부모님 묘에 성묘하고는 한양으로 발길을
옮겼다.
때는 조선조 광해군 시절. 조정에서는 무과 과거 시험을 치루는 방을 내걸었다. 각성 스님은
시험에 응시했다.
"김각성 나오시오."
각성 스님과 마주한 상대는 호랑이 가죽 옷을 입고 머리는 풀어 흰 수건으로 질끈 동여맨 것이
마치 짐승 같았다. 두 사람의 몸이 공중에 떠오르는 등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이 회를
거듭하던 중 짐승같은 사나이의 목검이 부러졌다. 벽암 스님은 절호의 기회였으나 상대방이
새 칼을 들고 다시 대적하도록 잠시 기다렸다.
그때 성난 사나이는 씩씩거리며 규정에 없는 진짜 칼을 원했다.
이를 지켜보던 난폭한 광해군은 구경거리라도 생긴 듯 진짜 칼을 주도록 어명을 내렸다.
다시 징소리가 울렸다. '얏! 에잇!' 기합소리와 칼 부딪치는 소리 뿐 장내는 쥐죽은 듯 했다.
승부의 귀추가 주목되는 아슬아슬한 순간, 사나이의 칼이 스님의 머리를 후려치는데
스님은 날랜 동작으로 상대방의 칼을 손에서 떨어뜨렸다.
"오, 과연 장한 솜씨로구나."
임금은 탄복을 금치 못했다. 무과에 급제한 각성 스님은 八道都總攝이란 벼슬을 맡았다.
그러나 바른 말을 잘하는 스님은 임금에게 성을 쌓고 국방을 튼튼히 할 것을 간하다
뜻이 관철되지 않자 벼슬을 내놓고 다시 산으로 들어갔다. 몇 년간 무술을 더 연마하는
동안 나라는 점점 더 어지러워졌다. 그러던 어느날 밤, 벽암스님은 부처님으로부터
세상에 내려가 城을 쌓고 전쟁에 대비하라는 계시를 받았다. 스님은 곧 대궐로 달려가
새 임금 인조대왕에게 상소를 올렸다.
고맙게 여긴 임금은 스님의 옛 관직을 회복하여 팔도도총섭에 명하고 남한산성을
다시 쌓게 했다. 남한산성이 다 이루어지기도 전에 청나라가 쳐들어왔다. 남한산성으로
피난을 하게 된 인조는 벽암 스님의 공을 높이 치하했다.
"대사의 선견지명이 아니었던들 내 어찌 생명을 보존했겠소."
성곽수호를 관군에 맡긴 벽암 스님은 의승 천명을 모아 '降魔軍'을 조직, 북으로 진격했다.
"나는 팔도도총섭이다. 대장은 나와서 나와 겨루자."
이 때 적진에서 달려나오던 대장은 갑자기 멈춰섰다.
"혹시 김각성 장군이 아니요?"
"그렇소만..."
"지난날 과거장에서 칼을 잃고 도망간 사람이 바로 나요. 나는 그 때 조선의 정세를
염탐하러 왔다가 하마터면 목이 달아날 뻔 했지요. 그 때 살려준 은혜 잊지 않고 있소.
오늘 저녁 술이라도 한 잔 나눕시다."
"술도 좋지만 우린 우선 승패를 가리는 것이 순서 아니겠소?"
"좋소. 그럼 내일 싸우도록 합시다."
이튿날 아침. 벽암대사는 의병을 이끌고 적진을 향해 달려갔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그 많던 적군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고 들판에는 편지를 매단 창이 하나
꽂혀 있었다.
"김각성 장군! 지난날 목숨을 구해준 은혜를 갚기 위해 그냥 돌아가오."
편지를 읽은 스님은 의병을 이끌고 남한산성으로 돌아와 장경사를 건립했다.
훗날 조정에서는 스님의 공을 기리기 위해 남한산성에 '청계당'이란 사당을
지어 매년 추모제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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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전보살님 드뎌 발원하셨군요 위리야88 2023-04-1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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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처에 걸려들지 않으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위리야 2020-06-2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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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법문 감사합니다. 위리야 2020-05-1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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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또 가야죠꽃 멀미를 하러 츠얼츠얼 내려가렵니다. 처멸 2020-02-0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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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하 신용카드로 공중전화를 정말 대단합니다. 처멸 2020-02-0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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