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서-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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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 2023.05.0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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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이 유럽 대륙의 대부분을 휩쓸고 러시아에 쳐들어갔는데, 그때가 겨울이었다.
모스크바로 진입하니 덤비는 러시아 군대는 하나도 안 보이고, 영하 삼사십도나 되는 추위 속에 집들은 다 불타 버리고 없었다.
러시아 군 장성들이 머리를 짜냈던 것이다.
나폴레옹 군대와 맞붙었다간 질것이 뻔하니까 후퇴하였고, 후퇴하면서 집이라고 생긴 것은 모두 불태워 버렸던 것이다.
천하의 나폴레옹이라도 영하 삼사십도나 되는 추위와, 추위를 피할 건물 하나 없는 그곳에서는 별 재간이 없었다.
나폴레옹 군대는 얼어죽거나 심한 동상에 걸려 패잔병 신세로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나폴레옹 군대는 얼어죽거나 심한 동상에 걸려 패잔병 신세로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퇴각하는 와중에 옆과 뒤로 러시아 군의 습격을 받으니, 나폴레옹 군대는 거의 전멸하다시피하였다.
ㄹㅓ시아 땅을 겨우 빠져나온 나폴레옹이 폴란드 국경 부근의 어느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민가에다 잠자리를 마련하고 밖에는 보초도 세웠다.
그런데 한참 곤한 잠에 빠져 있던 나폴레옹은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져 옴을 느꼈다.
깨어 보니 이게 웬일인가!
허리통이 절구통보다 큰 하마 같은 여자가 나폴레옹의 배를 깔고 앉아서, 왼손으로 멱살을 움켜쥔 채 오른손에는 칼을 쥐고 나폴레옹의 목에다 대고 눈을 부릅뜨고 있었던 것이다.
''네놈이 나폴레옹이지?''그럴 때 보초를 불렀으면 좋겠지만, 보초를 불렀다간 여자의칼이 목을 찌를 것이니 나폴레옹인들 별수가 있었을까.
그래서 나폴레옹이 ''그렇소''하고 대답을 하니까, 여자가 말하였다.
''잘 만났다, 나폴레옹 이놈! 내 아들 삼 형제가 네 놈한데 미쳐 따라다니다가 모두 죽었다.
이제 죽은 자식 살릴 수는 없고, 너라도 죽여 원수을 갚아야겠다.''
그런 위기를 당했을 때 여느 사람이라면 힘이나 권력을 갖고 모면해 보려고 했을 텐데, 나폴레온은 그러지를 않았다.
''아이구, 어머니! 못난 자식셋보다 잘난 자식 하나가 낫지요, 머머니!'' 그러니까 여자도 별수가 없었던지 칼을 집어던지고 '오, 내 아들아!''하고 나폴레옹을 끌어안고 울었다.
이런 이야기를 보면, 나폴레옹이 힘으로 유럽 대륙을 휩쓴 영웅이라 해도, 총칼밖에 모르던 사람은 아니었던가 보다, ''아이구 어머니!''순간의 이 한마디가 지혜라는 것이다.
느닷없이 나오는 대단한 지혜다.
지혜는 몸뚱이 착을 닦아서 저절로 나오는 것이지, 닦는 장소가 따로 있거나 이러저러한 형식이 있어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성직자가 되어겉으로 불법입네 하는 형식을 갖추면, 도리러 아상을 키우기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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