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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대학교 총장 일을 볼 때의 일디다.

학교 일로 나는 종종 천주고 신부들이나 수녀들과 만나게 되었는데, 그러는 동안 자연스럽게 친해져서 나중에는 서로 속사정을 털어놓기도 하는 사이가 되었다.

 

   어느 날, 수녀 한 분이 내게 자신의 괴로움을 하소연하였다.

몸과 마음을 다 천주에 바칠 것을 서약하고 수녀가 된 그네들이건만, 아직 몸뚱이 착을 벗어나지 못한 인간이기에, 그네들 사회에서 빚어지는 마찰과 갈등 때문에 몹시 힘들다는 것이었다.

 

여자들만의 폐쇄적인 사회여서 그런지 좀처럼 시기와 질투와 증오가 끊이지 않는데, 더욱 괴로운 것은 성직자라는 신분 때문에 가슴 밑바닥에서 끓어오르는 추악한 감정들을 차마 드러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는 모순 속에서 살아가야 할 때가 많다는 것이었다.

 

   나는 수녀에게 말해 주었다.

   ''내 말대로 하면, 당신의 마음은 틀리없이 평화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오.''

 

   ''아니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고 말고요, 내일부터라도 아침 저녁으로 금강경을 읽으시고, 밉다는 생각이나 괴롭다는 생각 혹은 그 밖의 어떤 생각이라도 일어나기만 하면 바로 그 생각에다 대고 '미륵존여래불'해보십시오.''

 

   그러자 수녀는 눈이 동그래지더니 말하였다.

 

   ''아유, 총장님도.....아무리 그렇지만, 수녀인 제가 어떻게 불교 경전을 읽고 염불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내가 말해주었다.

   ''뭐 그리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있겠소.

일단 내가 일러 준 방법대로 하여 마음의 번뇌를 해결하고 안정을 되찾으면, 그 때 가서 다시 열심히 천주님을 섬기면 될 게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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