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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에 글자 한 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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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무덕 때 법신이라는 한 여승이 있어 법화경에 통달하였는데 법화경을 한 질 깨끗이 베껴 쓸 생각을 하였다.

   글씨 잘 쓰는 사람을 수소문하여 보수를 갑절로 주고 딴 채에 거처하며 베껴 쓰게 하였는데, 언제나 일어나면 목욕을 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고서야 책상을 향해 앉게 하였고, 또 벽에 구멍을 뚫어 밖으로 통하게 하고 대나무 토막을 꽂아서 서생이 숨을 쉴 때에는 이 대나무 토막을 꽂아서 서생이 숨을 쉴 때에는 이 대나무 토막을 입에 물고 숨을 밖으로 내쉬게 하여 외부와 연락을 끊고 일심으로 법화경을 쓰게 하였다.

   이렇게 하여 법화경 한 질을 베끼는데 팔 년이 걸렸다.

경이 완성되자 재를 베풀어 완성을 경축하고 찬양하며 깨끗이 도량을 세워서 꽃과 향으로 공양하였다.

   정관 십삼년에 용문사 스님 법단은 늘 법화경을 강설하였는데, 이 법신스님의 경이 정성이 지극한 것이라하여 사람을 보내 청하였다.

법신 스님이 굳이 거절하였지마는 법단스님은 그대로 가져갔다.

그리하여 법을 강설할 양으로 경전을 펴 보니, 그것은 누런 종이일뿐 글자는 한 자도 없었다.

   법단스님은 부끄러워서 곧 돌려보냈는데, 법신스님은 무슨 잘못이 있었음을 알고 곧 향탕으로 씻고 상자를 머리에 이고서 불상의 둘레를 돌아 도를 행하기를 무릇 이레 낮 이레 밤을 한 다음에 뚜껑을 열어보니

경전이 전과 같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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