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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경을 지송하기 피곤함에 약의 정기가 품에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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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견이라는 스님이 어릴 때 출가하여 오래도록 용문산에 머물면서 법화경 지송하기를 일만 삼천번을 하고 나니 몸이 피곤하여 얼굴이 수척하여지는지라.

   그럼에도 정진하기를 그치지않고 줄곧 이십여년을 끌어 나갓더니 하루는 북쪽에서 어린아이 수십명이 몰려 들며 왁자지껄 떠드는데 그 시끄러움을 견디기 어려우나 그 아이들이 어느곳으로 쫒아옴을 알 수 없기에 주저주저하는데 뜻밖에 한 백두노옹이 나타나며 하는말이 "스님의 기력이 어떠하십니까?"한다. 이에 정견이 대답하기를 "점점 피곤이 더해감을 깨닫는데 어느 곳에서 쫓아왔는지도 알 수없는 조무래기 아이들이 날마다 분란을 피워 차마 그대로더 볼 수가 없었습니다."하고 하였다.

정견의 말을 듣고 노옹이 가로되 스님은 "이제 그 아이들이 노는 곳에 가서 모두 옷을 벗고 목욕함을 기다렸다가 한 놈이 벗어 놓은 옷을 집어가지고 돌아 오십시요.   그러면 옷을 빼앗긴 아이가 분명히 따라와서 옷을 내어달라 간청할 것입니다.   그러나 모른척하고 내어주지 않으면 필경에 욕지거리까지 할겁니다.   스님은 그때 꾹 참고 아무런 응답도 하지 말고 계시면 제가 와서 말씀하여 드리리다."하였다.

   정견이 노옹의 말대로 여러 아이들이 옷을 벗고 못에 들어가 목욕하는 곳에서 한 작은 아이의 옷을 집어 가지고 방으로 돌아오니 그 아이가 얼른 보고 뒤를 따라 오며 옷을 달라 하거늘 정견은 노옹의 부탁을 생각하고 영 돌려주지 않고 그 아이가 악담으로 욕설을 퍼부어도 조금도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노옹이 달려와서 그 아이에게 일러 말하되"너는 스님의 품으로 들어라가라" 하는 ​것이었다,

그 아이가 머뭇머뭇하며 듣지 않다가 노옹이 몰아 내쫓기를 두세 번 한 뒤에 어쩔 수없이 정견의 품으로 달려들어 뱃속으로 빠져 없어지거늘 노옹이 그때 정견에게 묻기를 "스님의 기분이 어떠합니까?"하였다.

정견이 대답하되 "기력이 그전보다 훨씬 나아졌습니다."하니 노옹은 '감사합니다​'하며 그 즉시 작별하고 떠나갓다.

   정견은 그로부터 정신이 백 배나 나아져서 경전 독송에 아무런 힘도 들지 않았는데 식자는 말하기를 그것은 보현보살이 산신을 시켜 산삼의 정기를 모아 한 작은 아이로 변형을 시켜 정견의 품에 들어 병을 없게 해준  까닭이라 하였다,

약왕보살본사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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