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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털을 세번 깍되 그때마다 즉시 자라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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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조라는 사람은 나이 스물 살에 스님이 되어 법화경을 배워 읽기로 업을 삼는데 원체 총명하여 칠축경전을 두어 달만에 외워 마쳤다.

   종남산에 토굴을 묻고 법화경 일천 번 외우기를 맹세하고 불철주야로 독송함에 밤마다 천신이 내려와서 은근히 호위하엿다.

   한 번은 어느 마을을 지나가는데 그 마을에서 가장 가난한 집 부녀 유씨가 홍조대사의 덕행을 듣고 자기집에 머물러 잇으면서 법화경을 설해 달라고 지성으로 청하기에 대사가 불쌍히 여겨 그 집에 얼마 동안 있게 되엇다.

   한 주일을 지나자 집안에 먹을 것이라고는 한홉곡식도 없게 되엇다.   대사도 그것을 짐작하고 그 만 떠나기를 작정하니 유씨가 정성을 다하여 만류 하기는 하엿으나 대접할도리가 없는지라, 즉시 자기의 머리를 깎아 팔아 시장에 가서 양식을 구해다가 대접하였다.

다시 일주일을 지남에 대사가 또 가고자 하는지라, 유씨가 또 눈물을 흘려가며 못ㄱ ㅏ게 하였으나 머리털을 팔아서 사 온 양식은 벌써 없어졌고 달리 양식을 구할 방도가 없기에 밤새도록 걱정하며 뒤척였는데 새벽녘에 우연히 이마를 만져보니 밤 사이에 머리털이 전처럼 자라나 있는지라 놀라고 기쁜 마음을 걷잡지 못하여 즉시 깎아 팔아 양식을 사 오는데 그와 같이 세번 깎앗으나 머리털도 역시 세번 자라났다.

   대사는 그럭저럭 한 달이나 있다가 떠나게 되었는데 유씨가 하는말이 스님의 양식은 스님이 준비하는 모양입니다하며 그동안 지내온 일을 낱낱이 설명하였다.

그러면서 "스님의 도력이 아니면 어찌 머리락 세 번이나 자라났겠는가?"하니 대사가 듣고 그 정경을 불쌍히 여겨 내가 왜 유씨 부인에게 그와 같은 고생을 시켰던가 하며 눈물을 머금고 떠났다.

수희공덕품.법사공덕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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