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를 만난사람들 -상캬를 사랑한 바라문청년 수바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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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 2018.04.12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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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뭘 믿고 그러는지 그에게선 좀처럼 두려움을 찾아볼
수없었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나에게 고따마는 또 말했
습니다.
"바라문 청년 수바여, 내 말을 믿지 못하겠거든 돌아가 상캬에
게 아버지 이름을 부르며 평상을 올라가라고 해 보십시오, 그
리고 아버지 이름을 부르며 음식을 먹어 보라고 하십시오. 내 말
을 믿지 않겠다면 할수 없지만 상캬를 에전으로 되돌릴 방법은
그것뱎에 없습니다."
화를 내지 않겠다고 맹세한 이상 몽둥이를 휘두를 수도 없었지
만 그렇다고 그런 허무맹랑하고 고약한 말을 더 이상 들어줄수
도 없었습니다. 저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인사도 없이 그 숲을
떠났습니다.
상캬는 나날이 초췌한 몰골로 변해 갔습니다. 따스하게 물을
데워 씻기려 해도 더러운 장작더미를 떠나려 하지 않고 황금쟁
반에 맛있는 음식을 담아주어도 고개를 들지 않았습니다. 비단처
럼 빛나던 새하얀 털은 윤기를 잃어갔고 눈가에더러운 고름이
끼고 입가에 앓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캬를 지켜
보는 건 견딜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달콤한 목소리도 채찍도
사왓티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의사도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힘
겨워 눈조차 뜨지 못하는 상캬를 앞에도고 어느날 문득 고따마
의 얘기가 생각났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번 말해
보기로 작정했습니다 .
"또체야시여 이제 그만 화를 풀고 평상으로 자리를 옮기십
시오."
아니 이게 웬일입니까? 땅에 바이 붙기라도 한 듯 꿈적도 않
던 상캬가 눈을 뜨더니 슬금슬금 평상으로 올라가는 게 아니겠습
니까? 이유야 어찌되었건 편안한 자리로 옮긴 것이 너무나 기뻣
습니다 이제 회복되었나 보다 싶어 하인들에게 새로 음식을 만
들게 하고는 황금쟁반에 담아 상캬 앞에 놓아주었습니다 그러나
또 허사였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기를 앞에 두고 또 꿈쩍
도 않는 것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다시 말했습니다
"아버지 뭐라도 드셔야 기운을 차리자 않겠습니까? 입맛이 없
더라도 조금만 잡숴 보세요."
눈을 의심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힘겹게 고개를 든 상캬가
음식을 먹기 시작한겁니다 한번도 아니고두번이나 확인한 이
상 상캬가 전생의 아버지였다는 걸 의심할 수 없었습니다 상캬
는 그 많은 음식을 다 먹은후 따스한 물에 몸을 씻고 예전처럼
시원한 그늘에서 저의 무뤂을 베고 잠이 들었습니다 부드러운
상캬의 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습니다.
"아, 예전에 아버지가 이렇게 하셨는데 아버진 칭얼거리는 나
를 달래 음식을 먹여주고 따스한 물에서 같이 장난도 치곤 하셨
지, 그리고는 시원한 그늘에서 어버지의 무뤂을 베고 잠이 들곤
했는데..... 어쩌면 상캬가 정말 아버지의 후신일지도 몰라"
잊었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물밀듯이 차올라 나도 모르게
입 안에서 한숨 섞인 한마디가 흘러나왔습니다.
"아버지......"
상캬가 눈을 떴습니다 전 정말 아버지를 다시 만난 듯 지난 일
들을 이야기했습니다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겪어야 했던
외로움과 재산을 탐낸 숙부들의 모함 수많은 계략 속에서도 이
렇게 물려주신 재산을 잘 보존했노라고 자랑도 했습니다 상캬는
그런 내가 대견스럽다는 듯 연신 혓바닥으로 뺨을 핥았습니다
신이 난 나는 장난삼아 말했습니다.
"참 아버지 그렇게 재지중지하시던 부석함은 어디 두셨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후 아무리 찾아봐도 찾질못했어요 누군가에
게 귀뜀이라도 해 두지 그러셨어요"
그러자 상캬가 슬그머니 일어나 예전에 아버지가 쓰시던 방으로
들어갓습니다 그리고 방 안쪽 아버지가 쓰시던 침상 아래로
가더니 침상다리 아래를 파는 시늉을 하였습니다 혹시나 싶어
침상을 치우고 그 아래를 살펴보았습니다 그곳엔 못질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교하게 짠 나무 판자를 들어내자 보석함이 나왔습
니다 그렇게 네 곳에서 네개의 보물 상자를 찾은 전 단번에 재
산이 곱으로 불어났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상캬가
아버지 또데야였다는 건 도저히 부정할 길이 없는 사리이었습니
다. 저는 고따마가 머물고 있는 숲을 향해 무릎을 꿇고 찬탄했습
니다.
불기2562무술년4월11일 경일암대작불사발원 성행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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