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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를 만난사람들 -상캬를 사랑한 바라문청년 수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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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7   2018.04.11 01:04

본문

"나의 종족 나의 신분 나의 주장을 고집하는 교만한 마음은

진리를 볼수 있는 눈을 가립니다."

그래도 그땐 참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도저히 참을

수 없습니다. 세상사도 제대로  경영하지 못해 다리 펼 방 한칸

없고 밥한 그릇 제힘으로 먹을 제주도 없어 빈 그릇을 들고 이

집 저집 기웃거리는 주제에 감히 나를 모욕하고 우리 상캬를 꾸

짖다니 저는 기운 센 하인들에게 몽둥이를 들리고 고따마가 잇

는 숲으로 향했습니다.

"바라문의 가르침이 공허한 메아리라고 ! 그래 너는 얼마나 뛰

어난 법을 닦아 얼마나 훌륭한 과보를 받았는지 한번 보자 날보

고 교만하다고 했지 네가 그렇게 혓바닥을 놀린 과보는 몸둥이

질밖에 없다는 것을 내가 보여주마"

증오가 서린 살발한 말들이 끊임없이 입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숲으로 들어선 저는 막아서는 나뭇가지에게 조차 몽둥이를 휘두

르며 화를 냈습니다.

"고따마 어디 있느냐! 더럽고 추한 꼴로 벌어 쳐먹는 천한 놈

아 어디 있느냐"

빈 숲에 제 목소리만 메아리칠 뿐 조금의 인기척도 느낄수 없

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헤매다 커다란 싱사빠나무 아래 대여섯

명의 사문과 앉아 있는 고따마를 발견했습니다

떼 지어 몽둥이를 들고 다가서는데도 그들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잘못했으니 용서해 달라고 빌어도 시원찮은데 도리

어 담담한 눈빛으로 바라보기까지 했습니다 마구잡이로 때려주

고도 싶었지만 일단 확인부터 하자 싶어 날이 선 목소리로 물었

습니다.

"고따마, 당신 오늘 우리 집에 밥 얻으러 온 적이 있소?"

"오늘 당신 집에 밥을 얻으러 간적이 있습니다."

"우리 상캬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요?"

"상캬라면 당신 집에 있던 하얀 개를 말하는 겁니까?"

"그래 이 더러운 사문아 네가 다녀간 후 우리 상캬가 구석에

쭈그리고 않아 움직일 생각도 하지 않고 밥도 먹지 않는다 밀이

다. 우리 불쌍한 상캬를 어떻게 한 거냐, 이놈아"

상캬는 세상에 오직 하나 남은 저의 벗이었습니다 .몽둥이를

잡은 손이 부르르 떨리고 분노의 눈물이 맺혔습니다.

"나는 오늘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사윗타에

들어가 밥을 빌러 이집 저집 다니다가 당신 집까지 가게 되었

습니다. 그때 흰 개가 멀리서 내가 오는 것을 보고 짖기에 "나는

그래서는 안 된다 지각이 부족해 나를 보고도 으르렁거리고 게

다가 짖기까지 하는구나"라고 말했습니다. 내가 한 말이 그게 답

니다"

떨림 없는 그의 목소리에느 묘한 위엄이 실려 있었습니다.용

서를 구하는 비굴함도 어디 해볼테면 해보라는 으름장도 그의

말 속에선 찾아볼수 없었습니다 .나와 상캬를 가볍게 여기는 기

색이 눈곱만큼이라도 보였다면 바로 몽둥이를 휘둘렀을 것입니

다. 허나 그러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밉긴 하지만 고따마는 이

사왓티에서도 명망이 높은 수행자였습니다. 그를 함부로 벌 줄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기는 고따마를 벌준다고 상캬가 예전

처럼 돌아오리라는 보장도 없었습니다. 생기를 잃은 눈빛에 꼬리

를 내리고 낑낑거리던 상캬를 생각하자 가슴이 먹먹해 왔습니다.

그때 고따마가 도리어 물었습니다.

"그 개가 당신에게 그렇게 소중합니까?"

"그렇소 당신들처럼 입만 살아 있는 쓸모없는 수행자 백보다

도 상캬가 더 낫소 나에겐 에상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요"

"당신은 그 개에게 무엇을 바랍니까?"

"아무것도 바라지 않소. 그저 예전처럼 음식도 잘 먹고 활기차

게 움직이며 내곁에 있기만 바랄 뿐이오".

고따마에겐 가슴에 담아 놓았던 애기를 털어놓게 하는 묘한 힘

이있었습니다.

"그렇게 할 방법이 있긴 하지만 당신이 받아들이기 힘들 겁

니다"

"방법이 있다면 말해주시오 상캬가 예전 모습으로 돌아올수

만 있다면 뭐라도 하겠소"

"내가 말하면 당신은 화만 낼 겁니다"

"맹세하리다 당신이 무슨 말을 해도 화내지 않겠으니 방법을

안다면 알려주시오"

저는 몽둥이릉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답답한 마음에 그의

앞에 무릎까지 꿇었습니다.

"맹세하겠소 무슨 말을 해도 화내지 않을 테니 제발 말해 주

시오"

한참을 침묵한 고따마가 말했습니다.

"화내지 마십시오 새하얀 털을 가진 상캬는 전생에 당신의 아

버지였고 이름은 또데야였습니다."

끝까지 들어줄 수 없는 말이었습니다. 화내지 않겠다던 맹세는

온데간데없고 다시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불끈 뒨 주먹이 떨렸습

니다.

"나와 상캬를 모욕한 것도 부족해 우리 아버지까지 모욕하겠

다는 거요. 우리 아버지는 크게 보시를 행하고 큰 사당을 지은 분

인데 어떻게 한천한 개로 태어난단 말이요? 돌아가신 뒤 바로 범

천에 태어나셨을 게 분명하오".

"당신의 아버지 또데야는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교만한 마음

때문에 하천한 개로 태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저에게 약

속하지 않았습니까? 제 말을 듣고 절대 화내지 않겠다고"

물러서지 않는 목소리로 고따마는 게송을 읊었습니다.

 

남보다 훌륭하다는 마음 버리지 못한 바라문

그 생을 마치면 여섯 가지로 태어나네

닭이나 개나 돼지나 승냥이

나귀로 태어나거나 지옥에 태어나리

 

불기2562무술년4월10일 경일암 대작불사발원 성행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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