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를 만난사람들 - 괭이자루를 던진 바라문 4
페이지 정보
2,283 2018.06.08 15:54
본문
구걸하는 주제에 빈 그릇을 내미는 손은 또 어찌 그리 당당한
지. 우리마을 사람이었으면 냅다 괭이자루가 먼저 날아갔을 겁
니다. 오늘은 따끔하게 한마디 해주어야겠단 생각에 괭이를 짚고
서서 그 젊은 게으름뱅이에게 한마디 던졌습니다.
"사문이여, 우리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린 다음에 먹습니다. 그대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린 뒤에 드십
시오"
그 정도면 알아듣고 얼른 도망이라도 쳐야 했습니다. 헌데 부
끄러운 기색도 물러날 기미도 보이지 않고 답답하게 대꾸까지
하는 것입니다.
"바라문이여, 저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린 다음에 먹습니다."
괘씸한 생각이 불끈 일었습니다. 괭이로 땅을 치며 큰 소리로
호통쳤습니다.
"뭐요, 수행자입네 하고 융내나 내고 다는 줄 알았더니 이젠
거짓말까지 하는 구먼 난 당신이 농사짓는 걸 한번도 본 일이 없
소, 드대의 멍에도 쟁기도, 징기날도, 물이 막대도 황소도 보지
못했소. 그러고더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밭을 갈고 씨
를 뿌린 뒤에 먹습니다. 라고 말한단 말이오?"
그젊은 수행자는 당황하는 기색 하나 없이 천천히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믿음은 씨앗, 감관의 소호는 단비
지혜는 나의 멍에와 쟁기
부끄러움은 쟁기자루, 삼매는 끈
바른 마음 새김은 나의 쟁기날과 몰이막대
몸을 수호하고 말을 수호하고
알마즌 양으로 음식을 절제하며
진실함으로 잡초를 제거하는 낫을 삼고
온화함으로 멍에를 내려놓습니다.
속박에서 평온으로 이끄는 정진
그것이 내게는 짐을 싣는 황소
스류픔이 없는 열반에 도달하고
가서는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와같이 밭을 갈아
불사의 열매를 거두고
이와같이 밭을 갈아
모든 고통에서 해탈합니다.
팍팍한 먼지를 잠재우는 이슬비처럼 노래는 가슴에 스며들었습
니다.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게으르고 볼품없는 사문으로만 알
았는데 운율이 갖춰진 그의 게송은 너무도 감미로웠습니다.
"듣고 보니 고따마도 훌륭한 농사꾼이군요, 맞습니다. 당신도
밭을 가는 사람입니다. 당신 말대로 불사의 과보를 가져다주는
밭을 가는 사람입니다. 하하"
이런 지혜와 재능이라면 굳이 쟁기를 잡지 않더라도 한 그릇의
공양을 받기에 충분하다 싶었습니다. 바가지 가득 우유죽을 듬뿍
담아 내밀었습니다.
'자 여기있소 멋진게송의 대가요."
허나 그 젊은 수행자는 발우를 내밀지 않았습니다.
"왜 그러시오 모자라면 잡수고 더 드시오. 내 마음껏 드리
리다"
젊은 수행자는 잠시 호흡을 고르더니 얼굴빛을 바르게 하고자
또렷한 음성을 말했습니다.
"저는 게송의 대가로 음식을 구걸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참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제 발로 찾아와
서 음식을 달라고 하더니 이번엔 줘도 받지 않겠다니 이상한 구
석이 안둘이 아니었습니다.
"그럼 당신은 어떤 음식을 원하는 거요?
"전 보시를 원합니다."
"지금 조시하고 있지 않소"
"그건 보시가 아닙니다"
"이게 보시가 아니면 그럼 당신이 말하는 보시는 어떤거요?"
"보시란 선물입니다. 아끼고 보살펴야 할 사람에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보다 못한 이에게 연민의 마음으로 나보다 훌륭한
이들에게 존경의 마음으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베푸는 것이 보
시입니다. 보답을 바라고 음식과물품을 주는 것은 보시가 아니
라 거래입니다.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내가 원하는 일을 이
루기 위해 내뜻에 맞는 소리를 듣기 위해 내 뜻대로 움직여주
기를 바라며 베푸는 것은 거래입니다. 그런 물건엔 탐욕과 원망
의 독이 베어 있습니다. 당신이 지금 내민 그 우유죽은 샘명을 살
리른 보시가 아니라 생명을 죽이는 독입니다."
꽤나 불쾌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한바탕 꾸짖어주려다 도리어
충고를 들은 꼴도 우스광스러웠지만 기껏 배푼 회의마저 거절당
하고 보니 은근히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이건 이미 당신 몫이요 , 그럼 이걱 어찌란 말이요"
"그 음식을 먹고 몸이 편할 수 있는 자는 없을 것입니다. 하늘
이건 악마건 바라문이건 사문이건 어떤 천신 어떤 세상 사람도
그 음식을 먹고 편안할수 없습니다. 바라문이여 그 음식이 제
몫이라 생각한다면 벌레갸 살지 않는 물이나 풀이 나지 않는 땅
에 버려주십시오"
젊은 사문은 그 구절 게송을 남기고 말없이 발길을 돌렸습니다.
불기2562무술년6월8일 경일암 대작불사발원 성행합장
-
아난존자의 일기-2권
우리대중들에게도 자주자주 오곤 했다.이렇게 부처님과 상가, 두 가지 보배는 늘 가가이서 모…
위리야 14시간 56분전 1 -
츰부다라니654
츰부 츰부 츰츰부 아가셔츰부 바결랍츰부 암발랍츰부 비라츰부 발졀랍츰부 아루가츰부 담뭐츰부살…
위리야 14시간 10분전 1 -
약사여래불진언294
개경게 무상심심미묘법 백천만겁난조우 아금문견득수지 원해여래진실의개법장진언 옴 아라남 아라다…
위리야 14시간 11분전 1 -
금강진언645
개경게 무상심심미묘법 백천만겁난조우 아금문견득수지 원해여래진실의 개법장진언 옴 아라남 아라…
위리야 14시간 12분전 1 -
신묘장구대다라니296
신묘장구대다라니나모라 다나다라 야야 나막알약 바로기제 새바라야 모지 사다바야 마하 사다바야…
위리야 14시간 12분전 1 -
아난존자의 일기-2권
업에 따라서 즐기고 있는 그 순간에도 고통스러운 느낌이 떨어지지 않고 따라다니는 것이다. …
위리야 2024-12-17 15:52 14 -
츰부다라니653
츰부 츰부 츰츰부 아가셔츰부 바결랍츰부 암발랍츰부 비라츰부 발졀랍츰부 아루가츰부 담뭐츰부살…
위리야 2024-12-17 15:45 15 -
약사여래불진언293
개경게 무상심심미묘법 백천만겁난조우 아금문견득수지 원해여래진실의개법장진언 옴 아라남 아라다…
위리야 2024-12-17 15:44 15 -
금강진언644
개경게 무상심심미묘법 백천만겁난조우 아금문견득수지 원해여래진실의 개법장진언 옴 아라남 아라…
위리야 2024-12-17 15:44 13 -
신묘장구대다라니295
신묘장구대다라니나모라 다나다라 야야 나막알약 바로기제 새바라야 모지 사다바야 마하 사다바야…
위리야 2024-12-17 15:43 16
-
지전보살님 드뎌 발원하셨군요 위리야88 2023-04-14 13:40
-
처처에 걸려들지 않으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위리야 2020-06-23 14:57
-
소중한 법문 감사합니다. 위리야 2020-05-15 11:47
-
구례 또 가야죠꽃 멀미를 하러 츠얼츠얼 내려가렵니다. 처멸 2020-02-02 15:12
-
와하 신용카드로 공중전화를 정말 대단합니다. 처멸 2020-02-02 15:11
-
저는 귀일심원 요익중생 상구보리하화중생 응무소주 이생기심 하겠습니다. 위리야 2020-01-29 11:17
-
화살속도속에 시간을 건져가며 살아가기란 그리 쉬운일이 아니건만,그렇게 살아가시는 님이 계시… 향원 2019-12-17 17:41
-
이제 인연이 되는것이겠지요~ 부처님 말씀이 이세상 살아가는 중생들에게 단비가 되어 삶의 무… 향원 2019-09-13 03:58
-
32분이 다가오는 구랴 보살님아 위리야 2018-06-12 16:45
-
일본여행을 가고 싶습니다. 시간도 조금 밖에 안걸리는데 왜이리 인연 닿기 힘들까요?우리는 … 위리야 2018-03-01 19:0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불교이야기 검색
월간베스트
된다."부처님은 게송을 읊어 네 사람의 수도자들을 더욱 훈계했다."사랑을 하는 곳에 비로소…
성행 2015-06-07 01:06본다면 음욕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의 속세에서 허망된 고생을 하고 있는 사람을 알게 되어 여기…
성행 2016-02-29 08:37사랑하는 대상이 설사 천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모두가 평등하다.사랑에는 차별이 없기 때문이…
smchang 2016-07-15 17:21사위국의 대 장자 슈닷다의 친우 중에 코세라는 부자가 있었다. 그는 불도 따위는 전혀 무시…
성행 2015-04-12 22:56우리들의 악한 마음이 일어나더라도,결코 성인은 해치지 않겠읍니다, 가사를 입은 성인이여.』…
성행 2016-02-07 0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