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지혜로운 자는 몸과 입과 뜻으로 일체의 악을 짓지 않고

생각을 항상 현재에 집중해 모든 욕망을 벗어나며

또한 세간의 괘각과 무익한 고행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매들이여, 제가 기억할수 있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것이

전부입니다"

곳곳에서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또 어떤 비구니 스님은 콧

방귀를 뀌며 들으란 듯이 말했습니다.

"저건 어린 동자들이나 외우는 게송 아닙니까? 듣지 못한 법을

듣고 알지 못한 법을 알려고 찾아왔지 우리가 애들이나 읊조리

는 게송을 들으로 온 겁니까?

예전 같았으면 불같이 화가 솟았을 겁니다. 비구니 스님들은

언제나 비구스님을 공경해야 한다고 부처님께서 엄명하셨고 또

어찌 되었건 오늘은 제가 법사의 자리에 앉았기 때문입니다. 하

지만 저의 마음에는 불씨조차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작은 걸레

하나로 드넓은 동원정사를 거울처럼 맑히고 작은 걸레 하나로

마음속 업겁의 찌든 때를 매일매일 부지런히 닦지 않았다면 불가

능했을 겁니다. 저는 손을 높이 들었습니다.

"여러 자매들이여, 저는 아둔하고 배운 것도 적어 많은 게송을

알지 못합니다. 여름 안거 동안 제가 외운 게송이라고는 동자들

이 외우는 이 짧은 게송뿐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셔야 합

니다.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열반을 증득하기 위해 꼭 많은 말씀

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소란은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휘황하고 현란한 설법에 익숙한

그들은 저의 진실한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곧 선

정에 들어 하늘로 솟구쳤습니다. 그렇게 허공에 앉아 다시 화광

삼매에 들어서는 청색. 황색. 적색. 백색의 갖가지 불꽃을 내뿜

어 시방을 비추었습니다. 그제야 대중은 요란한 입술을 닫고 머

리를 숙였습니다. 다시 본래 자리로 돌아온 저는 나지막한 목소

리로 말했습니다.

"여러분 부처님의 가르침은 실천에 그 뜻이 있습니다. 가르침

을 들었으면 아무리 쉽고 간단하더라도 반드시 한마음으로 게으

름없이 실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석가모니부처님 뿐만 아니라

과거 여러부처님도 모두 한마음으로 게으름 없이 실천한 까닭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도를 이루는 훌륭한 법을 얻으셨기

때문입니다."

진심으로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킨 비구니 스님들은 저의 설법

에 감사하며 예배하고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부처님은

온 대중이 모인 자리에서 저의 설법을 칭찬하고 게송을 읊으셨습

니다

적멸에 든 사람 기뻐하며

법을 보고 안락을 얻나니

성내지 않음을 즐거움으로 여기고

어떤 중생도 해치지 않네.

세간에 대한 욕심도 없고

온갖 애욕 남김없이 끊으며

아만을 잘 억제하는것

이것이 최고의 즐거움이라네.

불기2562무술년5월30일 경일암 대작불사발원 성행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