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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을 펼쳐 수행을 읽다.6 꿈을 향해 나아갈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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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2   2019.05.1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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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해 나아갈 때는

더 많이 놀고, 덜 초조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킴벌리 커버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中
새해가 밝아오면 늘 하는 일이 있다. ‘올해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배움에 대해 생각과 필요성을 느껴 꼭 빠지지 않는 것이 있으니 바로 ‘외국어 배우기’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기능이 좋아져 다양한 앱이 개발되어 있으니 배우기 더욱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SNS 상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외국어 영상들을 공유하고 학습 앱을 설치하면서 단단히 마음을 먹는다.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수준향상을 시키리라! 공유를 걸어놓은 SNS 영상들은 마치 알람처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아침시간에 새로운 단어를 갖고 나를 찾아온다. 폰에 설치해 놓은 학습 앱은 친절하게도 30분전부터 오늘의 공부를 확인시켜준다. 편리한 세상이 가져다주는 ‘친절한 공부씨’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나의 공부를 돌아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런 저런 상황과 핑계로 ‘그날의 공부’는 미뤄지는 일이 부지기수이다. 그리하여 성실한 앱 프로그램이 하루도 빠짐없이 전해주는 그날의 학습은 어느덧 태산 같은 무게로 내게 다가온다. 차라리 ‘부담을 느낄 바엔 학습 앱을 삭제하자’는 유혹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만저만한 ‘작심삼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비단 나만의 문제일까?
굳이 새해가 아니어도 마음먹을 계기가 생기는 그날부터 우리는 ‘금주’, ‘금연’, ‘다이어트’, ‘운동’ 등의 온갖 결심과 목표를 세운다. 하지만 늘 ‘오늘이 마지막이야’, ‘내일부터 시작하자’라는 핑계거리를 대며 실천을 미룬다. 이처럼 ‘뜻’은 있지만 실천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이는 ‘절실’하지 않기 때문에 결심과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렇게 오로지 마음의 문제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스님들의 경우를 예로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윤회의 고통을 끊어내고 자성(自性)을 찾기 위한 초발심을 내어 수행의 길을 나선 사문들이 갖고 있는 깨달음을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의 절실함은 어느 누구 한 명도 서로에게 뒤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절실한 마음을 지닌 사문들이 걸어가는 수행의 길이 모두 같은가? 그렇지 않다.
아니다. 수행의 길을 걷는다 하여 모든 사문들이 동일한 방편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즉 수행자의 근기에 따라 각자 다른 수행법을 쓰며 길을 달리한다. 당연히 최종 목적지가 달라진다. 같은 목적지가 아니라 하여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할 수 있을까? 마음이 절실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아니다.
수행에서 다양한 방편이 있는 이유는 바로 전생의 업(業)과 현생의 연(緣)을 거쳐 만들어진 습성(習性)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윤회고에 시달리면서도 끊어내지 못하는 것이 바로 업연(業緣)으로 인한 습성이 정진(精進)의 길을 방해하며 안주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목표와 결심을 방해하는 것은 마음이 아니라 내 몸이 갖고 있는 습성(習性)의 문제인 것이다. 그렇기에 뜻을 세움과 실천의 행위가 근원은 같을 수 있지만 결과는 똑같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오로지 절실한 마음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또한 다양한 방편을 마련해두고 수행자 스스로가 자신의 근기를 냉철히 살펴, 목표에 맞는 적절한 수행법을 선택하여 꾸준히 실천하는 수행자의 모습을 보면서, 개인이 자신의 근기와 행동의 역량이 즉 현상(現象)이 어떠한가를 정확히 알고 이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찾는 것이 또 다른 목표 성취의 길이지 않을까 한다.
이와 같이 뜻(道)과 현상(행동)의 관계에 대하여 『중용(中庸)』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子曰 道其不行矣夫.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도 그것이 행해지지 않는 것이로구나!”
『중용(中庸)』 제5장 中
범인들도 도가 있음을 알지만 그것이 꾸준히 행해지는 것은 매우 드물다는 뜻이다. 즉 안일함이 습성으로 몸에 베인 보통의 사람들은 늘 상황과 유혹에 흔들려 ‘작심삼일’에 그치고 만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평범한 우리네는 늘 ‘작심삼일’만 해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실천을 일상에서 시도하여야 마음먹은 바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인가?
평범한 우리네들에게 깨달음이라는 원대한 목표는 사실 너무 크고 원대하여 그야말로 사상누각(砂上樓閣)일 가능성이 높다. 헛된 꿈을 꾸게 된다. 이는 마치 지금 내가 타고 있는 작은 낚싯배를 살펴보지 않은 채 먼 바다로 나가는 것과 같다. 어찌 바다의 고래를 낚을 수 있겠는가? 이룰 수 없는 먼 미래의 높은 목표를 만들면 성공에 대한 가능성보다 실패에 대한 불안함을 키울 수밖에 없다. 결국 작심삼일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먼 미래의 꿈을 그리기 전에 내가 디디고 있는 현재를 냉정히 잘 살펴보자. 그리고 나의 ‘현재’에 집중한다면, 방향과 목표를 알게 될 것이다. 실현 가능성이 높은 방편이 도처에 나타날 것이다.
분심을 내어 끝없이 의심하고 자각하여 깨달음에 이르고자 하는 수행의 길에 어쩌면 제일 중요한 것은 현생에서 선근을 쌓는 일일 것이다. 현생에 깨달음을 수기(受記)를 받지 못 한다 해도 내생에는 성불하리라는 근기를 가질 수 있을 때 나를 얽매였던 습성을 끊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들어보자 라는 식의 현재에 집중하는 목표를 세운다면 비록 습성의 유혹에 흔들리더라도 결심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아인슈타인의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세이다”라는 말과 같이 현재에 집중하되 조금씩만 달라지길 목표한다면 행하지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 하루가 쌓여 인생이 변화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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