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을 펼쳐 수행을 읽다1 중용을 연재를 시작하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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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1 2019.04.1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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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019-04-13 18:02:05
본문
‘주변에 무엇을 두고 무엇에 애착을 가지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물됨을 알 수가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즉 삶이란 인연(因緣)의 연속이고, 소소한 인연의 연기(緣起)들이 모이고 모여 사람의 성향을 만들고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지요.
하여 내가 만나는 사람과 내가 소용(所用)하는 물건 등 아무리 작은 인연이라 할지라도 그 소중함을 거듭 강조한들 지나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늘 주위를 둘러 지금 서있는 내 자리를 단도리하려 애씁니다. 그렇게 내 지금 속한 자리에서 앞에 놓은 것들에 집중하며 부단히 살아가다 문득 멈추었던 글을 다시금 쓴다는 것을 생각해보니 참으로 묘하고 묘하다는 마음이 절로 듭니다. 진실로 그렇습니다.
다시 글을 쓰게 되는 것을 계기로 제 주변을 지나쳤던 모든 인연들을 거듭 둘러보면서 저의 지나온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삶의 시작에서부터 수행의 운명이 놓여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합니다. 한학자이자 유학자이셨던 선친(先親)은 평생을 무릎머리에 책을 얹어서 경전 암송을 하셨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 무릎 맡에 앉아 뜻도 모르는 경구를 들으며 그렇게 암송소리에 젖어들었습니다. 마치 향을 싼 종이에서 향내가 들어버리는 것과 같이 학(學)은 그렇게 운명으로 다가왔던 듯합니다. 귀로 마음으로 먼저 익히던 학문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는 천자문을 떼며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유교경전들 중 『중용(中庸)』과의 인연은 제 삶을 지금에도 관통해오고 있었습니다.
바로 삶의 방향타를 바꾸어, 불가에 뜻을 두고 한걸음을 내디뎠던 그 순간에도 저의 바랑에는 남모르게 가져온 『중용』, 『대학』이 함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저와 함께 출가 수행자로서의 첫걸음을 떼어주었지요. 어찌보면 새로운 수행의 발걸음을 오랜 친구와 같은 경전과 함께 할 수 있었으니 큰 축복이 아니겠습니까!
창공의 별이 밝게 비추던 이역만리(異域萬里)의 타향에서 홀로 지내던 그러한 시절에도 저의 학문적 고민을 함께 해주었던 책이 바로 『중용』입니다. 외로운 유학생의 책상을 지켜주며, 수행의 길을 함께 걸어주는 도반(道伴)이 되어주었으니 진실로 귀한 인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먹물 옷을 입은 사람이 유가의 책을 가지고 있다는 자체만으로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이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도는 무문(大道無門)이라 하지 않습니까! 『중용』의 참구(參究)를 통해 큰 뜻(道)은 유가와 불가라 하여 서로 다르지 않음을 알게 해주었으니 소중한 스승의 인연이 더해졌습니다. 이처럼 『중용』은 도반이자 스승으로 저와 귀한 인연을 나누었습니다. 하여 저의 첫 글쓰기를 수행 중 『중용』과 불가의 묘리로 이해하려했던 일상의 단상들로 풀어보려 생각하던 중이었습니다.
제가 지내는 이곳 모락산은 세종대왕의 넷째왕자 임영대군이 창건한 절입니다.
시절인연이 있었던지, 경일암 복원불사의 중임을 맡게 되었지요.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더뎌지는 불사에 세월만 보내던 중 어느 날인가 『중용(中庸)』이 다시금 제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한 날은 책장을 한 장씩 넘기며 전광석화(電光石火)같은 글감이 떠올라 일필휘지(一筆揮之)로 써지다가도 어느 날은 연기만 모락모락 피어오를 뿐 불이 붓지 않는 겨울날 눈(雪) 먹은 연통처럼 글이 되지 않아 고생하였습니다.
‘음미하기에 알맞은 차를 건네자’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자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무리에 한숨을 돌리다가 수정과 퇴고를 하며 살펴보니 부족한 필력으로 일방통행의 글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마음이 그지없습니다. 출판에 대한 마음이 머뭇거려지나 유시유종(有始有終)을 핑계 삼아 책을 마무리 하는 용기를 내보려 합니다.
글이 매끄럽지 못한 것은 사실 저의 생각이 성숙되지 못한 것이며 필력이 부족한 탓입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보아주시길 바라며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처럼 이 책을 통해 사고의 다양성을 견지하고 삶의 여유와 수행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모락산에서 아천 성민 합장
즉 삶이란 인연(因緣)의 연속이고, 소소한 인연의 연기(緣起)들이 모이고 모여 사람의 성향을 만들고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지요.
하여 내가 만나는 사람과 내가 소용(所用)하는 물건 등 아무리 작은 인연이라 할지라도 그 소중함을 거듭 강조한들 지나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늘 주위를 둘러 지금 서있는 내 자리를 단도리하려 애씁니다. 그렇게 내 지금 속한 자리에서 앞에 놓은 것들에 집중하며 부단히 살아가다 문득 멈추었던 글을 다시금 쓴다는 것을 생각해보니 참으로 묘하고 묘하다는 마음이 절로 듭니다. 진실로 그렇습니다.
다시 글을 쓰게 되는 것을 계기로 제 주변을 지나쳤던 모든 인연들을 거듭 둘러보면서 저의 지나온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삶의 시작에서부터 수행의 운명이 놓여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합니다. 한학자이자 유학자이셨던 선친(先親)은 평생을 무릎머리에 책을 얹어서 경전 암송을 하셨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 무릎 맡에 앉아 뜻도 모르는 경구를 들으며 그렇게 암송소리에 젖어들었습니다. 마치 향을 싼 종이에서 향내가 들어버리는 것과 같이 학(學)은 그렇게 운명으로 다가왔던 듯합니다. 귀로 마음으로 먼저 익히던 학문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는 천자문을 떼며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유교경전들 중 『중용(中庸)』과의 인연은 제 삶을 지금에도 관통해오고 있었습니다.
바로 삶의 방향타를 바꾸어, 불가에 뜻을 두고 한걸음을 내디뎠던 그 순간에도 저의 바랑에는 남모르게 가져온 『중용』, 『대학』이 함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저와 함께 출가 수행자로서의 첫걸음을 떼어주었지요. 어찌보면 새로운 수행의 발걸음을 오랜 친구와 같은 경전과 함께 할 수 있었으니 큰 축복이 아니겠습니까!
창공의 별이 밝게 비추던 이역만리(異域萬里)의 타향에서 홀로 지내던 그러한 시절에도 저의 학문적 고민을 함께 해주었던 책이 바로 『중용』입니다. 외로운 유학생의 책상을 지켜주며, 수행의 길을 함께 걸어주는 도반(道伴)이 되어주었으니 진실로 귀한 인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먹물 옷을 입은 사람이 유가의 책을 가지고 있다는 자체만으로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이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도는 무문(大道無門)이라 하지 않습니까! 『중용』의 참구(參究)를 통해 큰 뜻(道)은 유가와 불가라 하여 서로 다르지 않음을 알게 해주었으니 소중한 스승의 인연이 더해졌습니다. 이처럼 『중용』은 도반이자 스승으로 저와 귀한 인연을 나누었습니다. 하여 저의 첫 글쓰기를 수행 중 『중용』과 불가의 묘리로 이해하려했던 일상의 단상들로 풀어보려 생각하던 중이었습니다.
제가 지내는 이곳 모락산은 세종대왕의 넷째왕자 임영대군이 창건한 절입니다.
시절인연이 있었던지, 경일암 복원불사의 중임을 맡게 되었지요.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더뎌지는 불사에 세월만 보내던 중 어느 날인가 『중용(中庸)』이 다시금 제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한 날은 책장을 한 장씩 넘기며 전광석화(電光石火)같은 글감이 떠올라 일필휘지(一筆揮之)로 써지다가도 어느 날은 연기만 모락모락 피어오를 뿐 불이 붓지 않는 겨울날 눈(雪) 먹은 연통처럼 글이 되지 않아 고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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