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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4   2016.09.1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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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다.
까치가 떠들고, 더불어 다른 새들도 떠드는 그런 추석이다.
누구나 맞이하는 추석이지만, 이곳 경일암의 추석은 항상 남다르다.
이것이 세월을 보내온 시간 속에서 벌어지는 한 자락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그리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도 무상의 개념을 정리 못한 탓일게다.
오늘 이 시간 많은 이들이 가족들과 함께 무엇인가를 공유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럼 현상의 문제들을 생각하고 미래를 생각하면서 오늘 하루를 보내려고 노력은 할까?
무엇을 향하여 나아가는지 생각하지 않고 그져 추석이니 모여들고 또 함께 하고 그러는 것일까?

 부처님의 생각속에서 오늘을 보내는 그런 마음은 또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오늘도 내일도 부처님 품안에서 살아가는 저의 입장에서 많은 생각들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 아니면
번뇌 망상으로 점철된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아 보이겠지만 그래도 성숙의 모양이라고 생각해주심 좋겠습니다.
이것이 삶의 본질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엇인가를 들여다본다는 것의 중요성은 생각해보아야합니다.

 오늘 내 스스로 들여다보고 있는지 아니면 현상에 너무 치우쳐 부처님을 잊어버리지 않은지 잠시라도 생각해봅시다.

 우연히 높은 집을 찾아 지나는 길에
연기가 낀 모래 위에 젖은 연꽃이 드러났네.
서리가 내린 버들가지는 고운 빛이 감히고
비가 오는 못 위에는 물이 물결을 더하네.
근심하는 것은 비로소 몸이 늙어짐을 깨닫기에
나그네 생활에서 귀밑머리가 희여짐을 알게 됐소
오늘밤 밝은 달이 감을 알려주지 않아
맑은 노래와 묘한 춤으로 항아를 취하게 하겠소.

 침굉집에 나오는 칠언 율시입니다.

마음을 애닮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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