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위암 4기라니, 사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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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6 2019.10.17 06:27
본문
<사기병>(p.120). ‘살아야 한다’가 10회 등장한다.
사기병: 인생은 마음대로 안 됐지만 투병은 내 맘대로
윤지회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 480쪽 | 1만7000원
동네 병원에서 위암이라고 합니다. 대형 병원 세 곳을 예약합니다.
첫번째 병원은 1기일 거라 합니다. 두번째 병원은 내시경을 보고 2기라 합니다. 세번째 병원은 대기가 길어 두번째 병원으로 돌아갑니다. 수술을 예약하고 시티를 찍으니 3기로 보인다 합니다.
수술실에 들어갔다 나옵니다. 온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 속에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며 밤을 지새웁니다. 이제 진짜 결과가 나왔습니다.
위암 4기랍니다. 만 38세, 두 돌도 안 된 아기를 키우는 엄마가 위암 4기라니요.
그림책 작가에게 찾아온 위암. 그는 수술 후 회복과정부터 항암치료, 온 가족의 분투를 그림으로 그려 자신의 SNS에 연재해왔습니다.
항암 화학 치료의 부작용들은 상상 이상입니다. 구토와 설사로 온몸이 녹아내리다가 갑작스러운 변비 이후 항문에 급성농양이 생기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한 투병생활은 그간 잊고 지냈던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발견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생전 안 하던 사랑고백을 쏟아내는 ‘갱상도 남자’ 친정아빠, 산책과 커피 한 잔, 냉면 한 그릇, 다시 먹게 된 김치 같은 것들 말이죠. 친정엄마와 시엄마에 대한 고마움, 열심히 자라나고 있는 아이에 대한 미안함도 책 곳곳에서 묻어납니다.
암세포는 예상대로 행동해 주지 않습니다. 약을 줄일 것으로 기대했는데 더 센 약을 써야한다는 결과를 듣기도 하고, 가발과 두건을 마련해뒀는데 머리가 빠지지 않는 약을 계속 써보자는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기대만 못한 결과들도, 기대 이상의 결과들도 저자는 담담하게 받아들입니다.
위암 판정을 받은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1년. 훌륭하게 살아낸 1년을 책으로 묶어내는 데에 아마 6개월 남짓 걸린 듯합니다. 핑크색 책 겉면의 샛노란 띄지에는 ‘암도 어쩌지 못한 악착 발랄 투병기’라고 적혀 있습니다. 차분하지만 무겁지 않게 암치료의 고통과 희망을 동시에 담았습니다.
■이 페이지에 머물다(pp.58~59): “아기는 나중에 가져요. 아직 젊은데 다 낫고 가지면 되죠” 치료를 시작하고 처음 듣는 긍정적인 말이었다고 한다. 낫는다는 것에 대한 희망을 품어도 된다는 뜻으로 느끼게 될 듯하다. 의료인들의 한 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껴본다.
■이 페이지에 머물다(pp.98~99): 직접 경험하지도 않았으면서 무조건 긍정적인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환자를 힘빠지게 만든다. “잘 지내지?”라던지 “억지로라도 먹고 힘내” “요즘 암은 별 거 아니래” “몇 기인지가 뭐 중요해”라는 말보다는 “힘내지 않아도 돼” “얼마나 힘든지 몰라서 미안해” “잘하고 있어” 같은 말들이 위로가 된다고 한다.
기원전 400년대를 살던 소포클래스가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 하루는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하루다’라고 말했다 합니다. 하지만 헛되게 살았으면 또 어떤가요. 삶은 누구에게나 견디기 힘든 고통을 줍니다. 누구도 상대의 아픔을 직접 겪어볼 수는 없기에, ‘너보다 내가 힘들다’ 감히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그저 오늘도 수고했다고, 서로에게 작은 위로를 건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저자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책이 출간되기 직전, 예기치 못한 소식이 저자를 찾아온 듯합니다. 어쩌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시간. (저 같은) 독자들의 응원이 힘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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