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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의 정치철학 / 수바쉬 C.카샵 편집 / 허우성·허주형 올김

“21세기 세대의 여러분, 좀 더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좀 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주세요.” 2013년 미국 루이지애나 툴레인대 졸업식에 참석한 달라이라마가 인류의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갈등과 대립 속에서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운 전쟁이 멈추지 않는 인류에게 던지는 달라이라마의 메시지이다. 그로부터 1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등 지구촌 곳곳에는 여전히 살육을 동반한 분쟁이 멈추지 않고 있다.

화해와 평화의 염원을 간직한 달라이라마의 견해를 담은 한 권의 책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나왔다. 수바쉬 C. 카샵 인도국가변호사협회장이 편집하고 허우성 경희대 철학과 명예교수와 허주형 서강대 석사가 펴낸 <달라이 라마의 정치철학>이 그것이다. 대원불교총서 12권이다. 티베트 의회정책 연구센터가 펴내는 시리즈 가운데 네 번째 책으로 인류 전체의 정치적, 사회적, 도덕적 영적 사안에 대해 피력한 달라이 라마의 연설을 모았다.

달라이라마는 “좀 더 자비로운 세상은 타인의 안녕에 대한 걱정, 타인의 생명에 대한 존중 의식이 존재하는 한, 타인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타인을 사랑하기 때문에 폭력을 행사할 여지가 없다”면서 “평화로운 세상이란 자비로운 세상”이라고 일관되게 평화와 자비를 호소한다. 또한 “민주주의의 가치, 열린 사회, 인권 존중과 평등은 보편적 가치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민주주의적 가치들과 인간의 선함이라는 근본 가치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강조한다.

<달라이 라마의 정치철학>은 △망명과 그 후 – 티베트 비극의 시작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하여 △티베트 문제에 대한 설명 △중국과 티베트 관계 △티베트 봉기 △보편적 책임감 △자비와 세계평화 △환경과 생태계 등 8부로 구성됐다. 부록으로 △비폭력에 대한 책무(2012년 마하트마 간디 화해와 평화를 위한 국제상 수상 소감) △마음(2013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강연) △희망(2013년 미국 루이지애나 콜레인대 졸업 연설)도 실렸다.

이 책의 편집자인 수바쉬 C. 카샵 인도국가변호사협회장은 “자유, 민주주의, 평화를 귀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면 누구든 달라이라마 성하의 사상이 아주 깊은 영감을 준다고 생각한다”면서 “티베트 대의의 정당성, 달라이라마 성하의 철학 그리고 전 인류의 행복을 위한 귀중한 공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달라이라마는 2012년 1월 보드가야에서 행한 수상 연설에서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인류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부정적인 감정을 최소화하고 일부러 긍정적인 감정을 고취하기 위해 우리 인간의 지능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또한 훨씬 더 행복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정신적인 차원에서 평화와 행복이 있다면 비폭력과 비폭력적인 행동은 자동으로 찾아올 것입니다. 우리 마음이 두려움, 분노, 증오, 복수심으로 가득 차 있다면 진정한 비폭력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비폭력은 내면의 평화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달라이라마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0년 2월 18일 백악관에서 만나 세계평화에 대한 견해를 교환했다. 사진출처=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