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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그림 ‘보살상’ 2점과 ‘청담스님 진영’ 1점

이름조차 밝히길 고사한 기증자 뜻 살려
​​​​​​​‘아이프칠드런’서 불교중앙박물관에 전달

‘근대 채색화의 거장’ 고(故) 내고 박생광 화백의 불교 작품 3점이 불교중앙박물관에 기증됐다. 불교중앙박물관(관장 서봉스님)은 1월2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박생광 화백 불교 주제 작품 3점 기증식’을 갖고 익명의 소장자가 예술나눔 공익재단 ‘아이프칠드런’을 통해 기증 의사를 밝힌 박 화백의 밑그림 작품 ‘보살상’ 2점과 청담스님 진영(眞影) 1점을 기증받았다.

1월 26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사서실장 진경스님과 함께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에서 고 박생광 화백 불교작품 기증식에 앞서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박생광 화백의 ‘보살상’은 석굴암 십일면관음보살상과 문수보살상이 마주 보는 구성의 작품이다. 세로 2m가 넘는 크기로 박생광 화백의 불상 소재 작품 중에서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2점의 스케치 화면 구성은 서로 이어진 연필 선묘 작품으로, 여러 점이 이어진 시리즈의 일부가 보존된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1월 2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에서 김윤섭 아이프칠드런이사장(오른쪽)과 대한컬링연맹 한상호 회장이 고 박생광 화백 불교작품 기증식을 하고 있다. 

김윤섭 예술나눔 공익재단 아이프칠드런 이사장은 “박생광 화백은 한국인의 정신적 뿌리를 연구해 불교와 무속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펼쳤는데, 이름 조차 밝히길 고사한 기증자께서 박 화백의 작품세계가 재조명되길 바라며 저희 단체를 통해 불교중앙박물관에 기증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보살상 2점의 작품이 이어질 뿐만 아니라 좌우에 여러 작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번 기증을 계기로 나머지 부분의 작품도 찾게 돼 하나의 큰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증식에서 인사말 하는 총무원장 진우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저와 인연이 있는 한상호 대한컬링연맹 회장의 주선으로 아이프칠드런과도 연결돼 뜻깊은 기증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이어 “박 화백은 한국과 동양의 샤걀로 불릴 만큼 우리나라 근대 대표 작가일 뿐만 아니라 청담큰스님과는 진주농업학교 동기동창으로서 오랫동안 교우하며 불교는 물론 작품세계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작품 기증을 통해 박 화백의 작품을 다시 조명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고 박생광 화백 기증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박생광 화백(1904~1985)은 홍익대에 재직하며 진채(塡彩)를 사용해 불교와 민속, 무속 등 다양한 한국적인 소재를 독창적인 조형어법으로 재해석해 주목받았다. 그의 작품에서 색채는 강렬함을 넘어서 신기, 광기 어린 ‘경이로움의 채색화’로 여겨진다. 1982년 인도 성지순례를 마친 이후 말년의 작품들은 ‘박생광 스타일을 완성 시킨 대표작’으로 꼽힌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불교중앙박물관장 서봉스님, 사서실장 진경스님을 비롯해 김윤섭 아이프칠드런 이사장(오른쪽 2번째)과 대한컬링연맹 한상호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생광 화백은 1985년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대표적인 전시로는 1985년 파리 그랑팔레미술관 ‘르 살롱-85’ 특별 초대전과 1986년 호암갤러리 유작전, 2019년 대구시립미술관, 2022년 강릉시립미술관, 2023년 한가람미술관 등의 기획초대 개인전이 있다.

특히 이번에 기증된 작품은 2023년 3월 예술의전당에서 큰 화제를 모은 ‘한국화 대가 내고 박생광과 우향 박래현 2인전-위대한 만남’전시회에 선보였던 작품으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날 기증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불교중앙박물관장 서봉스님, 사서실장 진경스님, 김윤섭 예술나눔 공익재단 아이프칠드런 이사장, 한상호 대한컬링연맹 회장 등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