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비극 앞에, 유엔은 늘 한 발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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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6 2021.04.29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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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족 청년이 쿠르드 깃발을 들고 있다. 유신모 기자
미얀마 쿠데타 사태가 두 달을 넘기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온 시민들에게 국가는 총을 쐈습니다. 군부의 유혈 진압에 사망자가 550명을 넘었습니다. 미얀마 시민들은 국제 사회의 개입을 호소하고 있지만, 유엔 등 국제기구는 미적거리고만 있습니다.
국제적 비극이 있을 때마다 유엔의 늑장 대응이 구설에 오르곤 합니다. 1990년대 이라크 정부의 쿠르드인 탄압 사태에서도 유엔은 늦었습니다. 30년 전 이날 경향신문에는 유엔의 뒤늦은 대응을 비판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1991년 4월7일 경향신문
쿠르드인은 중동의 산악 지역에 사는 민족입니다. 터키부터 이라크, 이란, 시리아까지 걸쳐 살고 있지만 오래도록 자신들만의 국가를 갖지 못했습니다. 독립해 국가를 만들려고 여러 차례 노력했지만 늘 탄압받았습니다. 국가 간 다툼에서는 ‘독립시켜주겠다’는 미끼를 내건 강대국들에게 속아 이용당한 뒤 배신당하기 일쑤였습니다.
걸프전이 끝난 1991년 봄, 이라크의 쿠르드인들은 사담 후세인 정부에 반발하며 봉기를 일으켰습니다. 주요 도시들을 점령했지만 사담 후세인 정부의 군세에 결국 패퇴합니다. 이라크 정부는 군을 동원해 쿠르드인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했습니다. 한순간에 난민이 된 수백만명의 쿠르드인들은 처절한 탈출길에 올랐습니다. 아직 얼음이 다 녹지 않은 산간지방을 넘으며 추위와 굶주림 속에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쿠르드족 거주지역. 경향신문 자료사진
반인권적인 참상에 국제사회가 개입했습니다. 그해 4월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쿠르드족 탄압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그동안 지켜오던 ‘불간섭 원칙’을 버리고 한 나라의 내정을 규탄한, 당시로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했습니다. 결의안이 통과되던 날은 이미 이라크 정부가 “쿠르드 반군을 완전히 진압했다”며 완승 선언을 한 날이었거든요. 이라크 정부가 쿠르드인들을 탄압하고 난민들이 고된 피난길 위에서 목숨을 잃는 동안, 국제사회는 멀리서 손을 놓고 있던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기사의 표현대로라면 “버스 지난 뒤에 손 흔드는 격”인 셈이죠.

1991년 4월9일 터키 국경의 난민수용소에서 한 쿠르드족난민이 빵을 싣고온 덤프트럭 위에서 양팔로 빵을 감싼채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쿠르드인 지원책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국제적 비난 여론에 떠밀려 부랴부랴 지원책을 마련했지만, 사실 미국은 안보리 소집도 반대할 정도로 쿠르드인 문제에 냉담했습니다. 지원책 내용도 “담요와 식량, 천막 등 무기를 제외한 구호물자를 공군 수송기를 통해 이라크 북부 등지에 투하하는 것” 정도에 그쳤습니다. 한때는 쿠르드인의 반란을 부추기고 지원했지만 막상 쿠르드인들이 궁지에 몰리니 태도가 바뀐 것입니다.
오늘날 미얀마 사태에서도 유엔 안보리는 쿠데타 발발 이후 두 달 만에야 규탄 성명을 냈습니다. 하지만 구두 메시지에만 그쳤을 뿐, 경제 제재나 직접 개입 등 국제사회의 통일된 움직임은 보이지 않습니다. ‘유엔 무용론’도 고개를 듭니다. 세계 평화와 인권 개선을 추구한다는 유엔, 이번에는 제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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