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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존자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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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승리한 상가마시 비구


  숲 속에서 수행하기를 즐기는 상가마시장로는 그날 첫 번째로 제따와나 정사에 돌아왔다.
부처님께 머리 숙여 예배한 다음 정사에 있는 비구들과도 적당하게 인사가 끝나자 사람들이 없는 조용하고 그늘이 짙은 한 나무
아래에 앉아서 수행하고 있었다.
  그때, 옛 부인이 어린 이들을 안고 나타났다.
상가마시 장로가 집에서 지낼 때 좋아하던 아름다운 옷과 장신구로 예쁘게 단장하고 있었다.
옛 부인은 상가마시 장로 곁에 바싹 다가앉아 처량한 목소리로 애원했다.
  ''스님, 이 아들과 어미인 저를 버리지 마세요.''
  상가마시 장로는 옛 부인이 멀리서 올 때는 바라보지 않았지만 자기 곂에 가까이 왔을 때는 보지 않을 수 없었으며 애원하는
소리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소리와 모양은 상가마시 장로에게 그저 소리와 모양일 뿐, 내 아내와 아들이라는 집착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들리면 듣고, 보이면 보는 것일 뿐 마음의 동요를 전혀 찾아볼 수 없이 무심했다.
옛 부인의 간절한 애원의 소리를 받아들이지도 않고 거절하지도 않고 그저 묵묵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그녀가 오기 전에는 부모 친척들이 다녀갔다.
그들은 부모님의 재산을 간수하고 가업을 위해 집으로 돌아오기를 원했다.
  상가마시 장로는 ''내 아들, 내 재산'이라는 깊은 집착을 갖고 있는 그들에게 진리를 말해주어도 피곤한 일 이상의 이익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저 조용히 있어야만 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을 알자 그의 옛 아내에게 어린 아들을 안겨서 보냈던 것이다.
부인은 자신의 말을 혹시 다른 생각하느라고 못 들었나 싶어서 다시 간청했다.
그래도 기척이 없자 다시 애원했다.
몇 번의 애원에도 변함없는 얼굴로 앉아 있는 옛 남편 앞에서 어린 아기를 내려놓았다.
  ''이 아기는 당신의 아들입니다.  당신이 알아서 하십시오.''
  그렇게 선언하고 떠났다.
그리고 아기의 아버지에게 혹시 '어떤 변화가 있을까?'하는 기대를 가지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았다.
아내의 힘으로도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아들의 아버지로서 연민심을 끌어내려고 맡긴 것이다.
  그러나 아내와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상가마시 장로는 부성애에서도 쉽게 승리를 거두었다.
  아들들은 아버지들의 마음을 흔들어 녹일 수 있는 금덩이지만, 이 아버지의 굳센 마음은 녹일 수 없었다.
세상 아버지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자식의 울음소리도 이 아버지의 마음은 조금도 아프게 할 수 없었다.
  ''오!  이 사람은 자기 아들조차 사랑하지 않는 구나!''
  모든 싸움에서 진 아내는 아기를 안고 왔던 길을 돌아갔다.
그들이 올 때도 기다림이나 바라는 마음이 없었던 상가마시 장로는 그들이 모두 돌아갔을 때도 아쉬움이나 흔들릴 일은 없었다.
상가마시 장로의 승리를 들었을 때, 나는 ' 이 장로께서는 자기 법명과 어울리는구나!'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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