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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은 어떤 재벌?…대 이은 ‘갑질’과 ‘상속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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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6   2019.12.3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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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새 ‘땅콩회항’과 ‘물컵갑질’로 입길에 올랐던 한진그룹에 이번엔 ‘남매의 난’이 불거졌다.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사망 이후 조원태가 회장직을 물려받았지만 결국 상속분쟁이 시작된 것이다.
 

사실 한진그룹에선 ‘갑질’도, 상속을 둘러싼 ‘가족다툼’도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재계 서열 13위 한진그룹은 어떤 재벌일까. 과거 떠들썩했으나 지금은 잊혀진 한진 내부의 상속분쟁과 갑질사건들을 짚어본다.
 

[정리뉴스] 한진은 어떤 재벌?…대 이은 ‘갑질’과 ‘상속분쟁’

■반복되는 가족 분쟁…‘형제의 난’과 ‘남매의 난’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사망 후 장남 조원태가 회장직을 물려받았지만 결국 7월여만에 한진가(家) 내 상속 분쟁이 결국 시작되고 말았다.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동생(조원태 회장)이 “가족들이 잘 협력해서 이끌어나가라”는 아버지의 유훈을 어겼다는 입장문을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개했다. 내년 주주총회를 앞두고 ‘남매의 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게다가 이번 성탄절엔 조원태 회장이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집을 찾아갔다가 격한 언쟁을 벌였고 화병이 깨지는 등의 소동이 있었다. 이번 일은 이명희 고문이 아들(조원태)과 딸(조현민)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조원태 사장은 6.52%, 조현아 전 부사장은 6.49%, 조현민 전무는 6.47%, 이명희 고문은 5.31%를 갖고 있다.
 

[정리뉴스] 한진은 어떤 재벌?…대 이은 ‘갑질’과 ‘상속분쟁’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에 끝난다. 이때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 연임에 실패하면 조 회장은 그룹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다. 한진칼의 지분을 17.29%까지 늘린 사모펀드 강성부펀드(KCGI)는 한진 경영참여를 노리고 있는데, 조현아 전 부사장은 “KCGI와도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남매의 난’ 도중에 어머니와 아들의 다툼까지 벌어지면서 이목이 집중되자 30일 조원태 회장과 이명희 고문은 30일 사과문을 공동발표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내년 주총까지 다툼이 다시 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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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찬 화백의 ‘장도리’ 2019년 6월19일자 . 첫 장면에 나오는 세 사람이 조원태 현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다.

박순찬 화백의 ‘장도리’ 2019년 6월19일자 . 첫 장면에 나오는 세 사람이 조원태 현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다.

■14년 전 불거진 조중훈 유언장 조작설
 

조원태·조현아 간에 불거진 다툼은 과거 2002년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전 회장의 별세 이후 벌어진 한진가(家) ‘형제의 난’을 연상케 한다.
 

조중훈 전 회장은 자녀를 다섯 두었다. 조현숙·양호·남호·수호·정호다. 조양호에게는 대한항공을, 조남호에게는 한진중공업을, 조수호에게는 한진해운을, 조정호에게는 메리츠금융을 맡게 했다. 이러한 계열사 분배는 조중훈 전 회장이 미리 짜 두었던 것이라고 한다. 다만 재산 분배 관해서는 조중훈 전 회장의 뜻이 임종 전 직원들이 받아적은 것으로 알려진 ‘유언장’ 형태로만 남겨져 있다. ‘유언장’에 따라 재산 대부분은 장남 조양호의 인하학원과 대한항공에 돌아갔다. 이와 별도로 ‘형제’들은 한진의 빌딩 임대사업을 하는 정석기업의 주식은 법정 상속분대로 나눠 갖기로 한다.
 

2005년 당시의 한진그룹 가계도 | 경향신문 자료

2005년 당시의 한진그룹 가계도 | 경향신문 자료

그러나 3년 후 유언장 조작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유언장 조작’은 ‘둘째’ 조남호 한진중공업 부회장과 ‘막내’ 조정호 메리츠증권 부회장이 ‘장남’ 조양호 전 회장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내면서 제기한 의혹이다. 이들은 과 형제간 합의에 따라 약속받은 정석기업 주식을 주로 문제삼았다. 조양호 전 회장이 형제간 합의를 어겼다는 것이다. 법원은 재판 과정에서 유언장 감식에도 나섰으나 결과는 비공개됐다. 결국 장남 조양호 전 회장이 정석기업 주식을 2남과 4남에게 돌려주면서 분쟁은 일단락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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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재벌’ 한진그룹의 임금체불 사건
 

‘한민족의 전진’을 뜻하는 한진그룹의 뿌리는 1948년 고 조중훈 전 회장이 경기 인천에 세운 ‘한진상사’다. 그는 인천항만으로 들어오는 미군 물자를 각 부대로 운송하는 계약을 따내기 위해 미군의 마음을 얻는데 주력했고, 일부 성공하면서 큰 돈을 벌기 시작했다. 미군과의 약속은 어떻게든 지키려고 했으며, 자신의 고급주택 ‘부암장’에선 미군 장교 부인들의 생일까지 챙겨 파티를 열었다고 한다.
 

한진의 이름을 전국적으로 알린 계기는 ‘월남전쟁’이었다. 한진은 월남전쟁에서의 군수물자 수송을 맡기로 했고 ‘월남재벌’로 불릴 정도로 사세를 확장해 나간다. “이승만 정부와 미8군의 젖줄을 차지하는 경쟁에서 역대의 승리자는 나중에 대한항공까지 거느리게 된 한진 사장인 조중훈이었다.” 브루스 커밍스는 <한국현대사>를 통해 조 전 회장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조중훈 전 회장은 회고록 등을 통해 자신이 미군과 신뢰를 쌓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음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노동자와의 약속은 경시한 것으로 보인다. 전쟁 중에 군수물자를 수송하는 일은 소총과 실탄을 곁에 두고 트럭운전을 해야할 만큼 위험한 일이었고 ‘파월 노동자’들은 하루 12~16시간의 장시간 노동도 감당해야 했다. 하지만 한진에 고용돼 월남을 다녀온 400여명의 노동자들은 연장근로 대가를 받지 못했는데 사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서울 남대문 대한항공 빌딩을 점거했다.
 

당시 대한항공 빌딩을 점거한 노동자들은 “미불된 노임을 지불하라”는 띠를 둘렀고 함께 들고 있던 플래카드엔 “조중훈은 파월기술자들의 피와 땀의 대가를 지불하라”고 쓰여있었다고 한다.

 

미불된 노임을 지불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KAL빌딩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파월기술자들 | 경향신문 자료사진

미불된 노임을 지불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KAL빌딩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파월기술자들 | 경향신문 자료사진

KAL빌딩에서 농성 중인 파월기술자들 | 경향신문 자료사진

KAL빌딩에서 농성 중인 파월기술자들 | 경향신문 자료사진

■한진중·한진해운…‘무책임한 태도’는 판박이
 

한진가(家)의 차남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부실경영’의 고통을 노동자에게 모두 전가시키려 했던 인물이다. 2010년대에 약 10년간 4277억원의 이익을 냈던 한진중공업2011년 경영난을 이유로 정규직·비정규직 3000명을 해고했다. 그런데 대량해고 후 174억원의 배당금 잔치를 벌였다.
 

낮은 수주실적의 책임은 그의 아들 조원국 수주담당 상무에게 있었지만 구조조정 와중에도 당시 조원국 상무는 억대의 연봉을 챙겼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당시로는 최장기간인 309일간 타워크레인에 올라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알렸던 것이 바로 이 때다.
 

앞서 2003년 한진중공업 측은 노조에 대한 손배·가압류로 ‘옥죄기’에도 나섰는데, 김주익·곽상규 두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당시 사측은 순이익을 기록했는데도 650명의 노동자를 명예퇴직시켰다.
 

경영자로서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 건 다른 형제네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로부터 한진해운을 물려받은 3남 조수호는 2006년 사망했고 그의 부인 최은영이 회장직에 올랐다. 그런데 그는 경영에 서툴렀던 것으로 보인다. 세계 8위의 해운회사에 빚이 쌓여갔는데 그와중에도 수십억대의 월급을 챙겼다. 한진해운은 결국 2016년 채권단 공동관리를 신청하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최은영 전 회장은 채권단 공동관리를 신청하기 직전 자신과 두 딸이 보유한 주식을 팔아버림으로써 손해를 막았다. 나중에 이 문제가 공개적으로 불거지고나서야 국회 청문회에 나와 눈물을 흘리고 사재출연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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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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