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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니클로스(1940~)…인간미 넘치는 필드 위의 신(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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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1   2016.11.1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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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5파운드 지폐에 실린 잭 니클로스.

스코틀랜드 5파운드 지폐에 실린 잭 니클로스.

■불굴의 의지로 소아마비 극복한 ‘오하이오의 거인’  
 

2005년 7월 영국 내 자산순위 2위인 스코틀랜드로열은행(RBS)은 ‘골프 황제’ 잭 니클로스의 인물초상이 들어간 5파운드 지폐를 발행키로 했다. 생존인물 가운데 왕실 사람이 아닌, 더구나 외국인(미국)이 영국 지폐에 들어간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앤드루 윌슨 RBS 대변인은 ‘위대한 골퍼에 걸맞은 예우’라며 지폐 도안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1846년 제정된 법에 따라 여러 은행이 자유롭게 지폐를 발행해 쓸 수 있다. 대신 잭 니클로스의 인물초상이 들어간 지폐는 스코틀랜드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영국 전역에서는 영란은행이 발행한 화폐만 쓰인다. 현재 영국 모든 지폐의 앞면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상만 들어 있다.
 

1940년 1월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태어난 잭 니클로스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그의 나이 19살 때인 1959년, US아마추어 선수권대회에서였다. 그러나 골프 제왕의 신화는 프로입문 2년 뒤인 1962년 US오픈에서 우승컵을 안았을 때 만들어졌다. 그 전까지 니클로스는 세계 4대 메이저 대회의 하나인 US오픈에 3차례에 참가해 2위에 오른 것을 제외하곤 모두 예선 탈락했다.
 

1961년 프로세계의 문을 두드린 니클로스는 이듬해 US오픈에서 당시 ‘골프 황제’로 불리던 아놀드 파머를 맞아 연장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아니’(아놀드 파머의 애칭)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승리였고, US오픈 사상 최연소 챔피언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아마추어 신분이던 1960년 대회에서 파머에게 2타차로 패했던 니클로스는 우승 뒤 ‘프로골퍼가 돼 실력으로 파머를 누르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고는 프로로 전향했다고 말했다.  
 

그해 파머는 마스터스 챔피언십을 3연패했으며, 5개 대회에서 우승해 상금랭킹 1위에 오르는 등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난공불락’의 성을 쌓고 있었다. 파머와 니클로스가 40년 넘는 우정을 꽃피우게 된 것도 이 때부터였다. 1929년생으로 니클로스보다 11살이 많은 파머는 필드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니클로스를 진정한 친구로 여겼다. 니클로스도 PGA투어에서는 한 치의 양보를 하지 않았지만 파머를 골프 선배로 깍듯이 예우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성격이나 스타일은 너무 달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출신인 파머는 허세를 부리거나 뽐낼 줄 모른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고지식하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사심 없는 훌륭한 매너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반면 니클로스는 일찍부터 골프에 눈 뜬 골프천재로, 모든 면에서 ‘완벽주의’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이로 인해 파머와 니클로스의 우정을 ‘질투’의 결과물로 보는 이들도 있다. 파머는 니클로스의 뛰어난 능력을 부러워했고, 니클로스는 파머의 ‘사람 끄는 힘’에 매료됐다.  
 

1963년 남자 골프대회 중 가장 권위 있는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니클로스는 그해 PGA를 석권하더니 1975년에는 파머가 갖고 있던 마스터스 4연패 기록을 깨뜨렸다. 그 이후로도 신기록 행진을 계속한 니클로스의 저력은 어려운 과제를 이겨내는 힘과 지능, 강인한 정신력에서 나왔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골프계의 전설’로 불리고 있는 잭 니클로스·개리 플레이어·아널드 파머(오른쪽부터)가 지난 4월  마스터스대회가 열린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함께 걷고 있다.

‘골프계의 전설’로 불리고 있는 잭 니클로스·개리 플레이어·아널드 파머(오른쪽부터)가 지난 4월 마스터스대회가 열린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함께 걷고 있다.

■냉정한 승부사 기질로 PGA대회 73승·메이저 대회 18승 대기록 남겨
 

니클로스는 전성기 때 바쁜 일정 속에서도 10여개의 회사를 운영하는 등 사업가로서도 성공가도를 질주했다. 1960년 6월 바버러 바시와 결혼해 5남매를 둔 니클로스는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었으나 그가 걸어온 생의 전반부는 시련과 좌절, 불굴의 도전이 어우러져 있다. 

니클로스는 골퍼 출신으로 약제사였던 아버지 찰리의 권유로 10살 때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아버지에게 생일선물로 하프세트를 받은 뒤 치핑, 퍼팅, 샌드샷 등을 연습했던 니클로스는 골프보다 오히려 다른 스포츠를 더 즐겼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프로골퍼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어릴 적 나는 야구와 축구에 미쳐 있었다.”   

니클로스가 골프클럽을 잡기 시작한 그해 봄 젊은 프로골퍼가 나타났는데 그가 잭 그라우트였다. 아버지 찰리는 니클로스를 잭 그라우트가 운영하는 골프 연습반에 편입시켰고, 니클로스는 매주 3시간씩 개인교습을 받았다.  
 

“난생 처음 9홀을 돌았는데 51타를 쳤다. 두 번째 라운딩에서는 61타였다. 볼은 멋있게 맞는 것 같았는데 스코어는 엉망이었다. 그러나 여름이 가기 전 나는 18홀을 95타에 마칠 수 있었다.”
 

니클로스는 11살 때 난생 처음 18홀짜리 골프장에서 69타를 쳤다. 그해 16세 이하 주니어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그의 실력은 이미 10대 수준을 넘어서 있었다. 니클로스에게 시련이 닥친 것은 18살 때였다. 가벼운 소아마비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는 하체의 힘을 키우기 위해 골프채를 놓고 농구와 테니스에 열중했다. 불굴의 의지로 소아마비를 이겨낸 그는 오하이오 대학에 진학하면서 골퍼로서의 명성을 쌓아갔다. 프로로 전향한 뒤에는 ‘오하이오의 거인’ ‘초원의 괴물’ 등 그의 이름 앞에 수많은 애칭이 따라 붙었다.  
 

한창 전성기를 구가할 당시 스포츠 전문지들은 ‘니클로스의 몸은 골프를 위해 태어났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준다’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실제로 그의 몸통은 보통 사람보다 4인치 가량 짧다. 게다가 허벅지는 29인치에 이르러 웬만한 사람들의 허리 사이즈와 같다. 그의 이런 신체조건은 안정적인 스윙을 하는 데 가장 이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윙은 늘 정확한 궤도를 그려 ‘컴퓨터 스윙’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하루 두 갑 반의 담배를 피워대는 골초였지만 필드에 설 때면 단 한 개피도 피우지 않았다. 그는 또 퍼트를 하기 전까지 40초 가량 숨을 쉬지 않는 등 클럽을 잡으면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스 샷을 했을 때 아놀드 파머는 요란한 동작으로 팬들의 호감을 사지만, 니클로스는 침착함을 전혀 잃지 않는 ‘냉정한 승부사’ 기질을 보였다.  
 

아놀드 파머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니클로스는 50여년간 잡았던 골프클럽을 손에서 놓았으나 그가 세운 PGA대회 73승과 메이저 대회 18승이란 대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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