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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리 멜바(1861~1931)…미성(美聲)으로 음악 애호가들을 사로잡은 프리마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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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41   2015.11.2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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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리 멜바(1861~1931)…미성(美聲)으로 음악 애호가들을 사로잡은 프리마돈나

박구재 경제에디터 goodpark@kyunghyang.com

■6살 때부터 무대에 선 호주가 낳은 최고의 성악가

20세기 초 프랑스 최고 요리사로 꼽혔던 오귀스트 에스코피에(Auguste Escoffier)는 호주 출신의 오페라 가수 넬리 멜바의 열렬한 팬이었다. 멜바의 공연에 흠뻑 매료됐던 에스코피에는 멜바가 런던의 사보이 호텔에 머물고 있을 때 기발한 디저트를 준비한다. 얼음으로 백조를 조각하고, 그 위에 아이스크림과 복숭아를 얹은 뒤 솜사탕으로 덮어 멜바에게 내놓은 것이다.

이에 감동한 멜바가 요리의 이름을 묻자 에스코피에는 ‘피치(Peach) 멜바’라고 불러주면 영광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세속적인 잣대로 따지면 당시 멜바보다는 에스코피에가 더 유명했다. 에스코피에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최고의 요리사로 현대 요리와 현대식 레스토랑의 창시자이다. ‘요리사들의 아버지’로 통했던 그는 당대 유럽의 왕들과 귀족사회는 물론 일반인들까지 이름 앞에 ‘위대한(Great)’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부를 정도로 최고의 명예를 얻은 천재 요리사였다.

13살 때부터 요리를 시작해 그랜드 호텔과 사보이 호텔, 리츠칼튼 호텔 등 세계적으로 가장 이름난 호텔의 주방 책임자로 일했던 에스코피에는 ‘요리’를 단순한 ‘먹을거리 만들기’ 차원을 넘어 ‘시(詩)와 같은 경지의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에스코피에가 독특한 디저트를 만들어 선사한 넬리 멜바 역시 호주가 낳은 최고의 소프라노였다. 호주 멜버른 근처 리치먼드에서 태어난 멜바의 본명은 헬렌 암스트롱이었다.

어린 시절 성악, 피아노, 음악이론 등을 폭넓게 배운 멜바는 6살 때 리치먼드 국립국장 무대에 섰다. 그는 맑은 음색의 미성(美聲), 폭넓은 음역, 정확한 가창력으로 음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피아노와 오르간 연주도 뛰어났다. 성악은 1882년 남편 찰스 암스트롱과 결혼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결혼한 지 4년 만인 1886년 멜바는 유학길에 오른다. 파리와 런던에서 성악을 공부한 뒤 1887년 브뤼셀에서 베르디의 <리골레타〉 중 질다 역을 맡으며 오페라 가수로 데뷔한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때부터 그는 조국 호주의 도시 이름 멜버른에서 따온 예명 ‘멜바’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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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으로부터 ‘데임 ’ 칭호를 받은 넬리 멜바의 음반 표지.



■‘관객모독’을 용납하지 않은 철저한 프로근성을 지녔던 오페라 가수

멜바는 런던의 코벤트 가든 무대에 자주 섰다. 코벤트 가든이 그를 위해 존재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그는 1888년부터 1919년까지 여름 시즌이면 어김없이 무대에 올랐다. 그가 1926년 관객들에게 고별인사를 하며 마지막 노래를 부른 곳도 코벤트 가든이었다.

멜바는 특히 <로엔그린>의 엘자,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라 보엠>의 미미 역은 당대 최고라는 호평을 들었다. 코벤트 가든은 멜바에게 인연이 많은 공연장이었다. 멜바가 코벤트 가든에서 푸치니의 <라 보엠> 중 미미 역을 맡아 무대에 섰을 때의 일이다. 당시 무제타 역은 장래가 촉망되는 소프라노였으나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알려진 프리치 쉐프가 맡았다.

공연 도중 줄곧 쉐프가 관객을 향해 추파를 던지는 모습이 멜바의 눈에 들어왔다. 공연에 열중하지 않는 쉐프의 행동에 몹시 화가 난 멜바는 오페라의 마지막 부분의 높은 음에서 쉐프의 목소리를 압도해버렸다. 막이 내리고, 쉐프는 더 이상 출연하지 않겠다고 했다. 극장 측이 ‘쉐프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공연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는 공고를 내려하자 멜바는 이를 만류했다. 그는 쉐프가 맡은 역을 루치아의 ‘광란의 장면’을 노래하는 것으로 대체하면 된다고 극장 측을 설득했다. 결국 공연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처럼 멜바는 ‘관객 모독’을 용납지 않는, 철저한 프로근성을 지닌 오페라 가수였다. 그의 이같은 프로근성은 대성악가와 함께 무대에 올랐을 때에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 라 보엠>을 공연할 때 호세 카레라스를 성악가의 길로 인도한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성악가 엔리코 카루소는 ‘그대의 찬 손’을 부르는 장면에서 멜바의 손을 탁자 밑에서 잡으며 뜨거운 소시지를 건네는 ‘장난’을 쳤다. 이에 화가 난 멜바는 욕을 하며 손을 뿌리쳐 소시지를 무대 바닥에 던져버린 일화도 있다.

멜바는 자신의 조국 호주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브뤼셀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한 멜바는 1888년 토티 달 몬테, 존 맥코멕, 아폴로 그랜포르테 등과 같은 재능 있는 가수들이 속해 있었던 오페라단을 이끌고 금의환향했다. 1890년 결혼한 지 8년 만에 멜바는 남편 암스트롱과 이혼한다. 그 뒤 멜바는 더 열정적으로 무대에 섰다. 1891년 러시아에서 야외공연을 할 때 눈이 오자 학생들이 그의 발 아래 자신들의 망토를 펼쳐줄 정도로 음악도의 존경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특히 맨해튼 오페라단과 함께 한 1906년부터 1909년까지 3년 간은 그의 목소리가 가장 빛나던 시기였다.

191 8년 영국으로부터 데임(Dame·기사에 상당하는 작위를 받은 여인) 칭호를 받은 멜바는 코벤트 가든,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에 몸담으며 들리브의 <라크메>에서 라크메, 구노의 <파우스트>에서 마르가레테, 베르디의 <춘희>에서 비올레타 역을 맡아 명성을 떨쳤다.

1925년 저서 <선율과 추억>을 펴낸 이듬해 조국으로 돌아온 멜바는 멜버른 음악원 원장에 선임된 이후 후학 양성에 힘썼다. 1931년 멜바는 시드니에서 7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의 저명한 음악평론가 W. 헨더슨은 그가 사망한 뒤 한 기고문에서 “멜바의 목소리는 늘 영광으로 충만해 있었다”’고 극찬했다.

“멜바의 목소리는 광채를 지니고 있었다. 음색은 별처럼 빛나고 백열(白熱)로 타 올랐다. 그의 목소리는 신이 빚어놓은 걸작품이었다.”

■호주 지폐는
 

호주 화폐는 지폐의 재질과 인물도안 배치에 있어 선구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영국 등 대부분 나라의 지폐의 주재료는 면(cotton)이지만 호주의 지폐는 ‘폴리머’라고 불리는 플라스틱 재질로 된 지폐를 사용하고 있다. 호주 지폐는 ‘남녀평등의 원칙’을 충실히 따른 것으로도 유명하다. 5·10·20·50·100달러 등 5권종 지폐의 앞면에 여성 인물초상이 있으면, 뒷면에는 남성을, 앞면에 남성 인물초상이 있으면 뒷면에는 여성을 넣고 있다. 다만, 5달러 지폐 앞면에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상이, 뒷면에는 국회의사당 건물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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